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백서
아내의 친구가 집들이를 오면서 맛있어 보이는 빵을 선물해주었다.
아내는 친구들과 빵을 나누어 먹고 내 것을 남겨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나는 다음 날 일어나서 아내가 나를 위해 남겨준 빵을 먹어보았고
지금까지 먹어본 빵 중에서 가장 맛있었다.
맛에 취해 먹던 나는 문득 이 빵의 맛을 아내와 또 나누고 싶어 졌고
맛에 즐거움을 내가 마지막으로 느끼고 끝내기에는 아쉬워
반을 잘라 다시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아내가 날 위해 남겨준 빵을 다시 아내를 위해 남겨두었다.
우리는 각자 회사에서 고된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힘들었던 일들을 서로에게 털어놓는다.
서로가 힘든 하루를 보냈단 것을 알고 그 힘듬을 서로 나눈다.
맛있는 빵이던 고된 하루이던 우리는 많은 것을 함께 나눈다.
특히나 즐거움과 행복은 내가 마지막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예쁜 마음으로 행복을 포장하여 다시 나누어주고,
슬픔과 힘듬은 내가 마지막으로 떠안아주고 싶은 마음에
위로하고 차곡차곡 고이 접어 집 바깥으로 던져버린다.
서로를 위해 나누고 나누어주는 것
행복, 슬픔 모든 것을 나누어주는 것
그것이 부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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