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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이의 슬기로운 산촌 생활 1
25화
24. 야호!! 여름 방학이다!!
누구를 위한 방학 계획표인가?? 내 통지표에는 수우미양가 모둠세트로!!
by
아이쿠
May 28. 2021
오늘은 엄마가 깨우기도 전에 일어났다. 그리고선 동생 진규도 일찍이 깨웠다.
"진규야 일어나!! 언능 일어나!! 학교 가야지!!"
"지선아, 오늘 뭐단다고 이렇게 일찍 일어나서 시끄럽게 하냐?! 좀 더 자라"
막내까지 깨워 아침부터 소란스러울까 봐 엄마가 걱정 아닌 걱정을 한다.
오늘은 여름 방학하는 날.
이 더운 날 학교까지 걸어 다니느라 지칠 때가 많았다. 특히 하굣길의 태양은 우릴 녹일 듯 내리쬐어 길 옆의
냇가에 들어가 발도 담그고 세수도 하며 더위를 식히기를 여러 번 반복하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 방학이라니!!
어젯밤에는 너무 설레어서 잠이 안 와 컴컴한 방에서 눈을 멀뚱 거리고 있느라 혼이 났다.
새벽부터 일어나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 입고 책가방까지 다 챙겼다.
이제 밥만 먹으면 되는데 엄마가 아직도 밥상을 차리지 않는다.
"엄마. 밥 줘!! 나 빨리 학교 가야 돼"
"아야. 아직 7시도 안됐는데 그러냐?"
진규도 덩달아 일찍부터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내 옆에 앉아 밥상을 기다렸다.
우리는 해우국(김냉국)에 밥을 말아 다사리(다슬기) 장조림을 반찬으로 순식간에 뚝딱 먹어 치웠다.
"진규야
언능 가자"
"
누나야 같이 가"
"메리야 오늘 우리는 방학이다!!
좋겠지?? 그니까 이따 일찍 올게~"
난 메리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고 메리도 내 말을 알아들은 듯 꼬리를 흔들었다.
신작로로 나가니 아직 아무도 안 온 걸로 보아
오늘은 우리가 1등이다.
어제 놀다만 비석 치기 돌을 발로 차며 노는데 곧 종훈 오빠와 종국이 그리고 진규와 콩을 볶아먹다 집에 불을 낸 혜진이가 나왔다. 혜진이도 올해 1학년이라 같이 등교한다.
오늘은 발걸음도 가벼운 등굣길이지만 한여름이라 벌써 땀이 나기 시작한다.
"누나!! 나 너무 더워!! 우리 냇가에서 좀 놀다 가면 안돼?"
"안돼!! 지금 옷 젖으면 학교에서 어떻게 해? 이따 집에 갈 때 발 담그고 멱감자."
진규가 냇가로 뛰어갈까 봐 혼을 냈다.
강한 햇빛에 덥고 눈부셨지만 오늘은 금방 도착한 기분이다.
교실에 들어서니 경진이도 수진이도 쌍둥이도 모두 웃는 얼굴로 나와 종국이를 맞이했다.
우리 반은 그사이 여러 명이 또 도시로 떠났고 이제 남은 사람은 나, 종국이, 수진이, 경진이, 쌍둥이 형제, 동길이 이렇게 7명이다.
"수진아 너는 방학 때 뭐하냐?"
"엄마가 외할머니 보러 가자고 했어. 지선이
너는 뭐할거냐?"
"나는 할머니 , 외할머니 다 옆에 살아서 갈 데도 없고 다사리(다슬기)나 잡고 냇가에서 헤엄치고 놀아야제."
"그래도 학교 안 오니 좋잖냐"
"응. 땡볕에
안 걸어도 되니 좋아 죽겄다. 너도 좋지??"
"모두들 자리에 앉고 집중."
오늘도 어김없이 회초리를 들고 온 선생님도 미소 가득한 얼굴에 상냥한 목소리다.
"오늘 방학하는 날이지?"
"네" 우리는 모두 목청껏 대답했다.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면 방학이 취소될까 봐.....
"이번 시간에는
방학을 어떻게 보낼지 계획표를 짜 볼까? 무리하지 않고 내가 지킬 수 있는 걸 만들자."
방학 내내 뭘 하지?? 방학 동안 계속 놀고만 싶은데.... 그래도 선생님이 검사할지 모르니까 열심히 만들자.
