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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을 바라보는 관점 Oct 06. 2024

20년을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경험한 프로젝트 3

개발자 역할로만 일하는 프로젝트

전 프로젝트에서 PL(Project Leader) 역할로 몇 번 일하였습니다. 

PL은 중간 관리자 역할입니다. PM(Project Manager)을 지원하며 현업의 요건 파악, 분석, 설계, 개발자 업무 지시, 확인, 일정 조율, 문서 작성 등 다양한 일을 합니다. 

현업과 업무 협의 회의 참석, 회의 정리, 정리된 내용에 따른 설계서 작성, 작성된 설계서 개발자에게 설명, 설명된 내용 기준으로 개발되었는지 확인 작업 일을 하면 하루는 정신없이 지납니다. 

개발자가 제대로 개발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거나 중간에 개발 일정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는 개발도 해야 했습니다. 사실 PL 역할에 대한 업무는 따로 정의된 것은 없습니다. 

PM이 프로젝트 전체적 총괄을 한다면 그 총괄 밑에서 해야 할 남은 업무를 지원하게 됩니다. 업무가 따로 정의되지 않았기에 일은 하려고 하면 많았습니다. PL 역할을 하면서 정시에 퇴근한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회의 있던 날은 회의 끝나고 회의록 및 결정된 사항에 대한 개발 요건 정리를 해야 했습니다. 반면, 개발자들은 개발해야 할 내용만 개발하면 됩니다. 

프로젝트에선 각 개인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해 줘야 프로젝트가 일정대로 흘러가고 종료할 수 있습니다. 

PM은 PM으로, PL은 PL로, 개발자는 개발자로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인원이 구성된 이유가 있기에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합니다. 

특히,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PL이 일을 제대로 못 할 때 프로젝트는 정말 일정 내 종료되기 어렵습니다. 

자리의 중요성을 알기에 프로젝트를 할 때 정시에 퇴근한 적이 없습니다. 


이렇게 일을 하며 서울에서 지내다가 수원으로 내려왔습니다. 

수원에서 S사의 차세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인원은 100명이 넘는 제가 경험한 마지막 대규모 프로젝트였습니다. 이 프로젝트 이후 사회적 상황상 개인적 여건상 대규모 프로젝트엔 참여하지 못한 거 같습니다. 

일은 개발자 역할이었습니다. 설계된 내용을 개발만 하면 되었습니다. 

사진: Unsplash의Sigmund

개발만 그것도 제 일만 해도 된다는 역할의 축소는 저에게 자유의 시간을 주었습니다. 

다른 이들이 일을 제대로 하는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그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일의 축소는 정말 홀가분한 기분이었습니다. 

주어진 개발일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예제는 이미 개발된 프로젝트 내 다른 프로그램에 잔뜩 있기에 필요한 기능 개발은 정말 쉬었습니다. 화면도 이미 개발된 화면을 참조하여 일부만 변경 개발하면 되었습니다. 

물론 가끔 급하게 개발해야 하는 일들도 주어지긴 하였습니다. 그래도 원래 하던 일과 비교하면 너무 쉽게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대규모 프로젝트다 보니 개발자 구성은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초기 수원에 내려와 일하는데 정말 무책임한 개발자들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맡은 개발 내용을 끝내지 못하는 사람, 일정을 항상 지키지 못하는 사람, 개발해 놓으면 다른 부분은 고려하지 못하여 에러를 양성하는 사람 등등.

덕분에 그런 사람들과 비교되어 전 개발일을 잘하는 사람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란 평가도 받았습니다. 

함께 일했던 PL은 제게 믿고 맡기는 개발일을 늘리기도 했습니다. 그들의 고충을 알기에 전 추가로 주어지는 일을 맡아서 개발하였습니다.

그래도 전 제 일정을 조율할 수 있었고 업무 시간 내 마무리하여 정시에 퇴근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정시에 출근해서 정시에 퇴근하는 경우가 많은 생활이었습니다. 


단순 개발자의 업무는 저에게 개인 일상을 주었습니다. 

저녁에 퇴근하여 산책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전엔 정시 퇴근을 장담할 수 없었던 일정이 많았기에 저녁 약속을 잡을 땐 항상 취소를 염두에 두고 잡았습니다. 주말도 특별한 일이 없을 경우는 출근하여 밀린 업무를 하였습니다. 

근데 개발자 역할로만 일하면서는 퇴근 후도 제 시간이고, 주말도 온전히 제시간으로 주어진 것입니다. 수원에서의 생활은 정말 저에겐 편안한 프리랜서 생활이었습니다. 


자기가 맡은 일만 한다는 건 프리랜서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업무가 규정되어 있기에 일에 대한 평가도 명확합니다. 물론 상황상 수원에 프로젝트가 없어서 멀리 출장을 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하던 업무 쪽 프로그램 개발 일을 할 수 있냐는 연락이 다시 와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생활을 수원에서 10년 이상 했습니다. 

수원지역에서 개발자 역할로 일을 하게 되면서 생활지역도 근무하게 되는 근처로 이동하여 살게 되었습니다. 

수원지역에서 개발자로 만의 역할 프로젝트를 주로 하면서, PL 역할의 프로젝트도 최종적으로 PM 역할의 프로젝트도 진행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프로젝트에서 PM 역할로 전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된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경험했던 많은 프로젝트들이 있었고 할 때마다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발생하는 문제점은 다 다르고 만나는 사람들도 다양하였습니다. 

그래도 프리랜서 개발자로서의 일은 즐거웠습니다. 

항상 새롭고 긴장되기도 하였으나 프로젝트를 끝낼 때마다 느끼는 뿌듯함이 있습니다. 

끝날 거 같지 않은 프로젝트도 끝은 항상 있고 버겁고 힘겨울 때도 있으나 뭔가를 마무리하였다는 스스로에 대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들이었습니다. 

전 개발자 초기에 개발을 못 한다고 회사에서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스스로 10년 이상 그 분야에서 꿋꿋하게 노력하면서 버티며 자신의 능력을 갖추려고 노력하면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여 년 이상 프로젝트를 하면서 프로젝트에 맞지 않는다고 잘리기도 하고, 일하다가 맞지 않아 그만두기도 하고, 프로젝트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순간순간 저는 계속 성장했고 프로젝트를 하나 끝낼 때마다 일에 대해서, 사람에 대해서 배우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프리랜서 개발자로 지원하는 분들에게 저는 당당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힘들더라도 그 고비를 넘기면 한 단계 스스로 더 성장할 수 있음을 알고 성장하기 바랍니다’라고.

프리랜서 개발자는 그냥 어디선가 안정적으로 일하는 개발자와는 분명히 다릅니다. 

자신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혼자서 헤쳐나가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라고 느끼면서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는 곳이 프로젝트입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게 되면서 더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날 기회가 있는 곳입니다. 스스로 자신을 키워 나갈 수 있고 단단해질 수 있는 것이 프리랜서 생활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에서 강요하는 어떤 틀이 싫어 조직 생활을 거부한다면 관찰자로 조직을 보며 일하는 프리랜서 일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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