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문단속

대상영속성과 대상항상성

by sweet little kitty


고양이는 자꾸 문을 닫습니다. 다소곳하게 닫고 그 앞에서 기다려봅니다.



문을 열어보면 반드시 다른 고양이가 있습니다. 그럼, 닫고서 문 앞에서 기다린 건 열어달라는 걸까요?


아니면 문을 닫아도 서로가 보이는 걸까요?




우리 고양이들은 펫샵이라고 불리는 분양소에서 데려왔습니다. 그곳에선 각자의 조그만 방이 있고, 투명한 문일지라도 문은 닫혀있지요. 블루도 감자도 한동안 갇혀 지냈을 것입니다.


블루가 문을 닫는 이유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 문을 밖에서 밀어서 여는 것과 안에서 밀어서 닫는 것을 구분하지 못해서 닫는다.

둘째, 감자가 못 들어오게 하려고 닫는다.

셋째, 문을 닫으면 다시 열어주는 것이 재미있어서 닫아본다.


아직 확실한 이유는 밝혀내지 못했지만, 어찌 됐든 블루는 문을 열어줄 때까지 문 앞에서 기다립니다. 그리고 문 밖에는 대부분 감자가 서 있습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문을 열면 그대가 있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말 그대로 하면 눈에 보이지 않아도 네가 있음을 알 수 있으니 대상영속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아심리학자 Mahler는 아동의 정상 발달단계인 분리-개별화 과정을, 정상자폐기-정상 공생기-분리개별화의 순서로 설명하였습니다. 그중 분리개별화 과정은 분화-> 연습-> 재접근-> 개별성의 확립과 대상항상성의 시작으로 이루어진다고 하였습니다. 즉 대상항상성은 분리개별화의 마지막 단계, 36개월 무렵에 시작됩니다.


대상영속성과 정서적 대상항상성은 어떻게 다른 걸까요?


18-24개월에 먼저 완성되는 대상 영속성이란 눈앞에 대상이 보이지 않아도 떠올릴 수 있는 능력인 반면, 정서적 대상 항상성은 부모에게 매우 실망했을 때에도 부모에 대해 좋은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대상영속성은 대상항상성의 선행 조건이 됩니다. 그러나 정서적 대상항상성은 타인에 대한 감정에 영향을 받습니다. 화가 잔뜩 난 아이가 예전에 잘해 주었던 엄마를 기억해 내기란, 숨겨진 장난감을 찾아내는 것처럼 쉬운 일일 수 없는 것입니다. 결국 아이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단순 대상 영속성이 아니라 정서적 대상 항상성일 것입니다. 이러한 능력은 부모에 대해 좋은 경험들이 충분히 쌓였을 때에만 가능합니다. 1)


블루는 대상영속성을 익혀 대상항상성을 키워 나가는 중일까요? 말을 하지 않으니 알 수 없지만, 그저 본능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문단속을 통해 고양이의 정서적 대상항상성이 확립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참고한 책

1. 최영민, 대상관계이론을 중심으로 쉽게 쓴 정신분석이론, 2010,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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