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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zzy Lee 리지 리 Jun 25. 2021

에미레이트 항공 그리고 두바이

It starts from your smile


저에게는 존재 만으로도 감정이 북받쳐 오르고 묵묵한 응원을 받는 친구가 있어요. ​호주에서 본 에미레이트 항공 인터뷰에서 만난 소중한 친구 “발레리”입니다.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 두바이(Dubai)의 부르즈 할리파(Burj Khalifa)에 살고 있어요.


*아랍에미리트(United Arab Emirates)의 수도는  아부 다비(Abu Dhabi)에요.






소중한 인연과 좋은 일은 당신이 건넨 미소와 따뜻한 말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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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 -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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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레이트 항공 승무원이 되어서 두바이에 사는 것이 꿈이었다. 호주 시드니에 1년 동안 살 때 시드니에서 두 번의 에미레이트 항공 오픈데이가 열렸고 모든 기회에 도전했던 나는 두 번 다 떨어졌다. ​​


*오픈데이는 항공사에서 호텔을 빌려 진행하는 walk-in 면접으로 1차 cv drop을 진행하고 통과자에 한해 다음 면접 단계로 초대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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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돌아가기 한 달 전, 브리즈번에서 에미레이트 오픈데이가 열린다는 공고를 보았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기회, 브리즈번을 여행한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되든 안 되든 즐기자!라고 생각하며 브리즈번으로 면접 겸 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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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예상과 다르게, 모든 면접 절차를 술술 통과해 갔다. 처음 시작된 200명의 면접자들 중에서 최종 10명의 파이널리스트에 들었다. 나는 편하게 웃으며 리크루터에게 밝게 다가가 인사했고 나를 좋게 본 리크루터는 계속 통과시켜 파이널 인터뷰까지 데리고 갔다. 10명과는 오랜 시간을 함께 기다리며 서류작성을 하고 파이널 인터뷰 보기 전 설명을 듣고 모든 절차를 함께 거쳐가며 친해지게 되었다. 그리고 각자 1:1로 보는 파이널 인터뷰 스케줄을 받았다. 나의 파이널 인터뷰는 이틀 후 오후 1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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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절차

CV drop - small discussion - big discussion - English test - arm reach, scar check, assessment day - final interview - photo check through link



드디어 파이널 인터뷰 당일, 1시에 인터뷰를 끝내고 내려왔는데 호텔 로비에서 2시에 인터뷰를 보려는 발레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발레리는 뉴질랜드 친구인데 어쎄스먼트데이 때부터 같이 점심을 먹으며 친해진 친구다. 발레리를 보니 어찌나 반가운지 면접의 긴장은 사르르 녹아내리고 서로 웃으며 잠깐의 수다를 떨었다. 발레리는 나에게 인터뷰 끝나고 뭐 하냐고 해서 나는 시드니로 돌아가기 전 여기 온 김에 주변과 골드코스트 여행을 하겠다고 했다. ​발레리는 골드코스트보다 더 좋은 위쪽의 선샤인코스트에 산다며 괜찮으면 자신의 면접을 기다렸다가 같이 자신의 집으로 가자고 했다. 나는 좋다고 했고 면접을 기다렸다.


면접을 마친 우리는 발레리 차를 타고 선샤인코스트의 집으로 갔다. 달리는 차 안에서 떨렸던 서로의 면접과 면접 내용들을 얘기했다. 서로의 스토리를 얘기하고 들어주며 잘 답변했다고 잘 될 거라고 서로를 다독였다. 짜릿하고 긴장되었던 나의 온 인생을 털어놓은 파이널 인터뷰의 소중한 순간을 서로 공유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선샤인코스트 발레리의 집에서 이주 동안 머물렀다. 머물며 주변을 즐기고 발레리가 며칠 쉬는 날은 같이 골드코스트에 있는 서퍼스 파라다이스로 여행을 갔다. 퀸즈랜드 생활이 너무 재밌어 원래 시드니로 돌아가기로 했던 비행기 티켓과 멜버른 여행 계획으로 예약한 비행기 티켓들은 모두 취소하거나 날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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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하게 한국 오기 전 시간을 발레리와 선샤인코스트에서 보냈다. 발레리는 자기 차 키까지 주며 일하는 동안엔 내가 운전해서 편하게 돌아다니라고 했다. 이렇게 심하게 착한 사람은 처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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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와 골드코스트의 놀이공원 Dream world와  white water 워터파크도 갔었는데 거기서는 내 머리에 브레이드  한 가닥을 땋았다. 땋은 머리 끝에는 나비와 형광 돌을 달았는데 그 머리는 한국에 오고도 반년 동안 달고 살았다. 반년을 호주의 바이브를 갖고 살았다. 사실 아직까지 호주의 바이브가 남아 있다.​​



