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이 아줌마의 세상구경
산책하기 딱 좋은 기온과 맑은 날씨, 수그러든 미세먼지 농도가 어우러졌으니, 어디라도 가야하는 날이다. 지난번 서식지에서는 목적지가 애매할 때면 늘 남산에 갔고 지금도 갈만한 거리이긴 하지만, 기왕 바뀐 서식지 주변에서도 예전의 산책 '치트키' 남산을 대체할만한 곳을 찾기로 했다. 말하자면 아무 생각없이 쉽게 갈 수 있는 곳 말이다.
후보지는 수락산과 도봉산과 북한산이다. 더 가까운 산도 있지만, 규모 면에서 최소한 남산 정도 되는 산책 코스를 찾고 싶고, 아무 생각없이 불쑥 가려면 교통편도 좋아야 하고, 찾는 김에 두 세 군데 찾아놓으면 번갈아 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가장 먼저 당첨된 곳은 북한산 둘레길 21코스 우이령길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일단 서식지 바로 앞에서 마을버스로 약 30-40분 정도 가면 된다. 강남대로에서 남산에 가려고 해도 새벽이 아닌 다음에야 교통 체증으로 인해 40-50분 걸리는데, 삼사십분이라면 괜찮은 것 같았다. 우이령길은 2009년부터 개방된 둘레길이며, 북한산 우이역에서 시작해서 양주시 교현리까지 연결되는 구간으로, 물론 양주시에서 출발해도 된다. 현재 서식지에서 지하철을 타면 환승해야 하지만 마을버스를 타면 북한산 우이역까지 한방에 갈 수 있으므로 교통편에서 일단 합격이고, 버스로 갈 경우 정류장 이름은 북한산 도선사 입구이다. 입구는 찾기 쉽고, 주말에 간다면 사람들 가는 방향으로 그냥 가면 될 것 같다.
아래 사진은 입구 쪽에서 찍은 거다. 평일이라 한산하긴 했지만 금요일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한 두 명씩 계속 오고 갔고, 양주시 쪽으로 가니 더 많은 사람들이 올라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입구 현수막에는 우이령길이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고 나와 있어서 지나가는 등산객에게 물어보니 가을철에만 예약을 하면 된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OK, Keep going!!!
가다보면 탐방안내소 겸 매표소가 나온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입구에서 매표소까지 거리가 아주 가깝지는 않고 매표소 전까지는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버스나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한번 들러주는 것도 괜찮다.
탐방안내소 겸 매표소를 지나니, 위쪽 가운데 사진같은 길이 계속 이어졌다. 사진에서는 평지처럼 보일지 몰라도 입구부터 우이령 고개와 전망대까지는 약 1시간 반 정도의 길이 완만하지만 숨이 조금 차오를 정도의 오르막길로 되어 있어서 운동 겸 산책로로 삼기에 완전 합격이고 중간 쉼터도 두 세 개 정도 있어서 사람들이 가지고 온 음식을 먹거나 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래 사진은 우이령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오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오봉이다. 봉우리 다섯개를 의미하는 것 같고, 여기서 인증사진 찍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원래는 전망대까지만 갔다가 다시 우이역 쪽으로 내려오려고 했는데, 어느 방향으로 가도 내리막길로 가는 거고 거리도 비슷한데다 기왕 온 거 양주시 교현리의 모습도 궁금해서 끝까지 가기로 했다. 표지판도 잘 되어 있고 길도 하나여서 길을 잃을 수도 없는데다 잘 관리된 흙길이 대부분이라 걷기도 좋았다.
가다보면 아래쪽으로 흐르는 계곡을 볼 수 있고, 출발지점에서 본 것과 비슷한 탐방안내소 겸 출구가 있다. 출구를 나오면 거기가 양주시였고, 어린 시절에 다녀온 기억이 있는 송추 근처였다.
나는 여기서 양주 37번을 타고 푸른마을 아파트 정류소에서 내린 후, 길을 건너 23번 버스를 타고 지하털 1호선 의정부역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지하철을 타고 서식지로 복귀했는데, 버스가 자주 오기 때문에 쉽게 올 수 있었다.
출발에서 복귀까지 3시간 반~4시간이면 넉넉하고, 교통도 괜찮고, 길도 완만한 경사로라서 운동하기 좋았다. 만약 시간을 좀 더 절약하고 싶다면 오봉전망대까지만 갔다가 다시 북한산 우이역 방향으로 돌아오면 된다. 드디어 남산을 대체할, 혹은 더 좋은 산책로를 하나 찾은 셈이다. 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