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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myum Jun 14. 2022

32 먹는 것 그 이상의 가치, 식사시간

먹는 즐거움이 없다고요?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끊임없이 식사를 한다. 단순히 음식을 섭취하는 행위는 인간에게 있어 생존에 직결된 가장 중요한 행위이기에 어떤 욕구보다도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어떻게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한지 누군가에게는 중요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는 단지 먹는 행위일 뿐일 것이다.


일을 하다가 만난 분과 대화를 하다가 식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마르신 분이었는데, 그분은 일을 하다 보면 식사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많고, 굳이 세 끼를 채우는 행위보다 하루에 섭취해야 되는 영양소로 압축된 영양제와 물만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셨다. 먹는 시간이 아깝고, 음식을 씹는 행위가 귀찮다고 하셨다. 심지어 맛 집을 찾으러 다니는 사람과 식당 앞에 줄 서서 먹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하셨다.


왠지 나를 두고 하는 이야기 같아 뜨끔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난 과식으로 음식이 눈앞에 있으면 멈출 수가 없었고, 배가 불러도 먹어 위가 고장이 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살찌는 것에 대해 예민한 건가 싶기도 했다. 먹는 것을 참으면 원하는 체중이 되는 것도 알고, 식사 외에 간식을 안 먹으면 살이 안 찌는 것도 알고 있다.


그분이 말씀하시는 영양제는 나도 이제야 챙겨 먹으려고 종합비타민을 시작해 루테인, 오메가 3, 마그네슘을 구매했지만, 약을 삼키는 것 같아서 잘 안 먹게 된다. 건강하다고 마시는 즙이나 한약보다 야채와 과일 등 씹어먹는 게 좋고, 한 끼의 식사라도 충실한 편이라서 맛있는 음식점을 찾아다니는 내가 앞에 앉아서 맞장구를 칠 수가 없었다. 

챙겨먹는 기본 영양제

몸살이 나면 더 잘 챙겨 먹어야 될 것 같아서 전복죽이나 삼계죽을 먹고, 다이어트로 부족한 영양분은 주말에 채우기 위해 맛집을 검색한다. 먹는 행위가 별 게 아니지만, 누구와 먹는가에 따라 추억을 주고,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음식을 먹으면 온몸에 전율을 받으며 감동을 준다. 슬픔, 감동, 행복, 기쁨 등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식사에 대한 소중함을 누군가는 귀찮게 느낀다고 하니 다른 공간에 있는 것 같았다.


끼니를 대충 먹는다고 건강이 나빠지거나 영양제를 잘 챙겨 먹고, 식사를 잘한다고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먹는 즐거움이 없는 사람이라고 하니 왠지 슬펐다. 짠맛, 신맛, 단맛, 쓴맛, 매운맛. 미각이 만족되지 못하면 완벽한 행복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간의 오감 중 미각은 인간의 삶을 가장 즐겁게 해 준다. 


1년 전 난, 식사시간 외에 칼로리가 높은 간식과 불규칙적인 식사시간, 먹고 싶은 대로 먹었더니 불어난 체지방에 몸이 무거워지고, 감정 기복도 심해졌다. 다이어트를 하려고 아침, 점심을 굶으면 왠지 살이 빠질 것 같아 기쁘다가도 저녁 퇴근길에 치킨과 족발, 피자 냄새 앞에서 늘 무너져 내렸다. 하루 중에 저녁 한 끼니깐 살이 안 찔 거라고 생각하며 입 속으로 넣는 순간 제어가 안된다. 한 번에 집중적으로 많은 양의 음식을 먹고, 배가 부른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멈출 수 없는 느낌을 가지며 음식을 습관적으로 먹어 조절할 수 없는 상태에서 벗어나기가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모른다.


아마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 대부분 나와 같지 않을까? 

많이 먹고, 운동을 하지 않아도 건강과 면역력을 지켜주는 마법의 약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꾸준히 노력하고, 부지런을 떨어야 겨우 체중을 유지하고, 방심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간식 : 오이, 당근으로 다양하게 먹기
떡, 빵을 먹더라도 과일과 야채, 단백질 같이 할 수 있는 식단으로 구성하기
꼭 현미밥만 고집하지 않는다. 흑미밥과 야채, 보리밥과 고기, 야채 등 다양하게 먹는다.

살을 빼겠다고 양상추와 고구마, 단호박, 삶은 달걀 또는 닭가슴살이 다이어트 식단이지만, 이렇게 평생을 먹겠다고 다짐하는 순간 식사시간이 싫어졌다. 그래서 나의 식단에는 닭가슴살, 토마토를 넣는 일이 적다. 처음엔 매 끼니마다 방울토마토, 오이, 양을 많이 먹어도 포만감이 있는 양상추, 그리고 탄수화물(현미밥 70g,  단호박이나 고구마 100g)과 단백질(닭가슴살)을 넣다가 몇 주도 안돼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닭가슴살이 미워졌다. 


이렇게 알록달록, 여러 채소들을 차려먹으면 돈이 많이 들겠다는 이야길 많이 듣는다. 하지만, 배달음식이나 외식으로 먹는 음식보다 훨씬 적게 들며 야채, 과일은 한 번 구입하면 양이 많아 세 끼를 챙겨 먹을 수밖에 없다. 10일에 한 번씩 장을 보고 세 끼마다 20cm 내의 접시, 10X17cm 길이, 4cm 높이의 도시락 통 안에 담는 일이 나에겐 일상이 되어버렸다.


평생 건강하게 먹어야 한다면 다양하고 맛있게 먹어야 하지 않을까?

시각적으로 알록달록하고, 오래 씹으면서 느끼는 여러 가지 맛, 간식을 먹더라도 즐겁게, 다이어트를 하면서도 다이어트라고 생각이 들지 않도록 맛있고 다양하게, 평범한 식사에서도 즐거움을 느낀다면 작은 것에도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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