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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myum May 05. 2022

23 끊임없이 먹었던 지난날을 기록하며

코로나 전 나의 식습관

맛있는 식사의 즐거움은 행복감을 준다.


요리 실력이 뛰어난 신랑 덕분에 결혼 8년 차가 될 때까지 신랑이 해주는 요리만 믿고, 늘 먹기만 했었다. 내가 카스텔라가 먹고 싶다고 하면, 달걀과 밀가루로 밥솥에 넣어 밖에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카스텔라를 만들어주고, 크림 가득한 스파게티가 먹고 싶다고 하면, 신랑은 좋아하지 않지만 나를 위해 크림 가득한 파스타를 만들어준다.


비타민이 많은 야채와 고기, 조미료를 넣지 않은 식단으로 잘 챙겨 먹었기에 잘 먹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퇴근 후 9시가 다 되어 도착하고, 늦게 먹는 저녁은 배고픈 상태에서 먹었기에 빨리 먹고, 배가 불러도 아까운 마음에 남기지 않고 먹어 탈이 나기 시작했다. 늦은 저녁은 과식으로 이어져 졸리고, 운동량이 부족했던 나는 자세도 무너지고, 늘어난 위장의 운동력도 떨어진 상태였다.

신랑이 만들어 준 샐러드, 파스타
신랑이 만들어 준 가정식 파스타

친구들이 집으로 방문하면, 스테이크는 기본이고, 다양한 방식의 샐러드, 밀푀유와 가정식 파스타를 내놓기에 웬만한 레스토랑이 부럽지 않았다. 프로그래머인 신랑은 미각, 후각뿐만 아니라 플레이팅도 멋지게 해서 시각까지 완벽했다.

친구들이 방문하면 만들어준 요리
신랑이 요리해 준 파스타와 요리

나의 위가 고장이 나기 시작하면서 소화불량과 더부룩함이 몇 년 동안 따라다니다가 음식을 먹으면 헛구역질을 했다. 퇴근 후 요리를 하면 시간이 더 늦어지는 이유로 간단하게 저녁을 때우기 시작한 게 배달음식과 포장음식이었다. 주말이 되면 외식으로 이어지고, 간단하게 때운 식사와 식사 후 먹은 디저트, 습관적으로 마시는 맥주는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습관처럼 바뀌었던 것이다.


악순환으로 인해 나의 체지방은 30%가 다되어갔고, 무기력함과 우울함, 감정 기복이 오르락내리락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체지방으로 인한 감정의 변화라는 것도 몰랐고, 정상 체지방이 몇 % 인지 관심도 없었다.


간편한 음식들은 내 몸에 간편하지 않고, 노폐물이 점점 쌓여갔다. 생각하면서 먹지 않으면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거나 골고루 영양소를 섭취하기 힘들다. 밖에서 사 먹는 음식들은 화학조미료 덩어리이거나 나트륨이 듬뿍 들어가고, 맵고, 자극적이어서 밥, 면을 더 먹게 된다. 배가 부르긴 하나 디저트가 들어갈 배는 따로 있다고 속을 달래줘야 된다며 달달한 디저트와 빵을 또 먹는다.

배달음식이나 외식은 자극적인 음식이 대부분이다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고, 위가  시간이 없이 디저트를 고, 저녁엔 맥주를 먹는  반복되니 어느 순간 습관처럼 배가 고프지 않음에도 먹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하루 12시간 이상을 움직임 없는 근무환경에서 일하는 사무직에 이동하는 왕복 4시간은 버스에 앉아있고, 집에서 쉬는 날엔 소파와  몸이 되어  다리가 부어있어서 걷는  불편해지기도 했다. 하체가 무거워서 엉덩이에 중심을 잡고 걷는  힘들고, 계단 오르는 것조차 지쳐 에스켈레이터만 찾았었다.


이러다가 못 걷는 건 아닐까?


체중부터 조절해야 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판매하는 샐러드로 식단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어떤 입맛에 맞는지 몰라 샐러드도 브랜드마다 다양하게 주문해서 먹어보고, 나에게 어떤 식재료가 맞는지 기록하고 있다. 아침마다 챙겨 먹는 그릭 요거트 또한 종류가 워낙 다양해 여러 가지 맛을 보게 된다. 꾸덕한 질감, 신 맛과 단 맛의 정도, 당이 얼마나 들어가 있는지 영양성분은 한 번도 보지 않던 내가 어떤 성분이 들어갔는지 보기 시작했다.


수제 그래놀라 또한 어떤 게 맛있는 건지 몰라 맛있다고 하는 곳을 온라인, 오프라인이든 찾아서 기본 플레인과 베스트를 주문한다.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성분을 보고, 구매한 사람들 리뷰를 검토한 후 내 입맛에도 맞는지 시도해보기 시작했다.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식문화도 바뀌고, 장보는 환경도 달라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 핸드폰 하나만으로도 쉽게 물건을 구매하고 반품할 수 있다.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만큼 쉽게 장바구니에 담는 습관을 고치고, 영양성분이라도 한 번 더 보기로 했다.

온.오프라인에서 구매한 그래놀라 리스트

의식주 중에서도 ‘식’은 소비면에서는 덜 부담스럽기에 가치 있는 음식에 소비를 하고 행복을 느낀다.

어릴 적에 생긴 식습관은 사춘기, 청년기를 지나 고정되면서 개인의 건강을 결정하게 된다. 성인이 된 지금의 나에게 새로운 식재료에 거부반응이 없다는 건 어릴 적 엄마가 건강하게 만들어주신 간식 카스텔라, 떡, 과일잼, 아이스크림과 조미료 없이 만든 음식 덕분일 것이다.


세 끼 외에 끊임없이 먹었던 지난날들을 반성하면서 좋아하는 음식을 즐길 수 있기 위해서는 생각하면서 영양소 있게, 양보다 질적으로 풍성하게,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먹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어떤 일을 습관화하기 위해서는 3주간의 시간이 필요하고, 일반적인 식사요법도 3개월을 목표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병이 나면 돈과 시간이 들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게 될 것이다. 누구라도 소중한 사람에게 그런 고통을 주고 싶지는 않으리라.


‘당을 끊는 식사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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