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초보를 위한, 원고작성 4단계

초초의 독립출판일기 #4 - 원고 작성 및 편집

by 초초야

독립출판에서 가장 긴 호흡이 필요하고 가장 중요한 단계는 역시 원고작성이죠. 기획에서 방향을 잡았다면, 원고는 그 방향으로 실제로 걸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원고 작성과 편집을 4단계로 나눠서 기록하려 합니다. 글을 취미로만 써본 분들, 남에게 보여주는 글을 써 본 적 없는 사람들을 위해 제가 직접 겪은 시행착오와 꿀팁을 솔직하게 녹여냈어요.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과 유튜브 영상 그리고 AI 프롬프트까지 준비했으니 꼼꼼히 읽어주세요!


초초의 독립출판일기 #4 - 원고 작성 및 편집




1. 초고 — 쓰레기를 만든다 생각하고 일단 쓰자

베테랑 작가들도 하얗게 빈 문서 앞에서 두려움을 느낀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들보다 낫다. 이미 잘해본 경험이 없으니까 일단 쓰레기를 만들어본다 생각하고 편하게 생각나는 대로 글을 쓰면 된다. 혼자 노트북으로 글을 써본 사람이라면 일단 시작하면 뭐라도 나온다는 걸 알 거다.

초보 작가들에게는 초고는 빠르게 끝내고 퇴고를 많이 하는 걸 추천한다. 나 또한 그런 방식을 택했고. 나는 오히려 초고보다 퇴고의 과정이 너무 험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써지지 않는 챕터가 나온다. 그럴 때 사용하면 좋은 방법들 몇 개 적어보자면.



1) 챕터별로 핵심 한 문장 만들기

해당 챕터의 주제를 관통하는 문장 하나를 먼저 정하고 시작하면. 글이 길어져도 방향이 흔들리지 않는다. 잘 쓴 글은 한 문장으로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고 누가 그랬다... 목차를 짜면서 핵심문장을 하나씩 적어도 좋다. 잘 정리해 둔 핵심문장은 나중에 책을 홍보할 때도 도움이 된다. '책 속으로'에 넣을 수도 있고, 책의 한 챕터만 뽑아서 카드뉴스나 인스타그램 피드를 만들 때도 도움이 된다.



2) 일단 쓰기

핵심문장 즉, 척추를 세웠다면 이제 그에 대한 내용을 순서 생각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써 내려간다. 이때 문법이나 미사여구표현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퇴고할 때 탈탈 털릴 거라서.

나는 예전에 써놓은 여행일기들을 토대로 글을 쓰는 것이었기에, 이미 초고가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에세이를 진행하는 후반에도 여행을 하는 중이었기 때문에 그때는 예전만큼 일기가 편하게 써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안 써질 때는 아래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하면 잘 써진다.


편지를 쓰듯이 쓰기

생각이 막히면 ‘친구 또는 부모님을 떠올리며 편지 쓰듯이’. 막 써본다. 친구에게 있었던 내용에 대해 쓰거나 하고 설명하고 싶은 내용을 쓴다. 편하게 쓰고 나중에 고치면 된다. 오히려 이렇게 쓴 문장이 살아 있는 경우가 많다.


② 녹음기 이용
녹음기를 켜고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말하면 훨씬 자연스럽다. 나는 음성녹음을 한 뒤에 '클로바노트'를 이용하거나, 스마트폰 내에 받아쓰기 기능을 이용해서 초고를 위한 초고를 작성하기도 했다.





2. 퇴고 — 진짜 글은 여기서 만들어진다

초고에서 '재료 손질'을 마쳤다면, 퇴고에서는 진짜 '요리'를 해야 한다. 초고부터 완벽에 가깝게 쓰는 작가였다면 애초에 출판사 투고에서 성공했을 것이다. 우리의 한계를 인정하고, 최대한 퇴고를 많이 해서 세상에 덜 창피한 글을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하자.


퇴고는 초고만큼, 아니 사람에 따라 초고보다 더 길고 힘겨운 과정이다. 퇴고에 몰입하던 기간에는 정말 밥만 먹고 방에서 글만 썼다. '몰입'이라는 걸 난생처음 느껴본 듯했다. 실시간으로 글이 좋아지는 게 느껴지는 날에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밌다가, 고치고 고쳐도 어색한 날에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1) 퇴고에 도움이 되는 자료들


① 책『소설을 쓰고 싶다면』 - 제임스 셀터

소설을 쓰는 기술적인 방법은 아니고, 마인드에 대한 이야기다. 소설이 아닌 에세이를 쓰고 있었지만 마음을 다시 한번 다잡는데 큰 도움과 위로가 되었다. 글쓰기가 전문 작가에게도 보통일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② 책『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김정선

교정교열 전문가인 저자가 꼭 지켜야 할 글쓰기에서 지양해야 할 표현들과 함께 작가와의 이메일 서신을 통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책의 구성이 독특해서 실용서만큼 친절한 구성은 아니지만 느껴질 수 있지만,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음 단계인 교정교열 때 핵심이 되는 책이다. 퇴고 단계에서 미리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된다.


