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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잇볼 Jun 27. 2024

왜 유독 나만 이럴까

각기 다른 여성들의 PMS 톺아보기

"너는 유독 예민하고 그렇더라?" 내가 생리할 때마다, 엄마가 자주 하는 말.

"생리가 벼슬이냐? 짜증 좀 작작 내" 이건 언니가 하는 말.


참 신기하다. 우리집 여자들 중 나만, 유독, PMS가 심하다. 가임기 여성이라면 응당 있을 법한 생리전후 증상들이, 우리 가족 여성들에게는 별로 없나보다. 그래서 어렸을 때는, 스스로도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생리를 핑계로 예민하게 구는, 혼자만 이상한 여성 가족구성원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성인이 되고나서 세상에는 'PMS'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여성 친구들과 더 자유롭게 생리에 대해 터놓고 얘기하며, PMS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생리 때 예민한 건 '내가 이상해서' '못나서' 그런 게 아니고, 다들 한 달에 한 번씩 겪는 당연한 과정이라는 걸.

  

대한산부인과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80%가 생리 전 증후군(PMS)을 경험한다고 한다. 

그렇다. 10명 중 8명은 고통받는다. 당신의 친구일지도, 혹은 연인일지도 모르는 그 사람도. 


주변 친구들과 생리를 말하며 알게 된 가장 중요한 사실은, PMS가 같은 증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다수가 고통받는 건 맞지만, PMS는 각기 다른 모양과 형태로 저마다에 다른 고통을 준다.


문득 궁금해졌다. 그래서 물었다.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4명의 여성들에게.


"당신의 PMS는 어떤가요. 

어떤 기분이고,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나아지나요?"


내 주변 여성들의 PMS는 어떻게 다른가

S양 (29, 취준생)

나는 심하지 않은 생리통이 있다. 

내 기분은 짜증이 나고 쉽게 빡친다.


나는 PMS 때문에 소화가 안되서 매우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나는 운동을 안하면 PMS가 더 심해진다.


생리 때 나는 탁센 / 타이레놀 2알 먹고 누워있으며,

요가를 하면 좀 낫다.



 A양 (27, 직장인)

나는 생리통이 거의 없다.

내 기분은 극심한 불안, 우울, 예민의 연속이다.


나는 PMS 때문에 공격성이 생겨 타인을 크게 질책 경험이 있다.

나는 커피/가공식품을 먹으면 PMS가 더 심해진다.


나는 생리 때 좋아하는 을 먹으며,

아무와도 만나지 않으 좀 낫다.



H양 (26, 대학원생)

나는 자다가 깰 정도의 허리통증, 생리통이 있다.

내 기분은 짜증도 많이 난다.


나는 PMS 때문에 식욕이 늘어 평소보다 과식했던 경험이 있다.

나는 성인이 되고, 나이가 들수록 PMS가 더 심해진다.


나는 생리 때 이레놀 2알 먹고 누워있으며,

활동을 줄이고, 맛있는 걸 먹으면 좀 낫다.



U양 (28, 워홀러)

나는 진짜 심한 생리통이 있다.

내 기분은 사소한 거에 쉽게 짜증이 난다.


나는 PMS 때문에 짜증나는 손님 앞에서 표정관리를 못했던 경험이 있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PMS가 더 심해진다.


생리 때 나는 4시간 마다 진통제를 먹으며,

말수를 줄이고, 되도록 아무 것도 안 하 좀 낫다.



이 글을 보는 당신의 PMS는 어떤가. 

한 가지 확실한 건, 그 어떤 PMS도 결코 유별나지 않다.

생리통이 극심한 사람과, 생리통이 없는 사람. 기분만은 말짱한 사람과, 불쾌장애가 심한 사람.

우리는 비슷한 듯 다 다른 고통을 만난다. 저마다의 다른 생리를 키우고, 다르게 극복한다. 


이 글이,PMS의 비정형화된 고통을 보여주는 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또다시 돌아올 PMS도, 그런 대로 괜찮을 거라고. 또한 그대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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