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반전의 그녀

by 아이쿠



단발머리의 그녀는 180 정도의 큰 키에
체격 또한 큰 편이라서 같이 서있으면
위압감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남자도 이렇게 큰 분은 많이 못 본듯합니다.


한데 그런 외모와 달리

그녀는 여리여리한 소녀감성입니다.
옷은 바지에 티셔츠 평범한 차림인데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가지고 다닙니다.


잔꽃무늬가 그려진 파우치와

가느다란 실을 꼬아 만든 팔찌

다양한 캐릭터들이 부착된 핸드폰 케이스~~


그 핸드폰 케이스 뒷면에 귀여운 쥐 인형이 붙어
삼성 페이 결제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자 어느 날 작은 쥐 인형이 맨 위에 달린

케이스로 바꿔왔습니다.

그 배려가 고마워

"어머 시원스럽게 거침없이 결제되네~"

하며 폭풍 칭찬을 하자
"그니까요. 잘 바꿨죠??" 하며 수줍게 웃습니다.

한 번은 큰 키의 비결이 궁금하여
"대체 뭘 먹고 이렇게 컸어요??"
하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대답을 기다리는 사이 다른 손님이
계산대 위에 물건을 올려놓습니다.
계산하느라 물어본 것도 잊고 일에 집중하는데

"우유 마셨어요!!"
"네??"
"키 크려고 우유 많이 마셨어요.

매일 1L 넘게 마셨어요"
라고 소곤소곤 말합니다.
"아~~~ 그랬어요?"




저에게 키 큰 비법을 알려주기 위해
그렇게 덩치 큰 사람이 다른 손님 계산이

끝날 때까지 한쪽에 서서 기다렸다가

조용히 말해주는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엽습니다.
"우리 아들들 키 크게 우유 많이 줘야겠어요~~"
그녀의 정성에 나도 기분 좋은 대답을 합니다.

하루는 여동생과 함께 왔는데
동생도 키가 170은 넘어 보입니다.
집안 유전인 것 같습니다.

"뭐여 지금??
우유라며?? 우유라며!??"
내가 웃으며 따지니
"진짜 우유도 많이 먹었어요..."
라며 또 소곤대니 귀여운 그녀의 화법은

항상 웃음으로 끝이 납니다.

밖을 보며 커피 한 잔 할 때는
이제는 이사 가고 없는 그 손님이
마트로 오던 그 길을 바라봅니다.
그렇게 바라보고 있자면 기다란 몸으로
조심조심 걷던 그 손님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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