나는 그리움을 살고 있다.

[시 한 줄 생각 한 움큼 1]

by 동네시인



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고정희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지리산의 봄』 1987. 문학과지성사 -






나는 오늘도 그리움을 살고 있다.


그리움은 보고 싶어 애타는 마음으로, 누군가의 부재와 어떤 것의 결핍에서 온다. 지금 내 곁에 없어서 그립고, 또 내 안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기에 그리운 것이다. 평상시에는 은은하고 잔잔하게 흐르다가 불쑥 애절하게 끓어오른다. 없는 것들에 대한 갈망과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연민으로 인해 아프고 슬프고 외롭다. 그래서 그리움은 아득하다.



그리움의 대상은 내 곁을 떠난, 내가 떠나보낸 것들 속에 있다.

첫사랑이나 연인, 어린 시절 동무였거나 부모님, 친구, 스승과 같은 누군가일 수도 있고, 어둑한 골목이나 서쪽 하늘, 별, 달일 수도 있다. 어떤 시절이나 시대, 절대자일 수도 있고 또한 상상 속 세상일 수도 있다. 그리움은 짧은 이별 뒤에, 긴 기다림 끝에, 깊은 상실 속에서 온다. 절벽과 마주했을 때, 길이 보이지 않을 때, 때로 취중이거나 문득 찾아오기도 한다.



고정희 시인의 그리움은 길을 가다 불현듯 나타난다.

그것도 속수무책으로 차오르는 사람 때문에. 그립고 그리워서 그냥 울 수밖에 없는 사무침이 오롯이 전해지며 우리의 그리움을 자극한다. 그리움은 보고 싶은 격한 마음과 기다리는 애잔한 행위, 사무치는 외로운 감정을 동반한다. 그래서 그리움은 맑고 소중하다. 애절하게 들끓는 그리움이든, 강렬하게 폭발하는 그리움이든, 강물처럼 잔잔하게 흐르는 그리움이든, 오지의 폭설처럼 푹푹 쌓이는 그리움이든 모든 그리움은 누군가의 부재를 견디고 결핍을 메우며 오늘을 살아내는 방식이라고 믿는다. 나는 그리움 때문에 지난 계절을 견디어낼 수 있었다.



그리움에 겁먹지 말자.

그리움은 누군가를 향하는 마음이고, 무언가를 소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리움은 우리가 살아온 시간을 되돌아보고 성찰하게 하며, 추억을 통해 삶에 큰 영감과 용기를 주기도 한다. 그러니 그리움에 겁먹지 말자. 그리움 때문에 당장은 눈물이 나고 아플지라도 그리움의 모서리 끝에는 삶에 대한 위로와 치유의 처방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내 그리움은 사월이라는 계절과 닮았다.

사월이 되면 내 그리움은 사무치고 격렬하고 미치도록 끓어오른다. 사무치게 보고 싶고 애타게 기다리며 미치도록 외로워진다. 오늘도 잠 못 이루던 어떤 마음 때문에 내 안에 그리움이 가득하다. 사월을 닮은 내 그리움이 무사하길 바라며 한 줄 <답 시>로 그리움을 마중 간다.




이처럼 사무치고

이처럼 격렬하고

이처럼 들끓고

이처럼 애타는

- 자작시 <그리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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