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공작산생태숲

절반의 실패를 맛본 여행

by Stella

이번 글을 브런치북에 널까말까 한참을 망설이다가, 노는 것도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어서 그냥 넣기로 했다.



홍천도 난생처음 다녀온 곳이다. 뚜벅이로 가고 싶었으나 버스표를 보면 홍천 버스터미널까지는 시외버스로 간다고 해도 연계버스가 하루에 세 번 다닌다는 정보에 한숨이 나와서, 할 수 없이 일일투어 상품을 이용했다. 이 상품은 홍천 은행나무 숲-수타사 & 공작산 생태숲을 가는 코스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번 여행은 절반의 실패였다. 은행나무숲이 올해 서리를 맞아 잎이 거의 떨어진 상태였고, 가는 길이 너무 멀었다. 단, 가는 길 주변 산의 단풍이 너무 예뻤으므로 마음 편히 드라이브를 즐겼다고 생각하면 괜찮다. 수타사는 사찰이므로 불교신자가 아닌 이들에게는 그냥 저냥이지만 바로 옆 공작산 생태숲은 완전 추천한다. 여기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도 오케이!


은행나무숲은 한창 일때를 넘겨서 그런지 노란 잎을 달고 있는 나무들이 많지 않았고, 그나마 튼튼한 나무(?)들에만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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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그 옆의 달둔길은 천천히 힐링하기 좋은 길이었다. 맑은 하늘과 선선한 공기와 졸졸 흘러가는 계곡물과 단풍이 있으면 된 거지. 명색이 은행나무숲으로 유명해진 지역이라 사람들은 모두 그곳으로 몰려가는 바람에 이곳은 한산해서 오히려 좋아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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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서서 흐르는 계곡물도 바라보았다.


이제 수타사와 공작산 생태숲이다. 요즘 단풍철이라 길이 막혀서 은행나무숲에 갈 때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어서 생태숲을 많이 둘러볼 수 없었다는 게 가장 아쉬웠다. 나 같으면 여기서 하루종일 걷다가 멍 때리다 왔을텐데. 산과 숲과 나무들은 늘 그 자리에 있으니 언젠가는 그럴 기회가 오겠지.

수타사는 아주 작은 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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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불교신자가 아니다보니 절 보다는 잿밥, 즉 바로 옆길로 이어지는 공작산 생태숲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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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맘 뒤로 하고 서울로 돌아오면서 차창 너머로 예쁜 일몰을 봤다. 언제봐도 좋은 일출과 일몰, 소행성에서 의자 몇 번 움직이며 해가 지고 뜨는 광경을 연달아 보던 어린왕자가 떠오른다. 자연이 선사해준 멋진 광경을 매일 접할 기회를 안고 사는데도, 바쁜 일상에 가려서, 빌딩 숲에 가려서 보지 못하고 살고 있으니 '내가 너무 멍청한 거 아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는 반드시 일출과 일몰을 매일 감상할 수 있는 곳에 서식지를 마련해야지!


여담이지만, 돌아오는 길도 엄청 막혔다. 1시간 반이면 되는 길이 관광버스 운전기사 솜씨로 장장 세 시간 걸렸다. 도로망에 대해 아는 게 1도 없지만, 서울~팔당~양평까지는 도로를 새로 놓던지 넓히던지 뭔가 해법을 만들어줘야 할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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