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슨 바로 나의 남편
남편은 쇼핑광이다.
물건을 딱히 많이 사는 것도 아니고, 쇼핑에 돈을 많이 쓰는 건 더더욱 아니지만,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아보고 비교하고 따져보는 그 과정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랄까.
식료품, 주방용품, 청소용품 등의 생활용품부터 캠핑용품이나 이런저런 잡화 쇼핑까지 모두 그의 몫이다.
그러던 그가 얼마 전 테무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두둥-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테무에는 대체 어떻게 돈을 버는 건지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저렴한 가격의 제품이 넘쳐 난다며, 아이패드에 시선을 고정하고 스크롤을 내리는 내내 그의 눈이 반짝였다.
다음은 그가 지난 두 달간 쇼핑한 기록이다.
택배 받은 횟수: 5번
구매 아이템 개수: 51개
총지출 비용: $200
총평: 퀄리티는 역시나 기대 이하인 제품이 많았으나 그럼에도 가격 대비 나름 괜찮은 물건들이 있었다.
그중 <베스트 3>와 <워스트 3>를 꼽아봤다.
허리가 안 좋은 남편을 위한 허리 쿠션. 허리와 의자 사이 공간을 메워주는 쿠션으로, 실 사용자인 남편말에 의하면 나쁘지 않다고 한다. 허리가 약하신 분이라면 한 번쯤 사용해 보시는 것 추천!
커플템에 미친 나를 위해 남편이 주문해 준 판다 핸드폰 케이스
핑크빛 엉덩이 디테일까지 살린, 저렴하고 귀여운데 퀄리티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제품. 저렴한 가격의 핸드폰 케이스를 찾고 계시다면 추천.
이건 남편과 나의 만장일치 베스트 1위 제품!
다이슨 청소기는 다 좋은데, 사용하는 내내 버튼을 누르고 있어야 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청소기를 돌릴 때마다 손가락에 힘이 너무 들어가서 불편하다고 했더니 남편이 이런 기특한 걸 찾아냈다.
이 간단한 장치 하나만 있으면 스위치를 고정해 놓은 상태로 청소할 수 있어, 검지에 자유를 줄 수 있다.
이건 진짜 최고의 아이템으로 인정!
하나씩 들고 다니면 유용한 휴대용 장바구니.
가격이 워낙 저렴해 이 기회에 하나 더 쟁여두면 좋겠다 싶어 주문했다. 그런데 펼쳐보는 순간 느낌이 왔다. 이건 장바구니가 아니라 조금 튼튼한 쓰레기봉지 수준이라는 걸. ㅋㅋ
'싼 게 비지떡'이라 했던가? 장바구니가 필요하다면 돈 조금 더 주고 제대로 된 걸 사길 추천.
귀여운 소품에 미치는 사람인지라 보자마자 '어머, 이건 사야 해!'를 외치며 장바구니에 넣었다. 실제로 받아보니 모양도 사진과 비슷하고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바디샤워를 펌핑해 넣은 후 물을 적시면 그 바디샤워가 그대로 줄줄줄 흘러나온다ㅋㅋ 사진처럼 거품은 절대 안 생기고 아까운 바디샤워만 순식간에 사라지는 매직.
워낙 싼 제품이라 반품 처리도 귀찮고 해서 그냥 처분했지만, 현명한 여러분은 속지 마시길.
취미로 발레를 배우다 보니 타이즈를 종종 구매하게 된다. 마침 검정 타이즈가 필요하던 참이라 테무에서 하나 주문해 봤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직접 신어보니 퀄리티도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 허리까지 짱짱해서 좋았다.
어라? 득... 득템인가?
그런데 뒤를 돈 순간! 악 ㅋㅋㅋㅋㅋ
엉덩이 부분이 시스루다 ㅋㅋㅋ
보통 힙 부분은 늘어나는 것까지 고려해 더 촘촘하게 만드는 게 일반적인데, 이건 다리 부분과 같은 양의 실이 들어간 건지 뒤태가 야해도 너무 야해서 깜놀! ㅋㅋ 이것도 탈락!
돈버릴 각오는 필수로 장착하고
득템할 가능성은 천운에 맡기신다면
테무도 나쁘지만은 않은 선택권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 모두들 현명하고 즐거운 쇼핑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