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10일 차 – 하나 생긴 장점, 아직도 많은 단점
보건소에서 받은 니코틴 패치 덕분인지 생각보다 잘 버티고 있다. 처음보다 담배가 많이 생각나지도 큰 부작용도 없다. 진짜 이대로만 가면 금연 가능하겠는데? 어제부터 자신감 풀 충전 중이다. 자신감이 넘쳐흐르는 나는 오늘 심지어 노 니코틴 패치 데이를 선언했다. 이러고 저녁에 다시 니코틴 패치를 찾아 헤맬 수도 있지만 그건 그때 생각하지 뭐..ㅋㅋ
사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건강을 위해서 금연을 한다지만 몸에 나타나는 효과는 안 좋은 것만 가득해 이게 몸에 좋은 게 맞아? 의심이 들며 계속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금연 10일 차쯤 되니 처음으로 장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바로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기 수월해졌다는 점이다. 아침잠이 많은 나는 항상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했는데 요즘은 예전과 다르게 바로바로 눈이 떠진다. 심지어 어제는 맞춰놓은 알람 30분 전에 자동적으로 눈이 떠졌다. 그런데도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놀라운 일이다. 이런 일이 가능하다니!! 내 몸이 좋아지고 있다는 증거겠지? 생각하니 뿌듯하다. (안타깝게도 같은 날 담배를 끊은 신랑은 이 효과를 아직도 못 누리고 있다고 한다.ㅠㅠ)
하지만 아직도 단점은 오조오억 개다. 그 많은 걸 다 말해주고 싶지만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원하는 사람 한 명도 없을 것 같으니 내가 뽑은 탑티어 단점 몇 개 말해보려고 한다.
첫 번째, 시간이 남아돌아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니 담배를 매번 1시간 2시간 피운 것도 아닌데 담배를 끊으니 삶에 공백이 너무 많아졌다. 그리고 그 공백 시간이 너무 불안하다. 뭔가를 해야 하는데 안 하고 있는 느낌? 요즘 이 불안감이 제일 싫다.ㅠㅠ
두 번째, 계속 뭐가 먹고 싶다. 이게 첫 번째 이유와도 연관이 있는데 시간은 많고 할 일은 없으니 입이 심심하다. 그러니 입에 계속 뭘 넣어야 할 것 같다. 이래서 다들 금연 후 살이 찌나 보다. 나는 그래도 나름 자제하려고 노력하면 자제가 되긴 하는데 신랑은 아예 자제가 안 된다고 한다. 안 그래도 돼지인 우리 신랑 똥 돼지 될 것 같다.
세 번째, 아직도 고쳐지지 않은 변비이다. 사실 초반에 이것 때문에 제일 힘들었다.(지금도 초반이야ㅋㅋ) 그런데 왜 첫 번째가 아닌 세 번째 이냐 묻는다면 원래도 약간의 변비를 가지고 있기에 이미 나만의 비기가 있다. 그 비기를 사용하니 그래도 막 죽을 것 같은 고통은 많이 사라졌다. 그래도 아직도 불편한 감은 있기에 이 아이도 순위권에 넣었다.
네 번째는 기억력 감퇴다. 물론 예전에도 기억력이 어마 무시하게 좋지 않았다. 하지만 금연 후 예전에 비해 좀 더 나빠진 것은 사실이다. 예전에도 핸드폰으로 뭘 검색하려고 핸드폰을 들었다가 뭘 검색하려고 했는지 잊어버려 검색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긴 했다. 예전에는 하루에 2번 정도 그랬다면 요즘에는 적어도 5번 정도는 이 행동을 반복한다. 그래서 너무 답답하다.
이렇게 쓰다 보니 도대체 왜 나는 장점보다 단점이 많은 일을 하고 있나 급 현타가 오긴 했지만 그래도 이번엔 금연을 계속 이어 가보리라 다짐한다. 언젠가는 단점보다 장점이 많아질 그날을 기다리며 말이다.(근데 그런 날이 오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