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도 핑크핑크하게!

대림 제3주일 / 요한복음 1,6-8. 19-28

by 글방구리

뷔페식당에 가면 먹을 것이 너무 많아 무엇부터 먹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집니다. 최대한 배를 비워서 '뽕을 빼야 한다'는 비장한 마음으로 들어서지요. 저는 집에서 요리하기 어려운 음식들이나 가격이 비싸서 자주 먹지 못하는 음식부터 공략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자기가 먹어 본 것들, 좋아하는 것들을 담아 옵니다. 평소에 먹어 보지 못한 값비싼 고급요리는 쳐다보지도 않고, 평소처럼 김밥과 떡볶이로 접시를 채워 온 아이들을 보면 속에서는 복장이 터지기도 하지요. 그러나 사실 못 먹어본 음식에 도전하는 것과 입맛에 맞는 음식을 실컷 먹겠다는 것, 둘 중에 틀린 방법은 없습니다. 식당에서 나올 때, "배부르게 자알~ 먹었다!" 하고 기분 좋은 포만감만 느끼면 되는 것 아니겠어요?


대림 3주일 복음을 읽으며 마치 뷔페식당에 들어서는 기분이었어요. 하느님이 보내신 사람, 빛, 증언, 광야, 당신은 누구요,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요, 세례, 너희가 모르는 분, 신발끈을 풀 자격 등 접시마다 맛보고 싶은 제각기 다른 말씀들이 차려져 있었어요. 그뿐이 아니에요. '말씀을 먹어라'라는 유튜브 채널에서는 신부님들이 '거룩한 독서(렉시오 디비나)'로 복음을 해설해 주시는데, 그 내용은 또 얼마나 맛깔스럽던지요. 평소 같았으면 남들은 무얼 먹나, 다른 이의 접시를 힐끗거렸겠지만, 오늘은 새로운 음식에 과감히 도전하듯 제 눈길을 사로잡은 말씀에만 집중해 봅니다.


흔히 세례자 요한을 예수님이 오시기 전의 마지막 예언자라고도 합니다. 구약 시대에 지속적으로 메시아의 도래를 예고한 예언자들이 있었고,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을 만나고 그분을 메시아라고 선포하였으니까요. 예수님이 공생활을 시작하기 전, 오늘 복음대로 세례자 요한이 아직 예언자로 활약하고 있을 즈음, 요한 외에도 예언자를 자처하는 사람이 매우 많았던 것 같아요. 유다인들이 사제들과 레위인들을 요한에게 보내서 "당신은 누구요?"라고 집요하게 물어보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성서에서는 매우 점잖게 표현되어 있지만, 저는 이렇게 읽히더라고요.

"넌 또 누구냐?"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르는 듣보잡이 그 흉한 몰골로 무슨 소리를 떠드는 거냐?"

그리스도도 아니고, 엘리야도 아니고, 그 예언자도 아닌데 세례는 왜 주는 거냐고 묻는 장면에서는 십수 년 전 우리 사회의 모습이 오버랩되었어요.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했을 때 사람들 사이에 떠돌았던 말들이요.

"대학도 못 나온 고졸 출신이 무슨 대통령을 한다는 거냐? 어디 지방 듣보잡이 감히?"

세례자 요한을 향한 사람들의 분위기가 얼추 그런 것이 아니었나 싶네요.


눈에 보이는 것만 볼 줄 아는 사람은 자신들의 논리에 매이기 쉽습니다. 진리는 논리를 뛰어넘을 때가 많은데, 듣보잡 요한이 엘리트들에게 던진 대답은 그야말로 촌철살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너희 가운데에는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이신데, 나는 그분의 신발끈을 풀어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저는 이 말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딱한 사람들 같으니라고. 내가 증언하려는 빛이 이미 당신들 안에 와 있지만 당신들은 알아볼 눈이 없구려. 그 빛을 알아보는 눈을 가진 이들은 이미 와 계신 그분을 발견했다오. 진리와 빛인 분이 이미 우리 가운데 와 계시다는 것이 내가 하려는 증언이오. 나는 진리와 빛이신 분에게는 종보다 낮은 자세로 꿇어 엎드릴 것이오. 그러나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는 권력에 꿇고 싶은 마음은 1도 없소. 그러니 제발 마음을 바꾸시오. 가던 길을 돌이키시오."


