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에 머무르기 1
2018년 7월, 보스턴
조식으로 베이글과 시리얼을 대충 해치우고, 투어에 늦지 않도록 서둘러 출발했다. 지하철을 타고 정신없이 집결지를 찾아 헤맸지만, 길을 잃는 바람에 결국 한 시간 늦은 12시 투어에 참여하게 됐다.
가이드는 경제학과 2학년 생. 나보다 어리다니, 왠지 낯설고 신기했다. 우리는 그를 따라 하버드의 여러 건물을 둘러봤다. 해리포터 식당의 모티브가 됐다는 식당도 보고, 하버드 동상의 오른발도 만졌다. ‘3대 안에 자손이 하버드에 입학한다’는 전설 때문인데... 과연 내게 후손이 생길까?
일정이 빠듯했던 우리는 하버드 투어가 끝나자마자 곧장 지하철을 타고 MIT로 향했다. 워낙 정보가 없던 터라 이동 중에 급하게 검색했는데, 다행히 3시 30분에 투어가 있다는 소식을 발견했다. 리셉션에 도착해 물어보니 3시 15분까지 집결하면 된다고 해서, 남은 시간 동안 근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MIT 투어는 기대 이상이었다. 건물 내부까지 들어가며 자세히 둘러볼 수 있었고, 설명도 흥미로웠다. 가이드는 문학 전공생이었는데, 그래서인지 딱딱한 정보 대신 이야기 중심의 해설이 이어졌다. (MIT에 문과가 있다는 사실도 이때 처음 알았다.) 건물 위에 경찰차를 올려두거나, 돔을 스타워즈처럼 꾸며놓은 학생들의 장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듣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투어가 끝난 뒤엔 우리끼리 캠퍼스를 돌며 유명 건축가들의 작품들을 빠짐없이 찾아다녔다. 프랭크 게리, 스티븐 홀, 에로 사리넨, 알바 알토... 한국에서 유명 건축물을 미리 조사해 오길 정말 잘했다.
해가 질 무렵, 공유 자전거를 빌려 다운타운으로 돌아왔다. 하버드 브리지를 건너며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봤고, 비컨힐에 들어서자 고즈넉한 풍경이 펼쳐졌다. 오르막길이 버겁긴 했지만, 그조차도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마지막에는 퀸시마켓에서 랍스터 샌드위치를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정말 완벽한 하루였다!
“여러분의 완벽한 여행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초초야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