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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zzy Lee 리지 리 Oct 27. 2022

비행기에서 밥 주는 언니

사실은 목숨을 책임지는 언니



사촌 언니의 2살 딸아이가 있다.


이모가 승무원이라며 그 직업을 설명하는데 "비행기에서 밥 주는 언니 있지?" 사촌 언니가 내 직업을 그렇게 설명을 하는 것이었다.



뜨악 그렇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승무원을 단순히 비행기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내식을 제공하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목숨



목숨이란 단어가 헷갈렸다. 목슴? 목숨?


목으로 쉬는 숨, 바로 우리의 생명이구나 life.


 달의  6 강도 높은 트레이닝 동안 서비스 트레이닝은 일주일에 불과하지 않다. 나머지는 안전, 보안, 퍼스트 에이드  비행기에서 사람들의 목숨을 책임지는 일을 배운다. 며칠의 서비스 트레이닝 그리고 나머지 기간은 정말 중요한 것들을 배운다.











서비스, 안전, 보안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항공에서는 서비스, 안전, 보안 이 세 개가 조화를 이룬다. 거의 모든 사람에게는 서비스만 보인다. 손에는 서비스가 있지만 심장에는 안전과 보안이 있다.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는 어떤 비상사태에서든 탈출을 할 수 있고 불과 공격으로 맞서 싸울 수 있다.



승객들이 탑승하면서 인사할 때 그전에 세이프티 체크(safety check)와 보안 검사(security search)로 얼마나 지쳐있을 텐데 그렇게 웃으며 인사했을까 놀랍고(인사하면서도 수상하지 않은 승객이 있나 패신저 프로파일링을 한다), 점프 시트에 가만히 앉아있는 게 아닌 머릿속으로 비상사태를 계속 생각하고 있다는 것들, 상상하던 그 이상이다.  



캡틴도 마찬가지이다. 비행 중 콕핏을 갔었는데 만약 디컴프레션(decompression)이 일어났을 때 고도를 낮춰 내려갈 수 있는 루트를 항상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 외에도 모든 비상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decompression : 비행기 기내의 기압이 낮아지는 것











 기도



지금은 알제리아 비행을 와서 레이오버를 보내는 중이다.  비행을 한 지 한 달 된 필리핀 크루가 나에게 트레이닝 중 파이어 트레이닝 후 실제로 해보는 시간에 너무 무서웠다고 했다. 당황해서 you fight the fire!라고 했다며 지금은 웃으며 말했다. 불이 나면 한 크루에게는 소화기를 가져오라 하고 다른 크루에게 캡틴에게 알리라고 하고 직접 불과 맞서 싸워야 한다. Airbus 330 컨버전 트레이닝이 끝나고 워크어라운드를 하지 못해 옵저버로 비행을 하는 크루였다. 나에게는 두 번째 *어세스 비행이었다. 그 크루에게 메디칼 키트들의 위치와 보안 서류들과 이 기종의 특징, baby bassinet 설치하는 법 등을 알려주었더니 엄마새에게 평가에서 safety 부문 exceed expectaion을 받았다.  



*어세스 비행(assessment flight): 세 달에 한 번 평가받는 비행.






그런데 알제리에서 돌아오는 비행에서 랜딩을 하기 위해 파이널 캐빈 시큐어를 하는 중이었다. 비상구(Emergency Exit Row)에는 아무것도 있으면 안 되기에 바닥에 있던 작은 가방을 주워 승객에게 주었는데 기도를 하고 있었다며 노발대발을 하며 화를 내는 것이었다. 실제로 바닥에서 기도를 하는 승객들이 가끔 있다. 그런데 앉아서 기도를 하고 있는지 전혀 몰랐던 나는 깜짝 놀랐다. 랜딩을 위해 캐빈을 시큐어 하는 것에만 집중을 하고 있어 기도하고 있는 승객을 의식하지 못했다.



엄마새가 알게 되어 시큐어를 하면서도 민감한 종교에 관해서는 더 mindful 하고 conscious 했어야 한다고 기도를 하고 있다면 조금 기다려 주었어야 한다며 나에게 연설을 했다. 그렇다. 기도를 하는 승객을 의식했어야 하는데. 하지만 안전이 중요한지 기도가 중요한지. 서비스는 매뉴얼대로 하라던 엄마새가 안전 부분에서 매뉴얼 상이 아니라 종교를 우선순위로 하라는 것에는 아직 의문이다. 안전한 한에서 종교는 배려해 주어야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안전이 최우선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Take off와 Landing 때 승객에게 바라는 네 가지가 있다.

 

1. Fasten seat belt. 안전벨트 착용하기

2. Seat back upright. 의자 바르게 세우기

3. Tray table back to the seat back. 트레이 테이블 다시 접어 넣기

4. Window open fully. 창문 활짝 열기

(Emergency Exit row에 앉았다면 앞에 아무것도 없이 clear 하기)






안전, 보안, 서비스 이 세 가지를 조화가 중요하다. 이 세 가지도 조화롭게, 매 비행마다 만나는 새로운 크루들과도 승객들과도 조화롭게 즐거운 비행을 하고 싶은 비행기에서 밥 주는 언니 리지이다.




오늘도 도하에 무사히 랜딩 했다.





Harmony and Balance of Safety, Security and Service on board is important.


Wish to have a harmonious and pleasant flight.



Landed safely to Doha today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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