유튜브 <써드림 첨삭소>

김영하, 정서경 등 유명한 작가들이 사연자자들의 글을 첨삭해 주는 영상. 작가마다 문체나 스타일은 다르지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내 글이 이상하다고 느낄 때마다 이 영상들을 보며 공부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SL7w2_V1eg&list=PLXgmKHDGBY8dO9voAZMUz9aXwOE0IAXjM



④ 유튜브 <김교수의 세 가지>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요약한 영상이다. 책의 요점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참고하면 아주 좋다.

https://www.youtube.com/watch?v=xCJouHWPhc8




2) 단계별 퇴고 방법


[STEP 1] 글 전체 구조 점검하기

문단 순서로 요지 정리하기

남의 글을 읽는 마음으로 접근

각 문단의 주제를 나타내는 한 문장을 뽑아보기

문단 간 흐름이 자연스러운지 확인

필요하면 문단 순서 재배치



[STEP 2] 문장 단위로 쪼개서 확인하기

사실상, 이때부터 퇴고와 교정교열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① 체크리스트

☑️ 주어와 서술어가 호응하는가?

☑️ 수식어가 과하지 않은가?

☑️ 반복되는 단어는 없는가?

☑️ 첫 문장에 힘이 있는가? 독자들의 시선을 끄는 가?

☑️ 소리 내어 읽었을 때 자연스러운가?


② 소리 내어 읽기

소리 내어 읽을 때에도 어색하지 않을 때까지 고치기

꿀팁 :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 있는 TTS(텍스트 읽어주기) 기능을 활용하면 야외에서도 탈고가 가능하다.


[STEP 3] 다양한 환경에서 읽기

노트북 화면으로 읽기

태블릿(아이패드, 갤럭시탭)으로 읽기 - 인쇄절약 가능

핸드폰으로 읽기

인쇄해서 종이로 읽기

완벽한 것 같아도, 인쇄해서 보면 꼭 어색한 문장이 보인다.

특히 핸드폰으로 읽으면 문장단위로 파헤치기 좋다.



3) 퇴고 마인드셋

쓸까 말까 한 글은 빼자!!!!

② 글쓰기 초보라면 문장을 짧게

첫 문장에 힘 주기

반복되는 단어 지양

불필요한 수식어와 부사는 지양




3. 교정·교열·윤문 - 도움이 필요한 순간

퇴고가 끝나면 교정교열 단계로 넘어간다. 퇴고가 '내 글을 다듬는 과정'이었다면, 교정교열은 의미를 바꾸기보다 문장을 안정적으로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

교정교열을 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첫 번째는 내 선에서 끝내기, 두 번째는 AI 활용하기, 세 번째는 교정교열 전문가 또는 업체에 맡기기. 나는 내 선에서 끝내기 불안했기 때문에 두 번째와 세 번째를 반반 이용했다. 교정과 교열 그리고 윤문에 따라 전문가에게 지불하는 가격은 다르다. 먼저 이 세 가지 차이점을 알아보자면.



1) 교정·교열·윤문의 차이

교정, 교열, 윤문 순서로 수정할 사항이 많기에 가격도 비싸진다. 교정은 AI로 충분하지만, 교열부터 난이도가 올라간다. 문장 하나로 예시를 들어 설명하자면,

[원문]
"그는 오랫만에 고향에 돌아와서 어린시절의 추억을 회상했다. 그곳은 변화가 많았다."


① 교정 : 오탈자, 띄어쓰기 수정

"그는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와서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했다. 그곳은 변화가 많았다."

오랫만 -> 오랜만
어린시절 -> 어린 시절


② 교열 : 문맥, 표현의 정확성

"그는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와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렸다. 그곳은 많이 변해 있었다."

"회상했다" → "떠올렸다"
"변화가 많았다" → "많이 변해 있었다"


③ 윤문 : 흐름과 가독성 개선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은 많이 변해 있었다. 그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렸다."

- 문장 순서 재배치로 자연스러운 흐름
- 불필요한 표현 제거
- 리듬감 개선



2) AI의 도움받기

앞에서 말한 책『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에 나오는 원칙들을 정리해 프롬프트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AI에게 교정교열을 맡겼다. 이때 기억해 두면 좋은 팁은 두 가지다.


① 분량을 나눠 넣기

한 번에 많은 글을 넣으면 문맥이 흐려져 결과물이 부정확해진다. 글의 성격에 따라 적절한 길이를 실험해 보며, 작은 단위로 나누어 교정받는 편이 훨씬 정확하다.


② 여러 AI를 번갈아 쓰기

클로드·제미나이·GPT는 결과물의 톤과 리듬이 조금씩 다르다. 그 차이를 활용해 가장 자연스러운 표현만 골라 쓰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다. 글쓰기에는 클로드가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용자의 프롬프트 실력이나 그동안의 학습성과에 따라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한다.

