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고양이에게 생선을!!

by 아이쿠

이상한데?? 이상한데??

일요일인데 포인트 결제가 왜 이렇게 많지?

오랜만에 온 가족이 쉬는 일요일 오후

남편이 가게 매출 앱을 보다가 의아해하더니

바로 알바생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합니다.

"오늘 포인트 결제하고 간 사람 누구야??"

"직원 오빠요..."

"누구??"

"주중에 근무하는 직원 오빠가 라면이랑

이것저것 사서 포인트 결제하고 갔어요"

cctv를 조회해 보니 주중 아침에 가게를

오픈해서 5시까지 일하는 그 직원이 맞습니다.


우린 바로 가게로 달려갔습니다.

"그 오빠 어디 가나 봐요 물건을 엄청 많이

사더니 포인트로 결제하고 남은 포인트는

저더러 다 쓰라고 하면서 갔어요."


조회해보니 그 직원이 결제한 포인트

이름은 실제 그 직원 이름과 다릅니다.

2~3개월 전 유령회원을 하나 만들고

몇 번에 걸쳐 포인트 금액만 추가했습니다.


손님들 중 포인트를 넣어두고

물건 살 때 차감을 하는 분들이

꽤 되는데 그걸 이용한 것이지요.


손님들이 물건을 사며 현금을 주면

그 현금은 자기가 갖고 유령 회원

포인트로 결제하니 금고상 금액은

맞아떨어졌기에 우리는 몇 개월 동안

전혀 몰랐던 거고요.


남편이 주차 중일 때도 급하게 현금을 빼고

잠시 화장실 간 순간에도 돈을 빼고 있었습니다.

뉴스에서나 볼 수 있었던 직원들이 금고에

손대는 그 장면이 우리 cctv에 보입니다.

순간 우리는 심장이 뛰고 손이 떨렸습니다.

특히 남편은 큰 충격을 받은 듯했습니다.



출근해서는 몰래 빵과 우유를 챙기고

사정이 있어 저녁 알바를 시킨 날에는

계산하지도 않은 물건들을 챙겨갑니다.

cctv가 있는데 어찌 이런 일을..


몇 개월 열심히 훔쳐도 들키지 않았는데

그날 다른 도시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크게 하려다 딱 걸린 겁니다.

역시 꼬리가 길면 밟히나 봅니다.


작은 동네이기에 직원의 도둑질은 금방

소문이 났고 본인이 가게를 하는 손님들은

자신들도 겪은 옛이야기를 들려주며 장사하면

별사람들 다 만나니 경험했다 생각하고

너무 맘 쓰지 말라고 저희를 위로했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저는 가게에

소홀했고 남편은 장본 후 1시에나 가게에

도착하니 오전 내내 그 직원 세상이었지요.


돈도 돈이지만 그 배신감이 더 컸습니다.

사람들이 왜 사기당하고 화병이 나는지

알겠더군요. 저희는 소액인데도 손 떨리니..


며칠 뒤 경찰의 연락을 받았는지

전화를 걸어와 본인이 도둑질한 금액이

얼마인지 알려주면 송금하겠다고 합니다.

기가 막힌 남편은 법정에서 보자고 했지요.


몇 년이 걸리더라도 꼭 법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며 시간만 나면 그놈이

결제한 영수증을 모두 찾아 복사했습니다.

영수증은 몇 개월 지나면 잉크가 날아가니

장기간 보관을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현금을 챙기는 cctv 속 모습을

모두 저장해 두었습니다.

그렇게 긴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남편은 몇 번이고 법원 출석을 했지만

그놈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더군요.

2년이 지나서야 원금을 받았습니다.

저희도 이리 오래 걸릴 줄은 몰랐습니다.

돈이고 나발이고 사건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것에 속 시원했습니다.


그놈은 평소 조용한 성격으로

소곤소곤 말하고 행동도 차분해

무엇을 하든 세월아 네월아

급할 것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렇게 느리고 눈치 없어서

사회생활 힘들 수 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핸드폰 게임을 하며 일을 했기에

양파 하나 까는데 10분이 걸리고

자주 지각을 해 우리가 아침마다

깨워줘야 했습니다. 하~

가끔 며칠씩 무단결석을 해도...

남 일 시키기 어렵다는 걸 알기에

아침에 문이라도 열어주는 거에

만족하고 계속 같이 일했습니다.

한데 도둑질까지 하다니요.....


사람 밑에서 일하는 것도 어렵고

사람 데리고 일하는 것도 어렵고

여러모로 사람 때문에 힘듭니다.

이 일을 겪고 나니 항상 좋은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려던 저도 은연중에

혹시 하는 의심도 들게 되더군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뿐 어디에나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있으니

잘 가려 정을 나누면 되기에

이제는 지난날 이런 일도 있었다

하는 얘깃거리일 뿐입니다.


사람에게 치이기만 했다 하기에는

좋은 분들에게 위로받는 경우가

더 많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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