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팩트를 알아봅시다.
캐나다 CPA 최종시험을 "CFE"라고 부르는데요, 아래의 표를 보시면 2023년 CFE 합격률은 70.5%였군요. 그전 해에는 그보다 조금 더 높은 수치였고요.
'어라? CPA 시험 어렵다던데, 캐나다는 아닌가 보네? 10명 중에 7명이나 붙는다고?'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분명히 있으실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의 CPA 합격률은 30% 정도거든요.
그런데 이 수치만 보고 캐나다 CPA 과정에 덥석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왜냐고요? 캐나다 CPA 최종시험장에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지요.
우선, 캐나다에서 CPA 시험을 보시려면 PEP이라는 프로그램에 등록해야 하는데, PEP 입학 조건으로
1) 4년제 대학 학위 소지
2) 필수 지정과목 14과목 수강 (PREP 과정)
이라는 두 조건이 있습니다.
이 14과목을 들으며 '이 길은 내 길이 아닌가벼' 하는 분들이 1차로 필터링됩니다.
PEP에 입학하시면 필수과목인 Core 1, Core 2를 가장 먼저 수강하게 됩니다. 각 과목마다 시험이 있고 그 시험을 패스하지 못하면 다음 과목을 수강할 수 없게끔 되어 있어요.
그다음으로 선택과목 (Taxation, Assurance, Performance Management, Finance)중 2과목을 선택해서 들어야 하는데, 이 역시 패스하지 못하면 다음 과정으로 진행이 안됩니다.
각 과목당 합격률은 약 80% 전후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자세한 수치는 위의 표 참조하세요).
수고하셨습니다. 멀리 오셨네요.
이제 최종시험 전 마지막 단계라고 할 수 있는 '팀 리포트 및 프레젠테이션' 과정인데요, 이건 합격률이 아주 높은 편이지만 혹시라도 영어 스피킹에 큰 어려움이 있는 분이라면 이 관문에서 큰 허들을 만나게 됩니다.
프레젠테이션이야 달달 외워서 어찌어찌한다고 해도, 자유 질의응답 시간에 대답을 전혀 하지 못하면 패스하지 못하실 수도 있어요.
앞의 모든 과정을 지나온 사람에게만 마침내 최종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됩니다. 이미 최종시험장에 들어갈 정도라면 여러 번의 허들을 넘고 넘어 마지막 허들만을 남겨놓은 사람이라는 얘기겠지요.
다시 말해 최종시험 합격률 70%라는 건 '10명 중에 7명이나 붙는 시험'이 아니고, 그 모든 과정을 겪어 이 멀리까지 온 사람 중 '3명을 또 떨어뜨리는 시험'이라고 생각하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그럼 정리해 볼까요?
2023년 기준, 선택과목은 세법과 감사를 택했다는 전제하에 약 30%의 합격률이 나옵니다 (각 과목 합격률을 곱한 값).
분명 쉽지 않은 길입니다. 하지만 부족한 영어실력은 엉덩이 힘으로 메꾼다는 각오를 단단히 다지신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가치 있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표지사진: '최강 허들러' 미국 육상 선수, 매클로플린
*관련 있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