그렇게 발레리 덕분에 퀸즈랜드를 즐기고 시드니로 돌아온 나는 시드니의 해변들을 비자 끝나기 마지막 날, 한국으로  출국하기 전날까지 즐기다 한국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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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돌아와 에미레이트 항공 최종면접 후 해야 하는 일들을 하고 두바이로 이민을 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세 달 후 나온 결과, 나는 떨어졌고 발레리는 합격을 했다. 두바이로 갈 계획을 하고 있던 나는 충격에 슬픔이 왔고 소중한 인연인 발레리의 합격 소식엔 감동과 기쁨을 느끼며 희비가 교차했다.​​



그럴게 발레리는 에미레이트 항공 승무원이 되어 두바이로 갔다. 나는 한국에 있다가 영국,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떨어지고 마지막에 지원한 경쟁률이 가장 높고 기대를 안 했던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에 합격 해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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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만남 - 더블린

내가 더블린에 사는 동안 발레리가 더블린으로 비행을 놀러 와서 레이오버 동안 만났다. 레이오버는 너무나도 짧았다. 유니폼을 갈아입고 씻고 자고 쉬고, 놀기 까지는. 그리고 발레리는 다시 두바이행 비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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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만남 - 부다페스트


그래서 우리는 일주일간 휴가를 맞춰 여행을 가자고 했다. 발레리가 사는 두바이와 내가 사는 더블린의 중간인 헝가리로 정해 그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만나기로 했다. 먼저 도착한 발레리는 호텔 체크인을 하고 간식과 와인을 사 와 먹고 있었다. 아일랜드에서 일을 마치고 저녁 비행으로 조인한 나는 바로 호텔을 찾아가 발레리와 같이 와인을 마시고 잠을 잤다.​​



이때가 마침 11월 크리스마스 준비가 한창인 유럽이라 , 크리스마스 마켓을 지나다니며 온갖 맛있는 음식과 디저트를 쉽게 맛볼 수 있었다. 세체니 온천, 등산, 파티 정말 자유롭고 재밌는 일주일간의 부다페스트 여행을 마치고 각자의 베이스로 돌아갔다.




그리고 - 두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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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일랜드에서 1년간의 워킹홀리데이 비자가 끝나고 발레리가 스태프 티켓으로 한국행 비행을 끊어줬다. 두바이에서 긴 경유를 했고 그날은 발레리가 데이오프를 맞춰 나는 발레리의 숙소에 머물며 두바이의 밤낮을 알차게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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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레이트 항공 파이널 인터뷰를 보고 떨어졌지만 너무나도 소중한 친구 발레리가 생겨 사실 더 좋다.


너무 간절하더라도 조금은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다가갈 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그 길에서 정말 소중한 인연을 만난다. 내가 점점 더 경험해가는 것은 그 인연이 어떻게 될지 세상 어디에서 또 만나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번 카타르에서도 만난 수많은 인연들, 코로나로 여행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미래에 또 어떻게 만나게 될지 모른다. ​소중한 인연과 좋은 일은 당신이 건넨 미소와 따뜻한 말에서 시작된다. 편견을 버리고 오픈된 마음으로 편안한 미소로 상대를 바라보는 것. 솔직하게, 진심으로 말하는 것으로 진실된 교감을 할 수 있다. 난 간절하고 긴장된 그녀의 눈빛을 보았었고 나도 같은 눈으로, 그리고 미소를 전해 보았다.



당신의 미소와 친절한 말 한마디가 엄청난 인복을 가져다줄 것이다.







오늘의 추천곡이에요. ( 발레리를 처음 만났을 때 알게 된 곡, 알고 보니 명곡, 이제는 저의 최애 재즈 신청곡)

​Valerie - Amy Wine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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