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금연 도전기

금연 7일 차 : 보건소에 가다

by Writer J

신랑과 나는 삼겹살에 환장한다. 결혼 초반에는 뒤처리가 귀찮아서 주로 밖에서 사 먹었지만 지금은 시국도 시국이거니와 둘이서 기본 5인분(신랑 3인분 + 나 2인분)은 먹는 바람에 가격이 감당할 수 없어 집에서 구워 먹기 시작했다. 근데 삼겹살 1인분 180g은 도대체 누구 기준인 거냐?

저번 글을 업로드 한 그날, 몸에게 대답은 듣지 못했지만 몸이 내편을 들어줄 것만 기쁜 마음에 삼겹살이 땡겼다.(잉?ㅋㅋ) 신랑에게 물어보니 신랑도 당연히 콜이라 하여 오랜만에 집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기로 했다. 오랜만에 먹는지라 삼겹살을 양껏 먹으리라 다짐하며 신랑과 나는 고기와 야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먹은 삼겹살은 역시나 말모말모. 너무나 맛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왜냐면 우리가 중요한 사실 하나를 잊고 있었기 때문이다.

흡연자들은 대충 눈치를 챘겠지만 비흡연자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담배는 기름진 음식 후 엄청 땡긴다. 거기다 과식까지 했다면 이건 없음 돌아버릴 것 같은 직장인들의 카페인 급이다. 하지만 그저 고기만 생각한 우리는 이 상황을 망각했고, 그 대가는 잔혹했다.

누군가가 내게 다가와 담배 한 가치를 내 손에 쥐어준다면 난 두말하지 않고 그 사람을 평생 존경하며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 정도로 피고 싶으면 나가서 사면되잖아?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내 돈으로 사고 싶지도 않을뿐더러 내가 필요한 건 한 가치의 담배이지 20가치의 담배가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한 가치만 피고 나머지 담배를 버릴 자신이 없었다는 거다. (사실 이게 제일 중요한 이유다)


그날 저녁 신랑이랑 나랑은 그날 저녁 금연 포기 직전까지 갔다. 편의점에 가느냐 마느냐로 둘은 백 분 토론을 진행했고 결국은 가지 않는 것을 선택하였지만 둘 다 그 결정에 만족한 것은 아니었다. 앞으로 내 삶에 이런 고비가 얼마나 더 올까? 그 고비가 올 때마다 나는 참을 수 있을까? 긍정적인 답변은 내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 순간 신의 계시처럼 티브이에 금연 광고가 나왔다.


예전 어느 흡연실에서 본 문구가 생각났다. 금연클리닉에 도움을 받으면 금연 확률이 훨씬 더 높아지고 금연을 더 손쉽게 할 수 있다는 그 문장! 그래 보건소에 가자! 나는 다짐했고 다음날 눈을 뜨자마자 보건소에 달려갔다.


보건소에 가서 상담카드를 작성하였는데 나는 뜻밖에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일일 흡연량에 비해 니코틴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이었다. 그런데도 아무 보조제 없이 일주일을 참았다며 상담사 선생님은 나를 칭찬해 주시기 시작했다. 이 얼마 만에 받아보는 칭찬인가? 거기다 상담사 선생님은 힘들 때마다 자신을 찾아오라고 하셨고 양손 가득 선물을 주셨다.


그런데 그 많은 물품 중 나에게 주지 않으신 물건이 있는데 바로 니코틴 껌이었다. 사실 나는 그게 제일 받고 싶었는데 상담사님은 그걸 눈치챘는지 그것만 주지 않았다. 내가 왜 그걸 안주냐고 물어보자 상담사님은 젊은 사람들은 니코틴 껌에 중독되는 경우가 많아 되도록 안 준다고 하셨다. 나는 니코틴 껌이 없이도 충분히 끊을 수 있다는 말과 함께..(상담사님 절 너무 과대평가하신 거 같은데요?)


어쨌든 나는 집에 오자마자 니코틴 패치를 붙이고 가글을 하고 껌도 씹고 사탕도 먹었지만 여전히 담배가 피고 싶다. 당장 다시 보건소로 달려가 니코틴 껌을 달라고 하고 싶지만 그럼 나를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다음 방문까지는 최대한 참아볼 예정이다.


이날 나는 담배를 끊은 일주일 기념으로 친구들에게 금연 소식을 알리고 인스타에도 나의 금연 소식을 알렸다. 주변에서 쏟아지는 어마 무시한 응원에 처음엔 기쁘기도 하였으나 응원이 쌓일수록 다시 담배를 피우면 나는 인간 말종 쓰레기가 될 것 같아 괜히 알렸나 싶기도 하다. 이런 마음 때문에 사람들이 금연을 사방팔방에 알리라고 하나 보다.


보건소를 다녀온 다음날인 지금, 그제보다 어제보다 조금은 담배 생각이 덜 나는 것 같다. 물론 담배 생각은 밤에 더 많이 나는 나이기에 지금 이렇게 느끼는 걸 수도 있지만 말이다. 진짜 이번엔 꼭 성공할 거다. 다른 사람 말고 나를 위해서 나는 노답이 아닌 노담이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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