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에 사는 손님들은
강아지 고양이를 많이 키워
품에 안고 와서 장을 볼 때도 많습니다.
반대로 떠도는 길고양이들도
많아 가게 밖을 나가면
한두 마리는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동네 캣맘이 따로 먹이를 챙기며
돌봐줄 정도이지요.
하루는 사부작사부작 하는
소리에 나가보니 문 앞에
고양이 한 마리가 서있습니다.
최근까지 사람 손에 키워진 듯
잘 정돈된 깨끗한 털에 울지도 않고
예쁜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습니다.
손님들이 문 앞에 서 있는
고양이를 보고 멈칫하면
먼저 다가가 다리 사이에
얼굴을 비비며 애교를 부리니
하룻저녁에도 여러 명이
밥을 사다 주었습니다.
배불러 탈 날까 봐 걱정한 제가
말릴 때까지 손님들은 밥을 사다
고양이를 대접했지요.
천생연분 커플도
이제 막 시작된 커플도
혼자 사는 총각들도
어린 아가씨들도
모두 고양이를 예뻐하니
이제는 마스코트처럼
매일 가게 문 앞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얼마 전
이사 가는 분이 버리고 간지
얼마 안 되었다고 합니다.
'아이고 불쌍해라.
차라리 키우지를 말지
왜 버리고 갔을까?
이것도 인연이라고
내가 데려다 키울까?
키우면 애들이 좋아할 텐데...'
하지만 아무리 고민해 봐도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저는
잘 키워낼 자신이 없습니다.
캣맘은 집에 고양이가
이미 너무 많아서 더 이상
데려갈 수 없다고 하고요.
유기 동물센터에 신고하자니
일정 기간 지나면 안락사
시킨다는 뉴스가 생각납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관할 유기 동물센터에 전화해보니
다행히 안락사는 안 시킨다지만
유기되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는데
이 증거를 찾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일주일 정도가 지나자 이제는
저를 비롯해 캣맘, 손님들 모두가
어찌해야 좋을지 걱정입니다.
그런데 다행히 그 고양이를 예뻐하던
한 손님이 키우겠다며 데려갔습니다.
씻기고 병원도 다녀왔다며
예쁘게 잘 노는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캣맘에게 소식을 전했습니다.
캣맘은 너무나 감격해했고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저조차도
너무 기뻐하며 안심했습니다.
매일 보이던 고양이가 안 보이자
손님들은 고양이 행방을 물었고
좋은 분이 데려갔다는 희소식에
모두 기뻐하며 안심했지요.
한동안 모두의 사랑을 받던
그 고양이는 새로운 주인과
지금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부록
한동안 가게 앞에 작은 참새들이
방금 죽은 듯 선명한 피를 흘린 채로
버려져 있었습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단골손님에게 물어보니 아마도
고양이가 잡았을 거라고 합니다.
고양이는 영특한 동물이라
고마운 사람들에게 은혜를 갚기에
시골에서는 집 주변의 해충도 잡고
뱀도 잡아 죽이고 했다면서요.
'난 밥도 잘 주지 않는데??'
생각해 보니 손님들이
우리 가게에서 고양이 밥을 사
길거리 고양이에게 나눠줍니다.
그래서 고양이는 그런 우리 가게를
은인의 집이라 생각한 것 같습니다.
사실일까? 진실은 저도 모릅니다.
손님의 말대로 고양이의 보은이라면...
먹지는 못했지만 고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