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고영희... 너란 아이

by 아이쿠

원룸에 사는 손님들은

강아지 고양이를 많이 키워

품에 안고 와서 장을 볼 때도 많습니다.


반대로 떠도는 길고양이들도

많아 가게 밖을 나가면

한두 마리는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동네 캣맘이 따로 먹이를 챙기며

돌봐줄 정도이지요.


하루는 사부작사부작 하는

소리에 나가보니 문 앞에

고양이 한 마리가 서있습니다.

최근까지 사람 손에 키워진 듯

잘 정돈된 깨끗한 털에 울지도 않고

예쁜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습니다.


손님들이 문 앞에 서 있는

고양이를 보고 멈칫하면

먼저 다가가 다리 사이에

얼굴을 비비며 애교를 부리니

하룻저녁에도 여러 명이

밥을 사다 주었습니다.





배불러 탈 날까 봐 걱정한 제가

말릴 때까지 손님들은 밥을 사다

고양이를 대접했지요.


천생연분 커플도

이제 막 시작된 커플도

혼자 사는 총각들도

어린 아가씨들도

모두 고양이를 예뻐하니

이제는 마스코트처럼

매일 가게 문 앞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얼마 전

이사 가는 분이 버리고 간지

얼마 안 되었다고 합니다.

'아이고 불쌍해라.

차라리 키우지를 말지

왜 버리고 갔을까?

이것도 인연이라고

내가 데려다 키울까?

키우면 애들이 좋아할 텐데...'


하지만 아무리 고민해 봐도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저는

잘 키워낼 자신이 없습니다.

캣맘은 집에 고양이가

이미 너무 많아서 더 이상

데려갈 수 없다고 하고요.


유기 동물센터에 신고하자니

일정 기간 지나면 안락사

시킨다는 뉴스가 생각납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관할 유기 동물센터에 전화해보니

다행히 안락사는 안 시킨다지만

유기되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는데

이 증거를 찾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일주일 정도가 지나자 이제는

저를 비롯해 캣맘, 손님들 모두가

어찌해야 좋을지 걱정입니다.


그런데 다행히 그 고양이를 예뻐하던

한 손님이 키우겠다며 데려갔습니다.

씻기고 병원도 다녀왔다며

예쁘게 잘 노는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캣맘에게 소식을 전했습니다.


캣맘은 너무나 감격해했고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저조차도

너무 기뻐하며 안심했습니다.


매일 보이던 고양이가 안 보이자

손님들은 고양이 행방을 물었고

좋은 분이 데려갔다는 희소식에

모두 기뻐하며 안심했지요.


한동안 모두의 사랑을 받던

그 고양이는 새로운 주인과

지금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부록



한동안 가게 앞에 작은 참새들이

방금 죽은 듯 선명한 피를 흘린 채로

버려져 있었습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단골손님에게 물어보니 아마도

고양이가 잡았을 거라고 합니다.


고양이는 영특한 동물이라

고마운 사람들에게 은혜를 갚기에

시골에서는 집 주변의 해충도 잡고

뱀도 잡아 죽이고 했다면서요.


'난 밥도 잘 주지 않는데??'

생각해 보니 손님들이

우리 가게에서 고양이 밥을 사

길거리 고양이에게 나눠줍니다.


그래서 고양이는 그런 우리 가게를

은인의 집이라 생각한 것 같습니다.

사실일까? 진실은 저도 모릅니다.


손님의 말대로 고양이의 보은이라면...

먹지는 못했지만 고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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