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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r J Jul 06. 2023

EP.21 그 운동의 장점 그리고 단점

- 클라이밍의 장점 그리고 단점

 몸이 아파 병원에 가면 의사들은 항상 말한다.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선 균형 잡힌 식생활이 중요하며 그거만큼 중요한 것이 꾸준한 운동이라고 말이다. 꾸준하게 운동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말한다. 와 건강하시겠어요? 그럼 나는 당황한 웃음과 함께 말한다. 그.. 그렇겠죠?     


 내 몸의 지표를 알 수 있는 결과인 인바디 결과만 보자면 나는 건강해진 것이 분명하다. 표준 이하였던 근육량은 표준 혹은 표준 이상이 나온다. (인생 처음이다.) 거기다 항상 표준 이상이었던 체지방량은 표준이하 혹은 표준이 나온다. 이 얼마나 보기 좋은 결과인가? 하지만 그 지표와는 다르게 내 몸은 항상 어딘가 아프다. 매일 삐걱거리는 몸을 보면 이게 과연 좋아진 것이 맞는 건가 의심이 든다. 나 건강해진 거 맞겠지? 누가 그렇다고 해줘!!     


 오늘은 여지까지 내가 느낀 클라이밍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물론 이게 정답은 아니다. 내가 그렇다고 해서 당신도 그러라는 법은 없다. 오직 나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 또한, 앞서 한 이야기와 비슷한 혹은 중복된 이야기도 많다. 그래도 재미있게 읽어주시길...     


우선 장점을 이야기해 보자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운동을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운동에 집중하다 보면 잡생각을 할 틈이 없다. 그러다 보면 갖고 있던 고민은 어느새 멀리멀리 사라진다. 물론 운동이 끝남과 동시에 다시 돌아오지만 말이다. 그래도 잠시라도 고민을 잊을 수 있다는 것 이것은 운동의 큰 메리트이다.      


두 번째 장점은 신체의 변화이다. 앞서 말했지만 나는 클라이밍을 하며 10KG 정도를 감량하였다. 요즘 식욕이 돌아 3KG이 다시 찐 건 안 비밀! 물론 한창때에 비해 살이 찌긴 했지만 먹는 것에 비해 혹은 과거에 비해 급격하게 찌지 않는데 아무래도 과격한 운동을 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역시 살을 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많이 움직이는 거다. 거기다 30대 중반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나는 키가 1CM가 컸다. 30대 초반까지 내 키는 항상 164cm였다. 1cm만 더 컸으면 좋겠다는 나의 바람은 클라이밍을 하고 이뤄졌다. 클라이밍이란 운동이 주로 매달리는 운동이다 보니 굽어있던 등이 펴져서 키가 크게 된 것. 여러분 잃어버린 키를 되찾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클라이밍이 정답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장점만 있지 않다. 이 장점에 대적할만한 수많은 단점도 존재한다. 그 단점들을 이야기해보자면 첫째 온몸이 아프다는 것이다. 우선 매일 아픈 곳을 이야기하자면 손이다. 클라이밍은 어찌 되었건 손을 제일 많이 쓰는 운동이다. 매번 홀드를 맨손으로 잡기 때문에 손이 너무 아프다. 굳은살이 생기면 생겨서 아프고 굳은살을 다 파내면 파내서 아프다. 진짜 손은 365일 아프다고 생각하면 된다. 손만 아프냐? 그럼 감사합니다. 하고 운동을 할 것이다. 동작에 따라 어깨가 아픈 날도 고관절이 아픈 날도 있다. 아무리 열심히 스트레칭을 해줘도 아프다. 암장에서 운동하다가 아 나 오늘 어깨가 너무 아파 이런 말을 하면 안 아픈 적도 있었어? 이런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아하하 이게 맞는 거죠?      


거기다 나는 몸을 정말 못 쓰는 몸치. 그렇기에 항상 홀드에 부딪쳐 멍을 달고 산다. 몸만 조금 더 잘 써도 멍은 없을 텐데.. 그건 그저 나의 희망 사항일 뿐. 특히 다리에 멍이 많이 들어 아무리 더운 여름이 와도 반바지는 나에게 언감생심이다. 이게 항상 멍이 들면 멍에 관해서도 무감각해지는데 그래서 예전에 아무 생각 없이 한 번 반바지를 입고 나갔었다. 그날 들었던 수많은 말들과 시선은 휴...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는 그날 이후 내 반바지 모두를 버려버렸다. (나란 여자 극단적 여자) 이러다 보니 나는 오늘도 주인 잘못 만난 내 몸에게 사죄를 한다. 주인 잘못 만나서 네가 고생이 많다.     


두 번째 단점은 발 냄새이다. 클라이밍은 팔도 많이 쓰지만 홀드를 찍는 발도 중요하다. 그렇기에 발의 감각을 최대로 느끼고자 보통은 양말을 신지 않고 신발을 신는다. 자 여기서 눈치 빠른 사람들은 알아챘을 것이다. 와 그럼 발 냄새 장난 아닐 텐데? 그렇다. 맨발로 운동을 하는데 그 운동이 심각하게 격한 운동이라 땀이 어마무시하게 난다. 그럼 말 다했지..       


뭐.. 신발을 자주 빨아주면 되지 않냐고? 아하하. 그건 클라이밍을 모르는 사람이나 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앞서 말했지만 클라이밍 화는 보통 자신의 발보다 작은 사이즈를 신는다. 그 작은 사이즈의 신발을 빨면 마르면서 수축하며 더 작아진다. 그럼 발의 고통이 늘어나는 건 당연지사.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발을 자주 빨지 않는다. 그래서 할머니 뼛가루라고 불리는 그랜즈레미디는 필수품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되면 저 할머니 뼛가루로도 냄새는 제거되지 않는다. 그럼 눈물을 머금고 신발을 빤다. 그럼 발가락이 또 엄청 아파 한동안 고생을 한다.)     


이건 장점이라고 해야 할지 단점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는 이야기인데 해보자면 땀이 엄청 많아졌다는 사실! 나는 아무리 더운 곳에 가도 아무리 격한 운동을 해도 땀이 잘 나지 않는 체질이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많이 부러워했었다. (근데 이거 건강하지 않아서 그렇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사실 나도 이런 체질이 내심 좋았다. 더운 날 땀까지 많이 나면 더 힘들잖아요. 하지만 이건 다 운동을 하기 전 이야기. 요즘 나는 남들만큼 어쩌면 남들보다 더 땀을 흘린다. 물론 여전히 더운 곳에서는 땀을 덜 흘리기는 하나 운동을 시작하면 미친 듯이 땀을 흘린다. 진짜 운동만 시작하면 온몸의 구멍이 오픈된 느낌. 땀이 줄줄 흐르는 것은 물론이요 손바닥 발바닥에서도 땀이 난다니까요? 참 인체는 신비합니다.     


여기에는 적지 않았지만 더 많은 장점과 단점이 존재한다. 근데 단점만 자꾸 생각나는 건 왜 때문일까요? 나는 분명 클라이밍을 사랑하는데 말입니다. 아하하하.. 이 수많은 단점이 있음에도 (생각남에도) 매일 운동가는 나는 아마 클라이밍에 미친 사람 혹은 변태임이 분명합니다. 클라이밍은 그만큼 매력이 있는 운동이니까요? 그러니 여러분도 같이 하지 않으시렵니까? (오랜만에 나타난 클라이밍 영업왕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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