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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의 자수 Oct 29. 2022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밤새 달리는 어두컴컴한 침대 기차 안.

20대 중반, 함께 떠난 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라이프 스토리(Life Story)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온전한 나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시간. 내가 지나온 삶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시간. 

"아. 내 이야기는 눈물 없이 들을 수 없을 텐데...."로 시작하였다. 


하지만 난 자동적으로  ‘내 이야기를 온전히 다 할 수 있을까? 어디까지 이야기하고, 어느 부분은 각색하고 빼야 할까?’ 고심하였다. 그땐 아마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면, 나를 불쌍하고 어딘가 부족한 아이로 볼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적당히 빼야 할 이야기는 빼고 더할 이야기를 찾아 헤맸다.


몽환적인 분위기, 어떤 이야기를 해도 수용해줄 것 같은 동료들 마저도 나로 하여금 완전한 몰입에 젖어들게 하진 못했다. 누구나 삶의 이야기가 녹록지만은 않고, 눈물 없이 들을 순 없겠지만... 특히 내 이야기를 온전히 담아내는 건 나에게 어려운 작업이었다. 


만약 상담을 공부하지 못했다면.. 더욱더 내 이야기를 풀어내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때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에야 조금은 담담하게 나의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놓을 수 있게 되었다. 

말이 아닌, 글로. 

여전히 두렵고 힘들지만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가 하나, 둘 펼쳐진다면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단 한 명이라도.

누군가 나의 삶을 통해 위로를 얻을 수 있다면..

아빠나 가족을 잃은 상실의 폭풍우 속에서 두려운 이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은 일을 하는 이가 용기를 냈다. 


그럭저럭 잘 지나갈 거라고. 그럭저럭 괜찮은 어른이 될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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