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이라지요..

by 아이쿠

60대 후반인 아주머니는 이 동네에

오래 살았고 친구분들도 많았습니다.

남에게 무언가를 받으면 그 보답을 위해

저희 가게에 들러 뭘사줘야 좋아할지

물어보곤 했습니다.넉넉한 살림은

아니었지만 항상 베풀려 했지요.


지병으로 인해 신체적 장애가 있었는데

일상생활에는 불편이 없지만 컨디션이

안좋은 날엔 집에서 쉬어야 했습니다.


이제는 이렇게 동네 친구들과 남은 여생

편하게 살면 될 것 같았지만 그 평범함도

쉽지 않는건 자식들 때문이었습니다.

자식들의 보살핌을 받아야 했지만

현실은 오히려 반대였지요.


마흔살이 넘은 큰아들은 정신적으로 모자랐고

작은아들은 이혼후 혼자서 애둘을 키우며 일을

했으니 어머니를 보살필 여유가 없었습니다.


아주머니는 큰아들을 데리고 살며 그의 뒷치닥거릴

해야 했습니다. 그는 동네에서 작은 말썽들을 부렸고

주민들은 아주머니의 아들인지 알면서도 친절하게

대하는건 점점 힘들어졌습니다.


저희가게에서도 이런저런 말썽을 부렸고

그로 인한 직원과 남편의 스트레스는 날로 컸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우리는 그저 짜증나지만

아주머니의 속은 얼마나 썩어 문드러지겠냐며

직원을 다독였고 남편에게는 우리도 자식키우니

화나도 함부로 하지말자며 다짐했습니다.


그런데도 큰아들의 기이한 행동에 결국

저도 폭발해서 떨어지지 않는 입으로

아주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다행히 아주머니는 무서운 어머니였기에

더 이상 그의 말썽은 없었습니다.



감사한건 그뒤로도 변함없이 저희가게를

찾아주셨고 가끔은 작은아들네 간다며

요즘 애들은 무슨 과자를 좋아하는지

음료수는 뭘 좋아하는지 묻고는 했습니다.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이던 어느날

남편은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해서는

"자기야 그 아주머니 어제 돌아가셨단다"

라는 믿지 못할 소식을 전했습니다..

"어? 어? 갑자기 왜? 어떻게?"

"나도 몰라 방금 동네분한테 들었어"


분명 며칠전에 건강하게 가게 오셨는데 ...

믿기지가 않았고 실감이 안났습니다.

며칠 후 출근해 아주머니와 친했던

손님에게 상황을 물어보니 손주들 줄

반찬을 만들어야겠다며 시장길을 향하던

아주머니는 뜻밖의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겼을때 이미 사망했다고..


가족 모두가 아직은 아주머니를

필요로 하는데 이런 사고를 당해도 되나?

이렇게 허무하게 돌아가셔도 되는건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큰아들은 어머니의 죽음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큰아들은 이제 어떻게 되는걸까?

기이한 사람이었지만 엄마없는 삶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애처로웠습니다.


한동안 실감이 안났지만

사고지역을 지날때면

아주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지금은 잊혀진 아주머니가

좋은 곳으로 가셨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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