또한 하루가 다르게 AI가 업데이트되니 세 가지를 모두 번갈아 쓰는 연습을 해보시길! 당시 (약 6개월 전) GPT는 유료·무료 버전의 차이가 컸기에 유료로 사용했고, 나머지는 무료버전으로 충분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최종 결정권을 AI에게 넘기지 않는 것이다. 도구는 도구일 뿐, 글의 말맛과 방향은 내가 잡아야 글이 ‘나의 문장’으로 남는다.


(하단에 정리해 둔 교정교열 프롬프트 txt 파일을 첨부했으니 자유롭게 참고하시길.)




2) 프린랜서 편집자의 도움받기


AI로 정리해도 어딘가 아쉬운 지점이 있었고, 밤새 읽던 문장이 다음 날엔 어색하게 보일 때가 있었다. 이대로 내 글이 세상에 나가면 후회할 것 같은 불안이 가득했고, 결국 전문가를 찾아 나섰다. 프리랜서 사이트를 뒤지며 고민하던 중, 지인을 통해 프리랜서 에디터님을 소개받아 주요 챕터만 교정교열과 윤문을 맡길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예산에 맞추어서 내가 요구한 챕터만 교정교열과 윤문을 봐주셨다.


① 오프라인 미팅

내 글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게 처음이라, 떨리는 마음으로 미팅에 나갔다. 다행히 에디터님의 진심 어린 격려 덕분에 용기를 얻었고, 남은 출판 과정을 헤쳐나가는 데 큰 힘이 되었다.

미팅 전에 카톡으로 가벼운 피드백을 요청드렸는데, 에디터님께서 꼼꼼하게 답변을 주셔서 감동했다. 그중 하나가 주제별로 나열된 기존 목차를 서사 흐름에 맞게 재구성해보라는 제안이었다. 사실 나도 퇴고를 거치며 초반 구성이 어색해졌다고 느끼던 참이라, 그 조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덕분에 책의 호흡이 자연스러워졌고, 내가 겪어온 성장의 흐름도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② 최종 수정본

나와 AI가 놓친 지점을 정확히 짚어주었고, 문장도 훨씬 매끄러워졌다. 수정된 부분을 살펴보니『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에서 강조하는 기준과 비슷했다.

다만 내 의도와 조금 어긋나는 부분은 다시 나의 '말맛'에 맞게 바꾸었다. 아무래도 최종 편집자는 결국 '나'이기 때문에, 마지막 조율은 스스로 할 수밖에 없었다.





4. 오타 검수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퇴고와 교정교열이 끝났다고 해도 작업은 아직 끝이 아니다. 마지막 단계인 오타 검수는 특별한 기술이 있다기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반복해서 읽는 것이 핵심이다. 인쇄본으로도 읽어보고, 휴대폰 화면으로도 확인하고, TTS로 듣다 보면 눈으로는 지나친 오류들이 하나둘씩 드러난다.


보통 교정교열 단계에서 끝나지만, 나는 모든 원고를 전문가에게 맡긴 게 아니라서 절반이상은 AI를 활용했다. 헷갈리는 맞춤법은 AI에게 먼저 물어보되, 기준이 불분명할 때는 국립국어원 표기를 따르도록 프롬프트를 만들어 사용했다. 그래도 확신이 서지 않으면 브런치 맞춤법 검사기나 검색의 힘을 빌렸다. 믿을 만한 지인에게 부탁해 다른 시선으로 점검받는 것도 큰 도움이 됐다.


문제는, 그렇게 꼼꼼하게 봐도 오타는 끝까지 숨어 있다는 사실이다. 완벽하다고 생각한 원고라도 샘플북이 나오면 새로운 오타가 보인다. 결국 인쇄소에 파일을 넘기기 전까지 오타 수정은 계속된다. 내 경우엔 책날개에 적힌 인스타그램 계정 오타를 인쇄소 사장님이 발견해 주셔서 마지막 순간까지 수정했다.




5. 원고작성 타임라인

각 단계별로 타임라인이 겹칠 수밖에 없다. 솔직히 교정교열과 오타검수는 인쇄소에 파일이 넘어갈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 오타검수를 제외한 원고작성 기간은 대략 3개월 정도였다고 보면 될 것 같다.

2월 말 ~ 4월 말 : 초고

4월 중반 ~ 5월 말 : 퇴고 및 교정교열

5월 말 : 에디터 님께 원고 전달

6월 초 ~ 중순 : 목차 전면 수정 + 추가 집필

6월 말 : 최종 원고 수령 (에디터님의 교정, 교열, 윤문)

그 이후 인쇄 직전 (8월 중순)까지 미친 듯이 수정 & 오타 검수





마무리

정리해 보자면, 원고 작성 및 편집 단계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뉩니다.

초고 → 퇴고 → 교정교열 → 오타검수

이 네 단계를 거치고 나면, 책을 읽을 때마다 띄어쓰기와 오타를 발견하게 되는 이상한 병을 얻게 되네요.

다음 글에서는 재밌으면서도 어려웠던 디자인 과정을 기록하겠습니다!


이건 교정교열할때 AI한테 학습시키면 좋은 프롬프트 입니다! 유용하게 사용하세요!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