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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할때하자 Jun 12. 2023

PSAT,  원래 이렇게 푸는거야

프롤로그


※ 아래 내용은 <PSAT 원래 이렇게 푸는거야>에 수록된 본문입니다.

출판사와 협의 후 도서 원문 일부를 브런치에 수록합니다. (구매링크는 본문 하단에 있습니다)






너 정말 PSAT 준비 안 할 거야?

     

  2017년, 5급 공채 PSAT 시험을 불과 이틀 앞두고 친한 고시반 형이 걱정과 의심의 눈초리로 물었다. 그때까지 나는 PSAT을 한 문제도 풀지 않고 있었는데, 듣고 보니 이대로 시험을 망치면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날 하루는 PSAT 문제를 풀었다. 다음 날에는 컨디션 조절을 위해 문제를 풀지 않았으니, 정말 하루만 준비한 셈이었다.

  그해 나는 평균 93.3점을 받았다. 이런 나를 두고 주변 사람들은 ‘피셋형 인간’이라고 부른다. 선천적으로 PSAT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나는 타고난 피셋형 인간은 아니다. 내가 본 진정한 피셋형 인간은 따로 있었다. 지금은 모 중앙부처에서 사무관으로 근무 중인, PSAT 전국 수석을 차지한 경험이 있는 형이 바로 그이다. 2015년 무렵, 내가 던진 질문에 답했던 형의 말이 아직도 생각난다.     


“형, PSAT 문제는 언제 푸세요?”
“나? 일 년에 한 번, 시험장에서.”
 


  형은 훈련이든 공부든 PSAT을 준비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했다. 나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나는 초시생, 재시생 시절에 PSAT 훈련을 많이 했고, 그 결과 안정적인 점수를 얻게 된 후천적 피셋형 인간이다. 훈련하기 전에는 점수가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2017년 PSAT 준비를 하루만 할 수 있었던 것도 2개월 → 1개월 → 2주 → 1주 → 하루로 훈련 기간을 줄여온 결과였다.


  피셋형 인간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모두가 타고난 것은 아니다. 피셋형 인간은 선천적인 경우와 후천적인 경우로 나뉜다. 나는 지금부터 내가 어떻게 후천적 피셋형 인간이 되었는지 그 비결을 말하고자 한다.     

몇십 년 전만 해도 영어 공부는 곧 문법 공부를 뜻했다. 영어를 언어로 보지 않고 시험 과목으로만 바라본 탓이다. 그 결과 영어를 오래 공부해도 말 한마디 못 꺼내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어순이 달라 어렵다고 변명하기에는 학창 시절 영어에 쏟은 시간이 너무도 길었다.


  오늘날의 PSAT 공부법은 꼭 예전 영문법 공부를 보는 듯하다. 시행 20년 차에 접어들었음에도 PSAT을 대비하는 방식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아직도 시험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했던 시행 초기의 공부법이 진리인 양 받아들여지고 있다.     

  PSAT(Public Service Aptitude Test, 공직적격성평가, 흔히 피셋이라고 부른다)은 2004년 행정·기술·외무고시(현 5급 공개경쟁채용 및 외교관후보자채용시험) 1차 시험으로 도입되었다. 2005년 입법고시(국회 5급)에 도입되었고 현재는 7급 공채, 5·7급 민간경력자 채용시험에서도 활용되고 있는데, 유독 돈과 시간을 쏟아부어도 점수가 오르지 않는 시험으로 악명이 자자하다. 혹자는 IQ 테스트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PSAT은 선천적 능력이 영향을 미치는 시험이다. 이때 말하는 선천적 능력은 매우 광의의 개념으로, 어린 시절부터 쌓아온 독서량 등 (엄밀히 말하면 타고난 건 아니지만) 이제 와 따라잡기 어려운 누적된 경험을 포함한다. 그렇다고 선천적 능력만으로 당락이 좌우되는 건 아니다. 후천적인 노력도 못지않게 큰 영향을 미친다. 비유하자면 달리기와 비슷하다. 나보다 다리가 긴 사람, 어릴 때부터 즐겨 달리던 사람이 분명 나보다 유리하지만, 나도 훈련을 거듭하면 (그들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는지와는 별개로) 분명 지금보다 실력이 나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달리기에 빗대니 ‘역시 나는 안 돼’라며 좌절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은데, 좌절하기는 이르다. 다행히 PSAT은 1등을 뽑는 시험이 아니다. PSAT은 공무원 채용시험의 1차 관문으로, 최종 선발인원의 통상 7배수를 뽑는다. 최근 공무원 시험의 경쟁률이 낮아지면서 PSAT에 합격하기는 더 수월해졌다. 2022년 5급 공채 1차 시험 응시인원 7,495명 중 합격자는 1,677명이고, 7급 공채 1차 시험 응시인원 21,731명 중 합격자는 5,557명이다. 무려 응시인원의 상위 22~25%가 합격했다. 어느 분야든 상위 20%는 노력으로 들어갈 수 있다. 방법만 올바르다면 말이다.

