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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May 15. 2024

2. 이름을 부르면

Poem

                    

모르고 하늘이를 은별아, 불렀다          

하늘이 노했다     

먹구름이 드리우고 세차게 비가 내린다          


나, 은별이 아니거덩요 하늘이거덩요     

그럼 하늘이는 선생님 이름 알아?     

알아요, 떤-땡-임          


하늘아, 부르면 솜사탕처럼 전깃줄에 묶인 구름     

쪼아 먹는 새들 놀라 달아난다     


은별아, 부르면 빛나는 작은곰자리가      

사라지고 사방으로 밥풀이 붙는다          


떤땡임, 불리는 순간 낮은 어조로     

수없이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고     


민들레를 보고 아무도 민들레야,     

부르지 않는 것처럼      


마음으로 그리는 이름 바깥 무지개          


이름 대신 후, 바람을 부르면 퍼지는 홀씨들          

이름을 부르면 이름만 남을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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