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 개정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2

반영적 리더십을 기반으로 '더 나은 학교'를 추구하는 교사 주도성을 위해

by 정준민

1) 기존 방식


예를 들어 교육정책입안자들이 핵심역량이란 개념을 2025 교육과정에서 다른 개념으로 대체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기존의 방식대로라면 이를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교육 이해관계자들을 불러 모아 토의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토론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될까? 핵심역량이란 개념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을 지지하는 부분만을 추려낼 것이다. 그리고 통계라는 마법을 사용하여 그를 지지할 수 있는 형태로 입증하는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이를 교육과정에 반영한다.

대체된 개념이 실제로 최선의 개념이라고 가정하자. 그렇다 한들 현장의 이해관계자들은 그 개념을 교육정책 입안자들이 의도한 대로 받아들일까? 그렇지 않다. 그들은 우선 저항한다. 굳이 왜 이런 개념을 사용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본인들의 의견이 반영됐다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딱히 주인의식도 없다. 선생님들이 정말로 자주 하는 말이 이를 그대로 대변한다고 할 수 있겠다.


“까라면 까지 뭐.”


그러다 보니 표면적으로 하는 시늉만 한다. 이는 결국 ‘대응하는 사람’으로서의 수동적인 정체성을 형성하게 됨을 의미한다.


2) 반영적 리더십을 적용할 경우


반면 이 개념을 대체할 것인지, 혹은 그대로 사용할 것인지를 모두 열어 둔 채로 목표 자체를 ‘이해관계자들이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것’에 둔다면 어떻게 될까? 교육적으로 가장 좋은 개념을 교육과정에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므로 토의는 말 그대로 열린 토의가 진행된다. 그리고 그들의 의견이 있는 그대로 반영될 수 있게 하기 위한 형태의 토의이므로 아마도 토의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은 이 차이를 느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토의, 나아가 숙의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그리고 온라인을 활용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보태고, 수정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이러한 숙의의 과정이 그대로 반영되어 교육과정 개정안에 들어갈 개념이 정해진다. 개념의 정의도 이러한 숙의의 내용들이 반영된다. 그렇게 나온 개념은 현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아무래도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됐기에 그 개념이 들어간 맥락을 더 잘 알 것이고, 또 거기에 대한 책임감도 훨씬 강하게 느낄 것이다.주인의식(ownership)을 갖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주인의식을 가진 채로 좀 더 능동적으로 이를 적용하려는 노력을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또 새롭게 나올 모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숙의의 과정에 참여할 용기가 생긴다. 이제는 이러한 숙의의 과정이 실제 정책에 반영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렇게 반영적 리더십을 활용하면 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교사 주도성(teacher agency)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편에서는 이러한 반영적 리더십을 적용하여 구체적으로 '보편적 학습설계(UDL) 기반 AI 맞춤형 교육과정을 도입하는 교육과정 개정의 절차 모델'을 다뤄보도록 하겠다. 이는 실제로 핀란드에서 30년 간 진행된 교육과정 개정(The new education in Finland, 2018)의 절차로부터 도출한 반영적 리더십을 한국의 상황에 맞게 적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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