  PSAT은 아무나 붙을 수 있는 시험은 아니지만, 누구나 붙을 수 있는 시험이다. 다만 그 방법을 알지 못해 헤매는 사람이 많을 뿐이다. 마라톤을 잘하려면 무턱대고 많이 달리는 것이 아니라 호흡법, 페이스 조절 방법, 수분 섭취 타이밍, 막판 스퍼트 전략 등 실전에 적합한 전략을 체화해야 하듯, PSAT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오늘날 학원에서는 실전에서 적용하기 어려운 각종 공식과 법칙만을 전하고 있다. 암기 과목을 가르치던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문제의 가장 큰 책임은 학원에게 있지만, 학원에게 모든 책임을 돌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암기력만으로 우리의 역량을 평가한 초중고 학사 과정도 못지않은 책임이 있다.

  깊은 산골짜기라도 등산객이 꾸준히 다니면 제법 그럴싸한 통행로가 생기기 마련인데, PSAT은 아직도 믿고 내디딜 길이 없다. 표의문자인 한자에 익숙해진 우리가 표음문자인 알파벳 앞에서 오랜 세월 혼란을 겪은 것처럼, 낯선 시험인 PSAT에 대한 방법론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제 이 책을 통해 올바른 방법론을 제시하려 한다.     

  이 책은 2021년부터 브런치(brunch.co.kr/@psat)에 썼던 글을 엮은 것이다. 책으로 옮겨 오면서 많은 내용을 수정하고 보완했다. 올해 기출문제를 예시로 추가했고 중언부언하거나 뚜렷하지 않은 부분은 과감히 다듬었다. 중간중간 못다 한 이야기도 많이 추가했다. 무엇보다, 가볍고 재미있게 쓰고자 노력했다.     


『탈무드』에 ‘지혜는 천 개의 눈을 가졌다’라는 말이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다. 이 책은 그간 당연시되던 학원의 구세대 공부법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대체할 PSAT 훈련법을 소개해 여러분의 관점을 바꾸는 게 목적이다. 책을 덮을 즈음에는 맹목적으로 수용했던 기존 접근법의 문제점이 뚜렷하게 보일 것이다.     

  이 책의 예시나 사례는 5급 PSAT 기출문제와 내 경험을 바탕으로 서술되었다. 인적성 평가의 원리는 대동소이하므로 5급 공채, 7급 공채, 외교관후보자, 지역인재, 민경채 등 PSAT을 준비하는 모든 수험생은 물론, LEET와 NCS 준비생 또한 얻어갈 내용이 많다. 쉽게 서술하려고 노력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PSAT이 전보다 쉽고 재밌게 느껴지고, 그만큼 점수도 오를 것임을 약속한다.




 브런치북 <PSAT 공부가 아닌 훈련이다>가 <PSAT 원래 이렇게 푸는거야>로 새롭게 탄생했습니다. 2023년 기출문제 분석을 더했고, 본문의 많은 내용을 수정보완했으며 기존 브런치북에 싣지 못했던 내용도 더했습니다. 무엇보다 현직 사무관 10여명의 감수를 통해 설명이 모호했던 부분을 명료하게 다듬었습니다. 이제 종이책으로 편하게 만나보세요.


<도서 구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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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전자책) 리디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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