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er peace
22년 4월에 월간 회고를 처음 쓰기 시작했을 무렵 매달 마지막 일에 1~2시간 정도 가량 들여서 회고를 작성했다. 그런데 최근 3달부터 2~3일 정도의 기간을 두고 회고를 작성해 보는 중이다. 그만큼 처음 회고를 작성하던 때부터 일상의 순간을 많이 캐치하고 기록하는 중이고 회고 작성에 대해 나름의 변화가 찾아온 시기인 듯싶다.
회고를 작성하면서 느끼는 변화를 구체적으로 꼽아보자면 삶을 조금 더 다채롭게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공부한 것, 배운 것 그리고 일어난 이벤트에 대해 짧게라도 메모해 놓고 매달 마지막 주에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면서 “이런 에피소드를 겪었다”라며 글 한편 남기는 행위가 “발자취를 기록하고 싶다”라는 단순한 목표를 어느 정도 이뤄내게 만들었다.
23년 8월 회고의 작성기간은 28일부터 31일까지로 총 4일 정도로 정해두고 8월 회고를 작성했다.
대방동에 살다가 상도4동으로 이사 온 지 한 달이 지났다. 전세로의 이사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조금 더 넓은 집에서 살아보고 싶다”였는데 이사를 하고 나서 이 목표는 달성해 낸 듯싶다. 그런데 아무래도 전세로의 이사가 처음이다 보니 대출에만 신경 쓰다가 막상 공과금에 대한 처리가 미흡했다.
상도4동에 한 달 정도 살고난 후 이 동네에 드는 생각은 “접근성이 조금 부족하다’라는 점이다. 아무래도 내가 지금 거주하고 있는 부분과 연결 지을 수밖에 없지만 생필품이나 기타 생활에 필요한 여가생활을 즐기려면 거주하는 곳에서부터 한 10분 정도 걸어야 하는 게 일상이다 보니 집은 좋아도 주변 시설에 대한 접근성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존재한다.
10분 정도 걸어서 다니는 것은 어떻게 보면 대수롭지 않은 것인데 그동안 거주해 왔던 곳은 바로 4~5분 거리에 편의시설이 있어서 그 차이를 더 크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직 익숙지 않아서 생기는 것일 수 있으니 1년 정도 살아본 후의 느낌과 다시 비교해 봐야 될 듯싶다.
그동안 집 밖에서의 운동은 주로 헬스장을 등록하거나 주변 공원 산책하거나 혹은 산스장이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복싱장”에 등록해서 운동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대만족이다. 헬스나 산책 같은 경우 너무 정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어느 순간은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조금 더 다이내믹하게 움직일 수 있는 운동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시작했는데 확실히 몸을 움직이는 재미가 생긴다.
현재까지 복싱을 하면서 느끼는 큰 재미 요소는 “샌드백 치기”이다. 복싱장에서 하는 기초 운동은 러닝 10분, 스텝퍼 10분, 줄넘기 2라운드, 미트 치기 5~10분, 기타 등등인데 이를 끝내고 나면 자율운동시간이 주어진다. 이 시간에 샌드백을 계속 치고 있으면 한 방 한 방을 칠 때마다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3분 동안 계속 샌드백을 쳐보고 있는데 한 1분 정도 치다 보면 팔을 올리기 힘들어지는데 팔에 대한 근력을 강화해야 할 듯싶다. 3분에 300~400개의 주먹은 나가야 한다고 주워 들었는데 세어보니 지금은 한 250번쯤이 한계인 듯하다. 일단 3분에 한 500번 정도 칠 수 있을 때까지를 목표로 잡아야겠다.
회사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시스템에 Admin API 개발을 맡게 되었다. DDD와 아키텍처에 관련된 영상과 책을 읽으면서 “저거 한번 도입해보고 싶은데”라는 생각을 불현듯 하고 있었는데 마침 기회를 맞이한 듯싶다. 백문이 불여일견이기 때문에 가진 지식의 총량이 완벽하진 않더라도 일단 적용해 보고 부족한 부분은 메꿔나가는 방식으로 할 예정이다. 실제로 그렇게 진행되어도 서비스에 큰 리스크는 없다 판단되었기에 기술 스택을 확장하는 경험과 신규 스택을 도입한다는 측면에서의 의의를 가지려고 한다.
그동안 사용했던 Django는 FastAPI와는 내부적으로 차이가 존재하기에 서버에 도입 시에 문제가 되는 부분들을 조사하는 게 먼저이지만 일단은 FastAPI에 대한 학습을 선행 중이다. 익숙하지 않은 프레임워크라 그런지 확실히 중복된 코드가 발생하는 부분이 많고 컨벤션이라고 부를만한 기준이 없기에 그때그때 최선이다라는 여겨지는 코드의 형태를 집어넣고 있는데 뒷감당을 어떻게 할 수 있을는지 잘 모르겠지만 왠지 모를 자신감이 있기에 크게 신경 쓰진 않는 중이다.
특히 FastAPI를 사용하면서 class view를 사용하려면 추가 라이브러리를 설치해야 된다는 점이 많이 아쉬웠다. 사실 django를 사용할 때 거의 class view로 사용하던 습성 때문에 내게 맞는 형태를 고수하는 게 아닐까라는 라는 다소 비판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일단 FastAPI 문서대로 만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싶다.
