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아줌마의 세상구경
올 여름은 더위에 지친데다 감기와 근육통으로 거의 한달 가량 '널부러진' 상태로 지내는 바람에 전시회를 찾아갈 엄두도 못냈고 지금도 한낮의 태양은 '나 아직 안죽었어!'라고 호통을 치고 있긴 하지만, 그나마 사우나에 들어앉은 것처럼 후끈함이 사라진 틈을 타서 마녀 아줌마도 '나 아직 살아있어유'라고 쫑알거리며 나갈 준비를 했다. 어, 근데 좋은 전시회는 다 끝났네! 겨우 하나 찾아낸 게 성북어린이꿈자람 미술관에서 아주 조그맣게 진행 중인 <유근택: 오직 한 사람> 이었다. 이런 분을 왜 이렇게 늦게 알게 된 건지! 성북미술관에서 얼마 전까지 훨씬 규모가 큰 전시회를 열었는데 그걸 놓친 거고, 너무 아쉬워하다가 여기라도 가고 싶어서 얼른 가봤다.
작품은 거의 한지에 수묵채색으로 제작된 건데, 한지의 질감을 아주 독특하게 활용하고, 목판화 작업도 하신다고 했다. 솔직히 고백컨데 나는 아직도 그림 감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그림에 대한 지식도 얄팍해서 그저 학생시절 교과서에 나오고 눈에 익숙한 그림이 전부였고, 지금도 그냥 내 방에 걸어놓고 싶은 그림을 좋아할 뿐이고, 규모가 큰 미술관이나 아트페어 같은 곳에 가면 '기 빨리는' 기분이어서 금새 피곤해지는 타입이다. 따라서 그림을 보면서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경우가 드문데, 이 분의 그림은 그 앞에서 떠나기가 싫을만큼 푹 빠져 들 수 있었다.
앞으로 이분의 전시회는 절대! 놓치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