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금연 도전기

금연 14일 – 금연과 금주는 세트다!

by Writer J

20대의 나는 알코올 알레르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8번을 술을 마셨다.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그 시간은 나의 전부였다. tmi 하나 투척하자면 몇 년간 연락하지 않던 친구와 며칠 전 sns로 연락이 다았는데 그 친구 왈 20대에 자기가 술집에 가면 어느 시간 어느 때나 내가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나는 술을 좋아했다.


하지만 결혼 후 나는 술을 거의 입에 대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나는 술을 좋아한 게 아니고 술자리를 좋아했던 것이었다. 친구들이 다 술을 좋아하니 그들과 어울리기 위해 좋아하지도 않는 술을 좋아한다고 착각하며 20대의 시절을 보낸 것이다.


결혼 후 거의 술을 먹지 않았지만 친구들을 만날 때에는 역시나 술과 함께였다.(도대체 술을 안 마시면 뭘 하고 놀아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예전처럼 자주 먹지 않자 주량은 상당히 줄었고 나의 알레르기는 더욱 심해져서 술이 예전처럼 좋지 않았다. 거기다 숙취도 너무 심해졌다. 그래서일까? 다른 사람들과 달리 나는 술을 마실 때 담배를 많이 피우지 않았다.


20대 시절 술자리 한번 가지면 담배 한 갑은 기본이었다. 하지만 결혼 후 친구들이 술 마시며 담배를 피우러 가자고 할 때 나는 2번 가자고 하면 1번은 안 가는 그런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술 마실 때 담배가 안 피고 싶은 줄 알았지..


보건소 금연 클리닉 선생님도 금연 6개월까지는 웬만하면 술을 먹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술 마실 때 담배 생각이 많이 나지도 않고 술을 많이 마시지도 않기에 한잔 정도는 괜찮을 줄 알았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시킨 치킨에 맥주 500미리를 마시기 시작했다.


시작은 행복했다. 치킨과 맥주의 궁합은 말해 입만 아프지! 너무 행복하게 음식을 먹고 기분 좋은 배부름과 알딸딸함이 느껴지는 바로 그 순간!! 갑자기 머릿속은 단 하나의 생각으로 가득 찼다.


나.담.배.피.고.싶.다.


머릿속에 담배 피우고 싶다는 생각이 떠오르자 이 생각은 커지기만 할 뿐 줄어들지 않았다. 나는 술을 먹으면 담배를 안 피우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덜 피는 사람이었을 뿐.. 그리고 그것도 자세히 생각해보면 술이 완전히 취하기 전까지는 남들보다 더 폈었다. 다만 술이 취하고 몸을 못 가누니 그때에 가서야 덜 피웠을 뿐.. 이런 생각은 왜 꼭 지금에서야 나는 거냐?


딴생각을 하려고 해도 딴 행동을 하려고 해도 머릿속 담배 피우고 싶다는 저 생각은 사라지지 않았다. 양치를 하고 또 하고 사탕을 우걱우걱 씹어 먹고 해도 담배 생각은 나를 점령해 버렸다. 그냥 필까?


그 순간 여기에 쓰던 글이 생각났고(실패담을 써야 하나? 급 고민했다ㅋㅋ) 며칠 전 인스타를 나를 응원해줬던 사람들이 생각났으며 인생 최대로 달성한 이주란 시간이 너무 아깝게 느껴졌다. 그래서 진짜 죽을힘을 가지고 떠올렸다. 담배를 끊고 다시 폈을 때 그 기분 좋지 않은 느낌을.. 그 느낌이 떠오르긴 했지만 그게 뭐?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점령해 버렸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담배를 피우진 않았다. 그냥 잤다. 사람들이 왜 금연을 널리 널리 알리라고 말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확실히 깨달음을 얻은 날이었다. 왜냐면 내가 담배를 안 피운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실패담을 쓰기가 죽기보다 싫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는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는 관종이었던 것이다. 내가 관종인 게 처음으로 감사하게 느껴졌다.


앞으로 몇 번의 술자리 약속이 있는 나는 다음날 보건소로 달려가서 니코틴 껌을 받아왔다. 아직 씹어보진 않았지만 이 아이가 내 금연을 이어나갈 수 있게 도움을 주길 바랄 뿐이다. 있는 약속이 다 지나면 더 이상 술 약속은 잡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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