이 부분이 독일어 성경에는 'schon steht der mitten unter euch'라고 씌어 있는데요, 'schon'이라는 이 단어가 제게는 얼마나 희망적으로 들리는지 모릅니다. 우리가 모르는 어떤 새로운 구세주를 기다려야 하는 게 아닌 거지요. 그분은 이미 우리 가운데 와 계시는데 단지 우리가 모를 뿐인 거예요. 그분을 만나기 위해 멀리 떠날 필요도 없어요. 낯선 분이라 못 알아볼까 봐 걱정할 필요도 없고요. 우리 가운데 이미 와 계신 분을 찾기만 하면 됩니다. 우리 가족 가운데, 우리 친구 가운데, 우리 동료들 가운데, 그리고 내 안에서요!


대림 세 번째 주일은 신부님의 제의도 분홍빛이고, 대림초도 분홍빛까지 세 개를 켭니다. 엄숙한 블랙, 무거운 자색이 아니라 '핑크핑크'한 주간이에요. 이미 오신 분이라는 기쁨과 즐거움을 전례상으로도 드러내고 있는 거지요.


가톨릭 교회는 대림시기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했다지만, 일반적으로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을 보내고 있어요. 연말이라 마무리지어야 하는 일도 많고, 돌아보며 후회를 하게 되는 일도 많지요. 12월은 앞을 내다보기보다는 몸을 돌려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거꾸로 걷는 달이니까요. 시간의 방향을 돌릴 수 없으니, 지나간 것에 매이지 말고 다가올 것, 주어질 것들을 차분히 준비해야겠어요. 곧 성탄이 오니까요. 기왕이면 크리스마스 트리도 장식하고, 구유를 준비하고, 성탄을 축하하는 카드도 만들고요. 아이들이 속아주지 않더라도 산타클로스로 위장한 선물도 준비해 볼까 해요. 세상 모든 사람들이 성탄만큼은 핑크핑크한 마음으로 맞을 수 있기를 기도하면서요.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 그는 증언하러 왔다. 빛을 증언하여 자기를 통해 모든 사람이 믿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 사람은 빛이 아니었다. 빛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다.

세례자 요한의 증언

요한의 증언은 이러하다. 유다인들이 예루살렘에서 사제들과 레위인들을 요한에게 보내어, "당신은 누구요?" 하고 물었을 때, 요한은 서슴지 않고 고백하였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다." 하고 고백한 것이다. 그들이 "그러면 누구란 말이오? 엘리야요?" 하고 묻자, 요한은 "아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그들이 물었다. "당신은 누구요? 우리를 보낸 이들에게 우리가 대답을 해야 하오. 당신은 자신을 무엇이라고 말하는 것이오?" 요한이 말하였다.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 그들은 바리사이들이 봰 사람들이었다. 이들이 요한에게 "당신이 그리스도도 아니고 엘리야도 아니고 그 예언자도 아니라면, 세례는 왜 주는 것이오?" 그러자 요한이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런데 너희 가운데에는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이신데, 나는 그분의 신발끈을 풀어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이는 요한이 세례를 주던 요르단 강 건너편 베타니아에서 일어난 일이다.

Es war ein Mensch, von Gott gesandt, der hieß Johannes. Der kcann als Zeuge, um für das Licht Zeugnis abzulegen, damit alle durch ihn zum Glauben kommen sollten. Es war nicht das Licht, sondern er sollte Zeuge sein für das Licht.

Der Zeugnis des Täufers über sich selbst

Dies Zeugnis gab Johannes, als die Juden Priester und Leviten von Jerusalem zu ihn sandten, die ihn fragten sollten: Wer bist du? Und er bekannte und leugnete nicht, und er bekannte: Ich bin nicht der Christus. Und sie fragten ihn: Wer denn? Bist du Elia? Er sagte: Ich bin´s nicht. Bist du der Prophet? Und er antwortete: Nein. Da fragte sie ihn: Was bist du denn? damit wir desen Antwort geben können, die uns gesandt haben. Was sagst du selbst von dir? Er sprach: Ich bin die Stimme eines Predigers in der Wüste: Ebnet den Weg des Herrn!, wie der Prophet Jesaja gesagt hat(Jesaja 40,3). Sie waren von den Pharisäern abgesandt und fragten ihn: Warum taufst du denn, wenn du weder der Christus bist noch Elia noch der Prophet? Johannes antwortete ihnen: Ich taufe mit Wasser: aber schon steht der mitten unter euch, den ihr nicht kennt. Er wird nach mir kommen, und ich bin nicht wert, seine Schuriemen zu lösen. Dies gescha in Betanien jenseits des Jordan, wo Johannes tauf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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