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그제도 브런치에 쓴 글의 주제는 유동성이었다. 투자에 있어 유동성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주머니에 돈이 많으면, 사람들은 투자를 시작한다. 특히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위험자산에 자금이 몰린다. 그렇게 수요가 생기면 자산 가격은 오른다. 이 단순한 원리가 시장의 움직임을 좌우한다. 그래서 언제나 “시중에 돈이 도는가?”를 가장 먼저 살핀다.
오늘 소개할 기사는 그런 유동성 이슈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흥미로웠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변동성에 대해 이렇게 분석했다.
“경기가 꺾이거나 기업 실적이 부진한 것이 아니라, 미국 셧다운 장기화로 단기 유동성이 마른 상태에서 매물 소화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공포가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라, 행정적 마비에서 비롯된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미국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이 길어지면, 경제 데이터의 공백이 생긴다. 고용지표, 소비지표, 물가수치 등 각종 경제 통계가 제대로 발표되지 않는다. 그러면 연준(Fed)도 정책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지고, 시장 역시 방향을 잃는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커지면 투자자들은 일단 관망 모드에 들어간다. 현금을 선호하게 되고, 당연히 위험자산인 주식, 비트코인 같은 자산에서 돈이 빠져나간다.
유동성은 줄고, 자산 가격은 조정된다.
그러나 이건 본질적 가치가 훼손된 게 아니다. 단지 정보의 부재에서 오는 심리적 공포다.
다행히도 미국의 셧다운은 종료되었다. 이제 멈췄던 통계 발표가 재개되고, 연준은 보다 확실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책 결정을 할 수 있다. 시장 역시 방향성을 찾게 될 것이며, 불확실성은 점차 해소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집행되지 못했던 행정 예산들도 다시 풀릴 것이다. 즉, 단기 유동성 경색은 이제 해소 수순에 들어섰다고 봐도 무방하다.
공포는 언제나 과도하게 온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종종 그것은 기회의 다른 얼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