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대로 살다 보니...
"이년아, 넌 생각이 너무 많아."
우연찮게 들어간
점집에서 도사님이
나에 대해서
다 아는 듯이
쏘아보고 있다.
"아니! 이년이라뇨! 무서워요.
그렇게 노려보지 마요."
“악삼재여서 남자 복도 없어.
37살이나 되어야지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어.”
“네? 37살은
너무 늦어지는 것 아니에요?”
“이년아.
35살이나 37살이나!
그게 그거야!
자식 1~2살
늦어지는 것 밖에 더 있냐?”
어차피 나이 같은 것
신경도 안 쓰면서
살아와 놓고
나이 이야기를
왜 그렇게 예민하게
받아들였는지 모르겠다.
29살.
남들은
30대가 되는 것을
준비했지만,
나이를 먹고 있는 것에 대한
경각심이 없었다.
항상 친구들의
걱정과 소심함을
이해 못하며
대범하게 살아왔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가 철이
없었던 것뿐이었다.
철이 없던 나는
'남들이 20대 후반부터
준비하던
결혼이란 것'
에 대한
생각이
전무했다.
막연하게
'먼 미래에 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뿐이었다.
내가 말하는
먼 미래는
35살이었다.
35살이 되었다.
여전히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할 남자가
없어서인 것도
맞겠지만
지금 당장은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하고 싶다.
하지만
29살 때처럼
아무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을 썼다.
과거의 내가
설정했던
내 계획에
책임을 지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회가 설정해 놓은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할 줄만 알았지
나라는 사람을 위해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만
산 것이 맞다.
그래서
35살이 됐는데도
할 줄 아는 것이 제대로 없고
이 나이에 걸맞은
책임감도 없다.
하지만
이제라도 나의 문제점을
자각했으니 다행이다.
왜냐하면
100세 시대인데
고작 3분의 1을 살아 놓고
좌절해버리면
남은 인생이
너무 비참해지기
때문이다.
속도보다는 방향성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이제는
예전처럼 시간을
낭비해가며
내 젊음을 날릴 수가 없다.
젊음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또다시
마음 급해질 상황이지만
더 이상
조급해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어떤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한 이유는
사실 속도에
목을 매었기 때문이었다.
올바른 방향으로
천천히 묵묵히 가다 보면
할 줄 아는 것 하나 없던
내가 만족할 수준의
나로 변해있을 것이다.
이 글을 끝까지 읽어 준
소중한 당신 역시
나와 함께
그렇게 성장하길 바라며
이 책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