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일 차 / 산 마르틴 델 카미노 ~아스토르가)
오늘(10.17)의 코스는 산 마르틴 델 카미노(San Martin del Camino)를 출발하여 ▷ 비야반테(Villavante) ▷ 오스피탈 데 오르비고(Hospital de Orbigo) ▷ 산 티바네스 데 발데이글레시아(Santibanez de Valdeiglesia) ▷ 산 후스토 데 라 베가(San Justo de la Vega) ▷ 아스토르가(Astorga)까지 이동거리가 30km를 7시간 동안 4만 2천 보를 걸었다.
비야반테(Villavante) 마을의 전설에 따르면, 중세 시대에 한 순례자가 병으로 인해 더 이상 걷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했던 모양이다. 그는 이 마을에 도착하여 마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고, 마을 교회에서 기도하던 중 갑작스럽게 병이 나았다고 한다. 이 기적적인 건강 회복 사건 이후, 많은 순례자들이 이 마을을 지나며 건강과 회복을 기원하게 되었다. 또한, 이 마을은 성모 마리아의 특별한 보호를 받는 곳으로 여겨졌다. 순례자들이 이 마을을 지나며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하면, 그녀가 그들을 보호하고 인도해 준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이 마을 근처의 샘물은 성스러운 물로 여겨지며, 이 물을 마시거나 몸에 바르면 병이 낫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단다. 많은 순례자들이 이 샘물을 마시기 위해 이 마을을 방문하고 있다.
오스피탈 오르비고 다리는 19개의 서로 다른 아치로 연결되어 있어서, 중세 스페인에서 건설된 다리 중 가장 긴 다리다. 이 다리는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의 모델인 '돈 수에로' 전설을 연관시켜 스페인 사람들은 이 다리를 ‘명예의 도로’라고 부른다.
15세기 레온 출신 기사 '돈 수에로'는 한 여인을 짝사랑하게 되었는데 여인의 무관심을 견디기 어려워 ‘사랑의 감옥’에 갇힌 몸이라는 의미로 매주 목요일에는 목에 쇠고리를 달고 다녔다. 그는 왕에게 300명의 기사를 창으로 굴복시키면 쇠고리를 풀겠다고 맹세하였다.
그는 창 시합을 시작하여 3백 명의 기사들과는 싸우지 않았지만 한 달간의 실적만으로도 그 성과를 인정받아 쇠고리를 풀게 되었다. 이로써 명예를 회복하고 나서 산티아고까지 순례를 떠났다. 24년 후에 그는 ‘명예의 도로’에서 자신이 창으로 무찔렀던 기사에 의하여 죽임을 당하였다.
매년 6월 초에는 오르비고 다리 옆 울타리 안에서 돈 수에로를 기리기 위한 마상 창 시합(Paso Honroso으로 중세 기사들이 결투를 벌이는 재현 행사가 진행된다. 그 경기장 잔디밭에 코스모스라도 심었다면 가을의 정취를 강하게 느껴질 것 같았다. 스페인 길목에는 코스모스가 보이지 않는다. 이 나라 사람들은 코스모스를 좋아하지 않는 모양이다.
산티바네스 데 발레이글네시아(Santibáñez de Valdeiglesias)의 가장 유명한 전설 중 하나는 성 야고보(Saint James)의 현현한 기적이다. 한 순례자가 이 마을에서 큰 어려움에 처했을 때 성 야고보가 나타나 그를 도와주었다고 한다. 성 야고보는 순례자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 그의 여정을 안전하게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 마을의 교회에 있는 십자가 앞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은 병이 치유되고 어려운 문제들이 해결된다고 믿었다.
또 다른 전설에 따르면, 이 마을은 성모 마리아의 보호를 받는 곳으로 여겨졌다. 이 마을을 지나는 순례자들은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하며 그녀의 보호를 기구했고, 그녀는 순례자들을 안전하게 지켜주었다고 한다. 산 후스토 데 라 베가(San Justo de la Vega)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성 후스토(Saint Justus)와 관련된 전설이 전해오는 마을이다. 중세 시대에 한 순례자가 이 마을을 지나며 큰 어려움에 처했을 때, 성 후스토가 나타나 그의 여정을 도와주었다고 한다. 그는 순례자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 그의 여정을 안전하게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병든 어떤 순례자가 이 마을 샘물에서 물을 마시고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순례자들을 친절하게 맞이하고, 음식과 숙소를 제공하여 그들의 여정을 도와주었다. 매년 성 후스토를 기리는 축일이 이 마을에서 열린다. 이 축제는 마을 주민들과 순례자들이 함께 모여 성 후스토의 기적과 축복을 기념하며, 다양한 종교 행사와 축제가 열린다. 축제 기간 동안 마을은 성 후스토의 상징물로 장식되며, 많은 순례자들이 이곳을 방문하여 축제에 참여한다.
