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produced with permission of the Licensor through PLSclear.
※ Rayor, Diane J., trans. & ed. Sappho: A New Translation of the Complete Works, Cambridge University Press, 2nd ed. 2023. Introduction and notes by André Lardinois.
단편 2는 위 사진의 도기 파편에서 거의 전문에 가까운 분량이 발견되었다. 신을 부르며 내가 있는 곳으로 와주길 청하는 전형적 고대 희랍 찬신가다. 사포가 살던 곳에 실제로 있었던 아프로디테 사원의 모습을 묘사한 것인지, 아니면 상상 속의 장소를 그린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여하튼 몽롱하고도 따스한 분위기의 낙원 같은 사원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아름답게 묘사했다.
"빛으로 떨리는 잎사귀"라는 표현은 Anne Carson이 영어로 번역한 "radiant-shaking leaves"를 재번역해본 것이다. 원어로는 aithussomenon이란다. 어린 시절 볕이 뜨거운 여름 날, 어느 공원 나무 그늘 밑에서 머리 위 무성한 나뭇가지들을 올려다 볼 때 짙은 나뭇잎 사이사이를 뚫고 들어오던 햇살을 보며 느꼈던 그 분위기가 그대로 재현되는 듯하다.
* 퀴프리스 : 아프로디테의 별칭 중 하나다.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신들의 계보)>에 따르면 아프로디테는 바다에서 태어난 후 둥둥 떠다니다 퀴테라섬(오늘날의 그리스 키타라)을 거쳐 퀴프로스(오늘날의 사이프러스)에 닿아 비로소 뭍에 올랐다고 한다. 이 신화 덕분에 퀴테라와 퀴프로스에서는 아프로디테 숭배가 널리 퍼졌으며, 아프로디테는 이 지역들의 이름을 따 퀴테레이아, 퀴프리스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