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비트코인 현물 ETF가 뭐야?

핵심만 톡톡 설명해 볼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마침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최종 승인했다. 2013년부터 무려 10년 동안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거부해 온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마침내 이를 승인한 것이다. 이 소식은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우리나라 역시 저녁 9시 뉴스에서 이 소식을 다룰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도대체 비트코인 현물 ETF가 무엇이길래 전 세계가 난리인 것일까. 핵심만 톡톡 살펴보도록 하자.


"비트코인 현물 ETF가 뭐예요?"

비트코인 현물 ETF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단, 투자자가 실제로 비트코인을 구매하고 보유하는 것이 아니다. 비트코인을 실제로 구매하고 보유하는 것은 ETF 운용사다. 투자자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구매하면 ETF 운용사는 해당 금액만큼의 비트코인을 구매하여 보유한다. 투자자가 구매한 비트코인 현물 ETF는 비트코인 시세가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비슷한 예로 금 ETF가 있다. 현물인 금은 직접 사고팔기 어렵기 때문에 ETF 운용사가 금에 대한 증권을 발행한다. 투자자는 금을 직접 거래, 보관하는 수고로움 없이 주식계좌를 통해 간편하게 금에 대한 증권을 거래할 수 있다. 이 역시 금 시세가 반영되어 사실상 금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왜 비트코인이 아닌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해요?"

훌륭한 질문이다. 현물인 금은 개인이 직접 사고팔기 어렵다지만 비트코인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코인거래소가 있기 때문에 인터넷만 가능하면 언제든 쉽고 빠르게 거래가 가능하다. 문제는 코인거래소의 신뢰도가 낮다는 것에 있다. 전 세계 3위권 코인거래소 FTX가 하루아침에 파산한 사건이 대표적인 예이다. FTX을 통해 코인을 거래하던 고객의 자산 인출은 중단되었다. 세계 최대 코인거래소인 바이낸스도 미국에서 위법 행위를 인정하고 수조 원대 벌금을 부과받았다. 그리고 미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이렇게 못 미더운 거래소보다는 대형 자산운용사가 더 믿음직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하여 승인을 받은 곳은 블랙록(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 운용사), 피델리티(미국 3위의 자산 운용사) 등 11개 자산운용사이다. 이들이 운용하는 자금만 1경 원이 흘쩍 넘는다. 코인거래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자금력이 뛰어난 회사들이다. 때문에 안심하고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왜 비트코인 투자자에게 좋은 소식인가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었다는 소식에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환호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비트코인을 금, 석유와 같은 Product로 인정했다는 점이다. 허상, 거품, 사기라는 오명을 썼던 비트코인이 드디어 미국의 인정을 받게 된 것이다. 일찍이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조개껍데기에서부터 달러까지 모든 화폐는 상호신뢰 시스템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금화, 달러를 신뢰하는 이유는 내 이웃들이 그것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이번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으로 말미암아 비트코인 역시 신뢰라는 큰 결실을 얻게 된 것이다.


두 번째는 기관 투자자의 자금 유입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기관 투자자의 경우 법적인 문제와 더불어 마땅한 인프라가 존재하지 않아 비트코인 투자에 소극적이었다. 앞서 밝혔듯이 기관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거래소와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수탁 서비스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비트코인을 직접 구매, 보유하면서 관련 ETF 상품을 판매한다면? 비트코인 투자에 관심이 있는 기관 투자자는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다.(2021년 9월 피델리티 자산 운용사가 미국, 유럽, 아시아의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81%가 투자 포트폴리오에 가상자산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약 50조 달러(6경 6070조 원)에 달하는 미국 기관 투자자 자산의 일부가 유입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지금 투자하기에 적절한가요?"

항상 말한다. 가치 있는 자산이 저렴한 가격일 경우 투자하라. 지금의 상황을 보았을 때 비트코인은 가치 있는 자산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저렴한 가격인지 판단해야 한다. 현물 ETF 승인 후 비트코인의 가격은 6600만 원까지 치솟았다. 13일 정도가 지난 지금은 고점 대비 20% 정도 하락한 5400~5600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저렴해 보이는가? 단호히 말하지만 절대 저렴한 가격이 아니다. 작년 이 맘 때쯤 2000만 원 선에서 거래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다만 시장에 비트코인 현물 ETF 관련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오는 4월 비트코인 채굴 보상 반감기가 예정된 만큼 비트코인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즉각적인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과거 반감기마다 가격이 상승해 온 점과 다양한 현물 ETF 출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가상자산에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따라서 오는 4월까지 투자금을 적절하게 분배하여 분할매수한다면 위험을 관리하면서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전 01화 은행이 파산하면 비트코인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