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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이의 슬기로운 산촌 생활 1
24화
23. 나는 첫째인 게 정말로 싫다.
나도 언니 오빠 있는 막내이고 싶지만 현실은 이것저것 할 일 많은 첫째다
by
아이쿠
May 25. 2021
쉬는 시간.
철봉에서 매달리기를 하며 놀고 있는데 수진이
언니인 수연 언니
가 내 앞에서 멈춰 섰다.
"지선아!! 나 알지?? 수진이 언니!!"
"네"
"너 며칠 전에 수진이랑 싸웠다며?"
"네"
"앞으로는 수진이랑 싸우지 마. 또 싸우면 내가 너 혼내줄 거야!! 알겠지?"
나는 개미 목소리로 "네"라고 대답했다.
혼낼 거라는 수연 언니가 무서웠으니까.
여학생이라고는 수진이와 나 이렇게 단 둘인데 다른 성격으로 평소에도 자주 티격태격했다.
게다가 같은 반 남자 친구들의
"수진이가 지선이보다는 예쁘지"
"지선이가 수진이보다는 착하지"
라는 말들은 어린 우리를 서로 질투심 나게 했다.
하지만 다툼도 잠시이고 화장실을 가야 할 때면 서로 급하게 화해를 해 또 금세 잘 지냈다.
그런데 며칠 전 우리는 사소한 일로 또 다투었고 며칠 째 서로 말도 안 하고 화장실도 혼자 가는데
오늘 수진이 언니가 날 찾아온 것이다.
수진이는 평소에도 놀다가 뭔가 못마땅하면
"너 우리 오빠한테 이를 거야" 혹은 "너 우리 언니한테 이를 거야"라는 말을 자주해 나와 친구들을 주눅 들게 하였다. 수진이 오빠는 5학년인데 소문난 개구쟁이에 싸움을 잘해서 누구도 건드릴 수 없으니까.
그런 수진이가 얄미우면서도 부러웠다. 나도 언니, 오빠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았기 때문에....
지난번 다른 동네에 사는 6학년 언니는 나에게 500원을 빌리고서는 지금까지 말도 없다.
아무래도 내가 만만해서인 것 같아 엄마에게 대신 받아달라고 말했지만 엄마는
"그 언니가 왜 그런다냐"
하고 말았다. 그게 다였다..
수진이는 언니 오빠가 편들어 주고
혜진이는 종훈 오빠가 편들어 주고
우리 엄마는 내 편 안 들어주고....
엄마에게 나도 언니 오빠 달라고 몇 번 말했지만 엄마는 언니 오빠는커녕 매일 동생들을 나에게 떠맡기고 밭에 가는데 오늘도 역시나다. 한 살 아래 진규는 내 말은 전혀 듣지 않는 청개구리인데 내가 어떻게 진규를 볼까?
진규는 혼자 뒷산이며 동네를 돌아다니며 어디서 찢겨 올 때도 많은데 며칠 전에도 대나무칼을 만들다가 손이 베어 피가 철철 났다. 엄마는 밭일을 나가며 "지선아 동생 잘 봐."라고 당부했지만 진규는 벌써 도망가고 없다.
진용이, 메리와 함께 닭들을 쫓아다니기도 하고 수돗가에서 펌프질을 하며 놀고 있는데 진규가 저 멀리서부터 울며 들어왔다.
"누나 형아가 나 때렸어!! 나한테 돌을 집어던져서 맞췄어!!"
"누구 형아가?"
"영길이 형아가"
영길 오빠는 나보다 두 살 많은 소문난 개구쟁이고 동생 진규도
소문난 개구쟁이인데 돌에 맞아 울며 들어오니 난 또 화가 났다.
"영길 오빠 지금 어딨어?"
"마을 회관 앞에 있어"
"너 진용이 잘 데리고 있어!!"
분명 진규가 영길 오빠에게 까불대다가 혼났겠지. 안 봐도 뻔하다. 하지만 일부러 돌을 던진 건 참을 수 없다.
나는 바로 마을 회관을 향해 달렸다. 저 멀리 영길 오빠가 보이는데 무서운 마음에 벌써부터 심장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오빠!!
오빠가 진규한테 돌 던졌어?" 약간은 떨리는 목소리로 따져 물었다.
"야 진규가 먼저 나한테 까불었어!!"
"근다고 애한테 돌을 던져서 맞춰?!! 얼굴이나 머리라도 맞으면 어쩔라고??
오빠 진짜 나한테 혼나 볼래?"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나는 오빠한테 한대 얻어맞을까 봐 무서웠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양 손을 허리에 올리고
최대한 눈을 치켜떠
노려보았다.
"뭐?? 내가 너한테 혼나야??"
"우리 엄마한테 다 말해서 오빠 혼나게 할 거야!!"
나는
큰소리치고서는 오빠가 대답할 기회도 안 주고 집으로 도망 왔다. 혹시나 오빠가 쫓아올까 최대한 빨리!!
오빠도 우리 엄마가 무서웠는지 쫓아오지는 않았으니 참 다행이었다.
"진규야!! 영길 오빠 혼냈으니까 울지 마!! 그리고 다음부터는 형아들한테 까불지 마.
그러다 너만 얻어맞잖냐!"
진규는 조금은 분이 풀린 듯 입을 삐죽거리며 웃었다.
"알았어 누나"
"누나
!!
형아가 아까 나 때렸어!!"
진용이 얼굴에 눈물 자국이 있었다.
"아니야!! 진용이가 먼저 내 것 뺐어갔어!!"
"형이 먼저 내 것 뺐어갔잖아!!"
진용이가 악을 쓰며 또 울기 시작했다.
"너네 진짜!!"
아 진짜 내가 울고 싶은 심정이다. 이래저래 첫째인 게 난 정말로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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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이의 슬기로운 산촌 생활 1
21
20. 돼지 탈출 사건
22
21. 운수 좋은날??(홍수)
23
22. 이사 하는 날
24
23. 나는 첫째인 게 정말로 싫다.
25
24. 야호!! 여름 방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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