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저녁과 주말에는
남편과 교대로 혼자 근무합니다.
혼자 근무하며 가장 불편한건
식사와 화장실입니다.
신기한건 좀 한가하다 싶어
컵라면 먹으려고 물부어 놓으면
그때부터 손님이 몰립니다.
15분동안 잘 불려진 컵라면을
꾸역꾸역 들이마실때도 많지요.
창고에서 불어터진 라면을
급하게 먹다보면 가끔은
처량한 느낌이 들고는 합니다.
그래도 밥은 눈치껏 먹거나
안먹으면 그만이지만
진짜 힘든건 화장실입니다.
화장실에 있다 손님이 부르면
마음이 다급해집니다.
차라리 그냥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가끔 하는데
우리 손님들은 우렁찬 목소리로
저를 부르며 기다립니다.
그렇게 급하게 나올때는
참 민망하고 부끄럽지요.
그럴때면 장사를 해도
좀 품위있는거 하고 싶다.
작업복 대신 예쁜옷 입고
구르마대신 핸드백들고
목장갑대신 젤네일하고
주변 맛집 가서 점심먹고
한가하게 화장실도 갈 수 있는
그런 가게 하고 싶다...
라는 헛생각을 잠깐 합니다.
제가 가게에 도착하면 울직원이
너무도 반갑게 절 맞이하니
'너 너무 나 좋아한다~'
하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완전한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편안한 식사와 화장실 사용이
반가웠던 것이지요.
그날도 혼자 일하는데 슬슬 배가 아픈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입니다.
한손님만 나가면 되는데
맨날 우유만 사던 그 손님은
그날따라 어슬렁어슬렁
신세계 아이쇼핑하듯
저희 가게를 둘러보고 계십니다.
아 제발 제발 제발!!!!
제~~~~~발 나가주세요!!
속으로 빌어봅니다.
다행히 손님은 오래지 않아 나가셨고
저는 이제 더이상 어떠한 방해도
받으면 안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누가 불러서 나오는 일이
있으면 안돼!! 절대로!!
저는 다른 손님이들어오기전에
배달중이라는 팻말을 문앞에 붙이고
가게 문을 잠궜습니다.
뒷문을 통해 화장실로 들어가
아주 느긋하게 볼일을 보았지요.
천천히 손도 깨끗이 씻고...
여유를 만끽합니다.
이렇게 좋은 방법이...
'역시 난 똑똑해!!'
가게 문앞에 와보니
몇몇 손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제 기분은 더할나위 없이 좋습니다.
그 이후로도 급할때면 배달팻말을
붙이고 화장실을 다녀왔지요.
그럴때마다 몇몇의 손님은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그날도 저만의 배달을 다녀왔더니
기다리던 손님이
"와따 이집은 올때마다 배달갔네~~!!!
장사가 잘된갑소~~!!
남들은 장사안돼 죽겄다던디 잘되면 쓰겄소.
근디 장사가 그렇게 잘되면 사람을 하나 구하제~~"
기다리던 아저씨가 칭찬같은 칭찬같지 않는
뼈있는 말을 하십니다.
조금은 부끄럽고 민망했습니다.
미안한 마음도 들었고 짜증나는
손님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물과 음식을
자제하게 되었지요.
확실히 배달이 줄어듭니다 ~
그럼 덕분에 살이 빠졌겠다구요?
퇴근후 새벽에 먹는 두끼같은 한끼와
그에 곁들이는 맥주가 있으니까 ....
더 찝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