아스트로가(Astorga)는 로마 시대부터 중요한 교차로였으며, 순례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다양한 전설과 기적의 이야기들이 전해져 내려온다. 성토리비오(San Toribio)는 이교도들과의 싸움에서 마을을 보호하고, 기적적인 방법으로 많은 병자들을 치유했다고 한다. 그의 유해는 아스트로가 대성당에 안치되어 있는데 많은 순례자들이 그의 축복을 받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다.
중세 시대에 한 마을의 주민이 성모 마리아의 환영을 보고, 그녀의 축복을 받았다고 전한다. 이후 이 성모상은 많은 순례자들에게 병이 치유되고 어려움이 해결되는 기적들이 일어났다. 이 성모상은 현재 아스트로가 대성당에 보관되어 있기에 많은 순례자들이 이곳을 찾아 기도한다. 또한 한 전설에 의하면 성 야고보(Saint James)가 순례자들에게 현현하여 그들의 여정을 도와주고, 기적적인 사건을 일으켰다고 한다. 아스트로가에는 로마 시대의 유적들이 남아 있으며, 이들 유적과 관련된 전설들도 많이 전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한 로마 병사가 이곳에서 성스러운 경험을 하고 기독교로 개종했다고 한다.
아스토르가의 성벽 위로 보이는 하얀색 화강암 건물은 19세기말 스페인 유명 건축가 가우디가 설계한 네오고딕양식으로 화려하게 건축된 주교 궁전이다. 그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카미노 박물관은 1962년에 설립되었다. 아스토르가의 가장 유명한 건축물 중 하나인 가우디 궁전(Palacio Episcopal de Astorga) 내에 위치하고 있다. 이 궁전은 현대 건축의 거장인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í)가 설계한 독특한 양식의 건물로, 자체만으로도 관광객들의 관심을 끄는 명소가 되고 있다.
카미노 박물관은 산티아고 순례길과 관련된 다양한 역사적, 종교적, 문화적 유물들을 보관하고 전시하고 있다. 주요 전시물들은 순례자들이 사용했던 옛 지도, 기념품, 성물, 조각품, 중세 시대의 종교 예술품 등이다. 순례길의 발전 과정과 순례자들의 삶에 대한 역사적 기록들도 전시되어 있어, 순례길의 깊은 역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 박물관은 상설 전시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다양한 특별 전시회와 문화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레온에서 활동을 하는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순례길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한 강연, 워크숍, 그리고 순례자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행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통해 방문객들은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베리아 반도를 지배했던 무어인들을 무찌르는 산티아고의 모습을 그린 르네상스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지만 내 마음에는 들지 않았다. 기독교 성인인 산티아고가 어떻게 칼로 이슬람교도들을 무찌르는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 의문스럽다.
이 지역의 수호신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었겠지만 자기 종교를 강화하기 위해서 이교도의 목숨을 앗아도 되는가? 기독교의 정신이 ‘사랑’이고 신은 ‘사랑’이라면서 이교도를 칼로 무찌르는 것을 어찌 종교지도자의 업적으로 기릴 수 있는가? 묻고 싶다. 카미노 박물관은 아스토르가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이 용이하며, 가우디의 건축물과 순례길의 유산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로 순례자들의 명소로 각인되고 있다. 문 닫을 시간이 가까웠지만 6€의 입장료를 내고 주마간산하기로 했다. 순례자들은 여차하면 시간 부족을 이유로 주마간산식 감상을 하거나 포기하는 경향이 많다.
가우디 작품은 레온에서 본 카사 보티네스나 15여 년 전에 바르셀로나에서 두 번이나 가족 교회를 보았기 때문에 미술에 문외한인 나이지만 그의 작풍을 피상적이나마 어느 정도 감 잡을 수 있다. 안토니우스 가우디는 스페인 태생으로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활동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의 한 사람이다. 그의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건축 스타일은 아르 누보와 모더니즘을 결합한 것으로,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유기적이고 곡선적인 형태를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 가우디의 작품 세계는 자연의 형태, 색상, 텍스처를 건축에 반영하려고 시도했다. 그는 건축 구조에서 곡선과 유기적인 형태를 즐겨 사용했다. 가우디는 전통적인 건축 기법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구조와 디자인을 도입했다. 그는 곡선형 지붕, 파사드, 창문 등을 많이 사용했다. 가우디는 세라믹 타일을 이용한 모자이크 기법인 트렌카디스(trencadís)를 활용하여 다채로운 색상의 장식을 많이 사용했다. 또한 그는 건축의 기능성과 미학을 동시에 고려하여 디자인했다. 건물의 구조적 안정성과 아름다움을 모두 중시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성가족 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 La Sagrada Família)은 미완성 걸작으로 평가받아 바르셀로나의 상징적인 랜드마크가 되었다. 그 외 구웰 공원(Park Güell) 카사 바트요(Casa Batlló), 카사 밀라(Casa Milà, La Pedrera), 구엘 저택(Palau Güell) 등이 있다.
그의 독창적인 스타일과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은 많은 건축가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바르셀로나는 가우디의 건축물 덕분에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도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