8월은 조사한 것 대비 블로그 포스팅이 적은 편이다. 앞서 언급한 FastAPI를 사용하다가 마주한 문제를 아직 포스팅하지 않은 게 있고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학습하고 업로드하려 했던 내용도 누락되었다. 블로그에 글 하나를 포스팅하는 것에는 대략 1~2시간 정도 걸리는데 자꾸 시간을 예측해서 그런지 오히려 나중에 해야지라는 습관이 생겨버렸다
게다가 최근에는 글의 구성이라던지 제목 같은 것에 조금 더 신경 쓰고 있는 중이라서 1~2시간에서 잘 쓰려고 노력하다 보면 최장 3시간까지 포스팅 작업 시간이 늘어난다. 다양한 방식으로 포스팅에 대한 개선을 시도해보고 있기에 작업 시간에 대한 부분은 어떻게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다.
평소에 잘 정리하는 습관을 가지는 게 현재로서는 답인 것 같다.
8월에 포스팅한 글은 다음과 같다
- layered Pattern or Architecture
- SqlAlchemy의 SQL Compilation Caching
- [FastAPI] Pydantic GenericModel
- [Docker] Docker에서 MySQL사용시 참고할 부분들
8월에도 TryHackMe를 간간히 즐겼다. pickle rick이랑 Valley 두 Challenge를 시도해 봤는데 매번 풀이를 할 때마다 “이런 방법을 쓸 수도 있구나”에 감탄하게 된다.
TryHackMe를 통해 순전히 달성하고 싶은 목표는 없지만 집중을 요구하는 취미 생활로 즐기기에는 정말 좋은 요소처럼 생각하고 있다. 특히 Valley를 풀다가 python lib을 공유하는 경우 어떤 식으로 파훼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알고 나니 좀처럼 여운이 가시질 않는다.
9월에도 적당히 한 Challenge를 골라서 TryHackMe를 즐겨야겠다.
요즘엔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중이다. “좋은 코드 나쁜 코드”와 “도메인 주도 설계 철저 입문하기”를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 오래간만에 읽어서 그런지 내용이 낯설기도 하면서 또 익숙하다. 책을 읽으면 해당 내용을 노션에 옮겨 적는 버릇이 있는데 이미 옮겨 적어놔서 그런지 2 회독에는 어떻게 정리를 해나 가볼까라는 사소한 부분을 궁리 중이다.
또한 신규로 구매한 책이 있는데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라는 책이다. 그동안은 아키텍처를 구성하는데 필요한 개념적 요소들을 참고하는데 무엇이 존재하는지 몰랐다. Python으로 개발하고 있어서 그런지 뭔가 기준을 삼고 싶은 개념서 정도가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이 책에는 그러한 내용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 보인다. 내용도 두꺼워서 또 언제 다 읽을지는 모르겠으나 천천히 읽어보면서 9월까지는 그래도 1 회독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겠다.
23년에 잘한 일을 꼽자고 하면 “글또” 활동을 했다는 것인데 8월에는 이 활동을 통해 알게 되신 분이랑 오랜만에 만나 근황을 주고받는 자리를 가졌다. 그동안 겪으셨던 개발 이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시고 새롭게 스터디를 하고 계신 근황을 들으니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었다. 특히 개발이슈에 대해 공유를 해주시면서 그러한 일을 마주한 것에 대해 즐거워하시면서 재미있게 말씀해 주시는 모습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는다는 건 이런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머리 스쳤던 순간이다.
집에 오는 길에는 “요즘 나는 무엇을 개발하고 있고 또 그것에 대해 얼마나 잘 전달할 수 있을까”를 스스로 고민해 봤는데 막상 떠오르지 않아 생기를 잃어가고 있음에 탄식을 하게 되었다. 스스로 반성할 점은 개발이슈를 너무 회사에서만 찾지 말고 나 스스로 개발에 대한 생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되는 부분이 있음에 깊이 반성을 하게 된 순간이었다.
8월을 돌아보자면 심적인 부분에서 많이 피곤하고 지치게 되는 일들이 주를 이뤘다. 순탄치 않은 한 달이었으며 내적으로 회의감과 권태로움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이를 탈피하려고 이것저것 시도해 봤는데 그래서 정리해 본 23년 8월 회고의 제목을 “내면의 평화(inner peace)”라 지어봤다.
“내면의 평화(inner peace)”는 영화 쿵푸팬더2에서 가져왔으며 작중 주인공의 스승인 시푸라는 캐릭터가 자신의 스승인 우그웨이 대사부의 마지막 가르침을 주인공에게 전달하면서 사용한 대사이다. 영화 초반부에 나오는 장면이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대사이다.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시푸는 이렇게 말한다.
“너 아닌 내 안에 문제가 있음을 깨닫자. 내면의 평화와 우주의 흐름에 통달했지”
영화의 전체적 스토리와 시푸라는 캐릭터의 관점에서 봤을 때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대한 문제도 “내 안에 문제가 있음을 깨달았다”라고 말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대사가 통제할 수 없는 외적인 요소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영화에서 전달하는 “내면의 평화” 까진 찾진 못했지만 영화 막바지에 내면의 평화를 찾은 주인공이 빌런에게 했던 대사인 “중요한 건 앞으로 무엇을 선택하느냐야”를 통해 내적으로 여력이 없었던 8월을 어느 정도 극복해 낸 조금 더 강화된 내면으로서 9월을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