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이가 웃으며 전화하는 엄마의 옆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축 쳐진 눈매와 삐죽거리는 입, 쭈뼛쭈뼛 서있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엄마에게 서운한가 봐요. 아니면 그림책의 제목처럼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엄마를 바라보며 외로움을 느끼는 걸까요? 이 그림책에서는 9명의 아이들이 등장하여 마음속에 꾹꾹 눌러 담았던 서운함, 외로움, 쓸쓸함을 나눕니다.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마음 깊이 자리 잡은 외로움]
그림책에 등장하는 9명의 아이들은 저마다 외로움을 심심함으로, 질투로, 그리움으로, 부끄럼으로, 그리고 눈물로 표현합니다. 어떤 아이는 동생에겐 예쁜 눈으로 말하지만 자신에게는 미운 눈으로 말하는 부모님에게, 어떤 아이는 친구랑 전화하는 것만 좋아하고 자신에게는 계속 기다리라고 하는 엄마에게, 어떤 아이는 멀리 있어 자주 볼 수 없는 아빠에게, 어떤 아이는 항상 바빠 함께 식사하지 못하는 부모님에게, 어떤 아이는 부끄러워 친구에게 놀자고 말도 못 하고 혼자 노는 자신에게, 어떤 아이는 멀리 이사 가버린 친구를 생각하며 속상하고 서운한 마음을 느낍니다. 유심히 바라보니 이 모든 감정은 “관계”에서 시작됩니다.
[불안 애착:나의 관계는 어떠한가요?]
엄마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늘 엄마의 사랑에 목말라하고, 관심을 받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불안 애착 아이들의 엄마는 어떠했을까요? 불안 애착 아이들의 양육자는 상황에 따라 수시로 자주 바뀌며 아이들에게 안정된 경험을 주지 못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아이들은 어릴 때 갑자기 관계 단절의 트라우마를 경험했기에 관계의 단절을 다시 경험하진않을까 두려워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이들의 엄마는 지독히도 감정적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계속해서감정에 따라, 자기 마음에 따라, 상황에 따라 아이에게 과도한 애정을 주었다가 주지 않았다가를 반복합니다. 어떨 땐 지나치게 간섭했다가 어떨 땐 무관심합니다. 이렇게 일관적이지 않은 엄마로부터 아이는 극도의 혼란을 경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