일단 기상시간은 무조건 7시다. 방학 동안 게을러지면 안 되니까. 공부도 복습 위주로 열심히 해야겠지??
친구들하고 냇가에서 수영도 해야 하고 엄마 아빠를 도와 오리랑 염소도 몰아야 하고 티비도 봐야 하고...
아빠 따라서 책도 읽어야겠지? 신작로에서 놀기도 해야 하고... 학교도 안 오는 방학인데 왜 이렇게 바쁘지?
이런 방학 계획표는 벌써 5번째다. 1, 2학년 때도
만들었지만 방학 동안 제대로 지킨 적은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꼭 계획표대로 할 것이다.
"자 다했으면 이제는 방학 숙제 내줄 시간이다.
지금 반장이 탐구생활 나눠주지?? 탐구생활 문제는 다 풀어야 한다. 그림일기도 밀리지 말고 매일 쓰고 만들기도 하나 골라서 만들어야 하고!!."
'숙제가 왜 이렇게 많아??' 탐구 생활을 펼쳐보니 할게 너무 많다.
'곤충 채집? 잠자리를 잡아야 하나?'
"한 장도 빠뜨리지 말고 열심히 해와야 한다."
"네~~" 우선은 무조건 자신 있게
대답했다.
"자 그리고 통지표도 부모님께 꼭 보여드리고!"
반장이 나눠주는 통지표를 받고서는 심호흡을 한번 해본다.
이번에는 '수'가 많았으면
좋겠는데... 짝꿍이 보지 않게 살짝만 펼쳐보았다.
'수'?? 오~~ '수'가 있네??!! 국어?? 산수??
역시나..
나는 체육이 '수'이다.
그리고 국어는 우 산수는 미.. 나는
유
일하게 체육이 '수'인 통지표를 받았다. 엄마에게 혼날지도 모르겠다.
"와 너는 체육 빼고 다
'수'냐? 애들아 경진이는 체육만 '우'이고 나머지 다 '수'래"
"와~~ 경진이
사람 맞냐?? 어떻게 다 '수'래? 글고 어떻게 체육이 '우'래?? 난 체육만 '수'인데"
"야 나도 체육만 '수'이고 국어랑 산수는 '양'이야"
모두들 부끄럼 없이 자기 성적을 얘기했다.
'양?? 내가 너보다 낫다.'
나는 왠지 어깨가 으쓱해졌다.
엄마가 혼내면 쌍둥이는 '양'이라고 말해야지.
선생님은 나에 대해 내성적이라고 써놨다. 그리고 착하고 상냥하며 맡은 일에 책임을 다 한다고
적혀 있다. 다 듣기 좋은 말들만 있으니 이건 엄마한테 자랑해야겠다.
"자 방학 동안
공부 열심히 하고 몸 관리 잘해서 한 달 후에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마자 "와~~~"라는 함성과 함께 우리의 방학이 시작되었다.
"종국아, 지선아 우리 전빵 가서 뽑기 하자"
쌍둥이 말대로 우린 전빵 앞에 섰다.
'뽑기를 할까? 과자를 살까? 빠삐코를 살까?'
뭘 먹어야 좋을지 고민하는 기분 좋은 순간이다.
"우리 방학하면 전빵 못 오네?"
"응???"
종국이의 말에 머리가 하얘졌다.
"그렇네. 학교 안 오면 전빵도 못 오네??"
"지선이 너는 빠삐코 먹을라고 4킬로 걸어올래?"
"응!! 근데 우리 엄마는 학교 안 오니까
용돈도
안 줄 거야.."
"야 그래도 난 안 먹고 안
올란다"
"그냐? 그럼 나도 그러는 게 낫겠다"
빠삐코를 먹는 것도 좋지만 우린 방학이 훨씬 좋다며 금세 마음이 풀어졌다.
"가자!! 애들아 집에 가자!!"
혜진이, 진규, 종국이, 나는 빠삐코 하나씩을 입에 물고 집으로 출발했다.
'오~예!! 방학이다.
드디어 방학이다!! 전빵도 학교도 잘 있어라~~ 한 달 후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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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ch Book
지선이의 슬기로운 산촌 생활 1
21
20. 돼지 탈출 사건
22
21. 운수 좋은날??(홍수)
23
22. 이사 하는 날
24
23. 나는 첫째인 게 정말로 싫다.
25
24. 야호!! 여름 방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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