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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Lee Jul 06. 2023

영국은 피시앤칩스지

[런던여행 #1] 걷다가 쓰러질뻔한 날


드디어 여행 시작!


6월 18일, 빅토리아에서 캘거리, 캘거리에서 런던까지 총 13시간의 여정 끝에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 (경유시간 3시간 포함).


공항과 연결되어 있는 메트로역에서 오이스터 카드를 2장 구매하고 숙소로 가기 위해 피카딜리 라인을 탔다.


Oyster Card:
런던의 교통카드 명칭으로 메트로역 기계에서 쉽게 구입 및 충전이 가능하다. 처음 카드를 만들 때는 디파짓 명목으로 7파운드를 추가로 내야 하는데 '디파짓'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은 아니었다. 대신 카드 잔액은 환불이 가능하다.


런던 메트로 - 피카딜리 라인


메트로는 생각보다 깨끗했지만 앞 좌석에 사람이 있으면 다리를 꼬고 앉아있기도 어려울 정도로 간격이 좁았다. (노선마다 차이가 있음)


에어컨은 없고 대신 창문이 열려 있어, 정차 시에는 덥고 운행 중에는 시원한 상태가 반복됐는데 그리 불쾌하지는 않았다.



숙소는 오랜 고민 끝에 예약한 킹스크로스(King's cross) 역 근처에 있는 작은 호텔이었는데, 적은 예산에 런던 중심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숙소를 잡으려다 보니 그만큼 방의 크기가 작아지는 걸 피할 순 없었다.


숙소 소개와 리뷰를 통해 충분히 알고 갔는데도, 직접 가서 본 호텔방은 정말 작았다. 게다가 침대는 매트리스 안에 있는 스프링이 그대로 느껴질 정도로 쿠션감이 약했는데 다행히 남편과 나 모두 잠자리에 많이 예민하진 않은 편이라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클리닝 서비스는 당연히(?) 없었고, 수건과 비누 등 추가로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리셉션으로 직접 받으러 가야 하는 셀프서비스 시스템.



비용: 6박에 약 140만 원 (2인 기준)

총평: 이 위치에 이 가격이면 대략 만족 (별 3.5개)



2일 차


둘째 날 아침 첫 일정으로 대영박물관에 갔다.


입장료도 없고 따로 예약할 필요도 없어 오픈시간보다 10분쯤 전에 도착했는데 이미 꽤 긴 줄이 있었다. 하지만 입장이 시작되면 줄은 빠르게 줄어드니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을 듯하다.


여행 중 '줄 서기'는 빠질 수 없는 관문인데 이날 대영박물관 줄 서기를 시작으로 여행 내내 얼마나 많은 줄 서기를 했던지.


'영국박물관'이 더 정확한 명칭이라는 말이 있지만 여전히 '대영박물관'이 더 익숙하다


박물관이 워낙 크고 하나하나 다 보기엔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드는 관계로, 몇 군데는 패스하면서 봤는데도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아직 컨디션이 다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걷고 서고를 반복하다 보니 오전부터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J투어를 멈출 순 없지)




박물관을 나오니 딱 맞춰 점심시간.

영국에서 꼭 먹어봐야 할 것 중 하나가 '피시앤칩스' 아니던가.


사실 피시앤칩스는 캐나다에서도 워낙 흔한 음식이지만, 그럼에도 굳이 '영국 피시앤칩스'를 한 번은 먹어봐야 할 것 같아 박물관 앞 맛집이라는 'Fish Plaice'를 찾았다.


Plaice는 우리말로 가자미


그런데 이게 웬걸?


주인이 한국사람인건지, 요리사부터 서버까지 죄다 한국사람이었다. 영국의 시그니처 메뉴라는 피시앤칩스를 런던의 한 레스토랑에서 한국인이 만들어주고 한국인이 서빙해주는 이 아이러니란.


하지만 이때까지는 몰랐다. 영국과 프랑스에선 남미 사람이 운영하는 중국식 만두집, 중동 사람이 운영하는 일식집 등 다소 어색해 보이는 조합을 보는 게 꽤나 흔한 일이라는 것을.


메뉴판 제일 윗줄에 있는 게 대구(cod)였는데, cod는 캐나다에서도 쉽게 접하는 생선이라 좀 특이하다 싶은 가자미(plaice)를 시켜보았다. 하지만 대구가 피시앤칩스로 제일 흔하게 쓰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나 보다.


여러분은 대구 드세요~




오후에는 쇼핑거리 구경

 

코번트가든과 소호거리 - 햄리스 앞에서는 직원이 춤을 추고 있었다 :)


리버티 백화점에서는 서로에게 주는 기념품도 하나씩 구매했다 ㅎㅎ


피카딜리 서커스 - 하늘이 참 예뻤던 날


날이 화창하고 많이 덥지도 않아 쇼핑거리를 마냥 걸었는데, 정신없이 너무 걸은 탓에 숙소로 돌아오는 중에는 몇 번이나 벽이나 난간을 붙잡고 쉬어야 할 정도로 허리와 발바닥이 너무 아팠다.


어휴, 그 정도면 메트로를 타지. 참 미련하다 미련해.


마지막에 한 15분 정도 남았을 때는 진짜 지나가는 택시라도 붙잡아 타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그래도 여태껏 걸어온 게 아까워서라도 추가 교통비를 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남편의 손을 생명줄처럼 꽉 붙잡고 기어이 꾸역꾸역 걸어서 집에 온 날.



여행, 나처럼 하지 마라.


걷는 것 좋아하는 분이라도 과욕은 금물. 너무 힘들고 지치면 지하철 타세요. 저처럼 미련하게 울기 직전까지 꾸역꾸역 걷지 마시고요.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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