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역할의 전환에 따른 '필연적인 저항'을 공감하다_활동이론을 통해
보편적 학습설계(UDL)에 입각한 AI 맞춤형 교육과정을 도입한 블렌디드 러닝의 여러 장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교사 역할은 전환될 수밖에 없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대부분의 교사가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성열관(2018)은 활동이론(activity theory)으로부터 교육적 시사점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어떤 정체성을 갖고 있는가’라는 기준으로 교사를 두 부류로 나누었다. 하나는 활동체계의 능동적 주체로서 학교 내 모순을 파악하고, 그 모순을 해결하고자 하는 ‘학교를 변화시키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교사이다. 다른 하나는 외적 명령이나 책무성 요구에 ‘대응하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교사이다.
이러한 분류를 따랐을 때 먼저 학교를 변화시키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교사는 왜 진도 빼는 역할에서 피드백과 코칭을 하는 존재로 역할이 전환되는 것에 대해 반대하게 될까? 가장 큰 이유는 이런 교사들 입장에서는 주도적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만든 수업을 통해 아이들을 만날 권한을 빼앗긴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자신이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느낄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대응하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교사는 왜 진도 빼는 역할에서 피드백하는 존재로 역할이 전환되는 것에 대해 반대하게 될까? 가장 큰 이유는 지금까지 짧으면 예비교사 교육기간인 4~5년, 길면 20~30년 동안 강의를 잘하기 위한 교육(연수)을 듣고, 실천해왔는데 새로이 피드백과 코칭을 배워서, 학생들에게 실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할 일도 많고,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것이 어려워서 그냥 적당히 대응하고 싶은데.. 새로운 걸 배워서, 새로운 걸 또 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 귀찮고 짜증 난다.
나아가 두 부류의 교사들 모두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 이게 효과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맨날 교육부는 이랬다, 저랬다 너무 성급하게 정책 변화만 추구하고, 그렇게 하라는 대로 해서 뭐 효과 본 게 있나’ 싶기도 하고..
결국 활동이론에 의하면 교사들은 디지털 대전환에 의해 바뀐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했을 때에도, 활동체계(현장)에서 제대로 기능할 수 없게 만드는 일련의 모순들을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역할을 전환하는 것에 순응하기에는 활동체계(현장)의 여러 요소들이 전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교사들은 AI 맞춤형 교육과정의 도입으로 인해 교사 역할의 전환이 일어난다면 큰 저항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활동이론에서 모순은 변화의 원동력으로서, 모순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집단과 개인의 새로운 학습이 일어난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러한 교사 집단의 저항감을 누그러뜨림으로써 실천단계에서 ‘그래도 이런 방향과 방법이라면 해볼 만하다’라고 느끼게 만들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다음 10편에서는 저항감을 누그러트릴 수 있는 방안을 필자의 친구이기도 하면서, 서울의 한 중학교의 수준별 수업 중 하위권 학생들을 지도한 경험이 있는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다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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