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나의 하루 1

by 아이쿠


오늘은 출근하는 날입니다.

시장 야채 할머니 가게에 들러 대파 1단과

오이, 양파를 삽니다.

"지금 야채값이 많이 올랐네 그런 줄 아소~~잉~~"

야채 가격에 놀란 저를 보며 할머니가 말씀하십니다.

"네 지금 폭설에 한파에 그런가 봐요.."

"그랑께 어쩔 수가 없네 어여 조심히 가소"


꼭 필요한 야채 몇 가지만 사서 가게로 갑니다.

"오셨어요?"

직원이 반갑게 맞이합니다.

"배고프지?? 어서 들어가서 점심 먹어"

점심은 반찬만 배달해주는 도시락인데

솔직히 별로입니다.

그냥 한 끼 대충 때운다는 생각으로 먹지요.


"오늘 녹차라떼 타 먹어요. 제가 탈게요"

직원이 우리 가게에 없는 새로운걸

집에서 가져왔다며 꺼내보입니다.

"좋아!!"


가게 밖에서 거리두기를 하며 차를 마십니다.

"음 맛있다. 어떻게 이렇게 맛있게 탔대??"

맛난 것에 기분이 좋아져 칭찬하지요.


코로나 얘기.. 손님 얘기...

주린이답게 주식 떨어진 얘기 등등.

우린 심난한 얘기들을 하면서도

뭐가 좋은지 캴캴캴 웃습니다.


그러는 사이 단골손님이 들어옵니다.

요즘 이 손님은 수제 맥주에 빠져 있습니다.

두껍고 큰 맥주컵이 든 수제병맥주를

4세트나 사면서 컵은 필요 없다고

우리에게 줍니다.


"이거 두껍고 커서 맥주 마시고 아이스커피

마시기 딱 좋은데 왜 안 가져가요?"

"집에 이미 여러 개라 더 이상 둘 곳도 없어요"

"그럼 그냥 받기 미안하니까 이거라도 받아요"

하며 블루베리 한팩을 줍니다

한사코 마다하니 억지로 쑤셔 넣습니다.


"오예~두 개씩 나눠갖자!!"

우리 둘은 별것 아닌 것에 또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제는 그동안 내린 눈 때문에 바닥에 깔아 둔

박스 상자를 모조리 치우고 바닥청소를 해야 합니다.

박스를 다 떼어내고 둘이 구석구석 쓸어냅니다.

"물걸레질은 제가 할게요"

"그래 그럼 난 바깥 청소를 할게"


사람들이 버리고 간 음료 캔, 담배꽁초 온갖 쓰레기들..

앞 가게 사장님이 내어주신 주차자리까지

모두 쓸어내 깨끗하니 기분까지 상쾌합니다.

매장도 쓱싹쓱싹 걸레질까지 마치니

반짝이는 바닥에 이제야 속이 시원합니다.



청소가 끝나자마자 거래처가 들어옵니다.

"이번 달은 왜 이렇게 늦었어요? 벌써 중순이네요"

"미안해요. 이번 달에 그렇게 됐어요."

물품을 검수했으니 단가를 확인합니다.

"이거 단가 확인 좀 해줘요.. 너무 비싸요.

입고가가 다른 매장 판매가랑 같아요."

"이거 입고 단가 맞아요."

"우리만 비싸게 주는 거예요??"

"아니에요 신제품인데 저희 대리점은

이 가격이 최저단가예요"

"알겠어요 난 단가 실수한 줄 알고

얘기한 건데 그럼 그냥 그렇게 해요."

이 대리점 사장님은 몇 년 동안 숫자 한번

틀리지 않는 정확한 분이시기에

더 따져들지 않습니다.


거래처 진열이 다 끝났으니

이제는 나의 일을 시작합니다.

바나나와 귤을 소분해서 포장하고

양배추는 한통을 네 토막으로 소분하고

양파 한 망을 꺼내어 껍질을 까 낱개 포장

청양고추도 개수를 맞춰 포장합니다.

과일은 랩을 벗겨 상태를 확인하고요.


일을 마치고 나니 벌써 4시입니다.

직원 있을 때 밥을 먹어야 편하니

배고픔과 상관없이 밥을 먹지요.

양치도 하고 화장실도 다녀오니 이젠

저녁 장사를 할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직원이 출근하면서부터 기다렸을 5시입니다.

"어서 퇴근해. 오늘도 수고했어"

"갈게요 담주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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