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데?? 이상한데??
일요일인데 포인트 결제가 왜 이렇게 많지?
오랜만에 온 가족이 쉬는 일요일 오후
남편이 가게 매출 앱을 보다가 의아해하더니
바로 알바생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합니다.
"오늘 포인트 결제하고 간 사람 누구야??"
"직원 오빠요..."
"누구??"
"주중에 근무하는 직원 오빠가 라면이랑
이것저것 사서 포인트 결제하고 갔어요"
cctv를 조회해 보니 주중 아침에 가게를
오픈해서 5시까지 일하는 그 직원이 맞습니다.
우린 바로 가게로 달려갔습니다.
"그 오빠 어디 가나 봐요 물건을 엄청 많이
사더니 포인트로 결제하고 남은 포인트는
저더러 다 쓰라고 하면서 갔어요."
조회해보니 그 직원이 결제한 포인트
이름은 실제 그 직원 이름과 다릅니다.
2~3개월 전 유령회원을 하나 만들고
몇 번에 걸쳐 포인트 금액만 추가했습니다.
손님들 중 포인트를 넣어두고
물건 살 때 차감을 하는 분들이
꽤 되는데 그걸 이용한 것이지요.
손님들이 물건을 사며 현금을 주면
그 현금은 자기가 갖고 유령 회원
포인트로 결제하니 금고상 금액은
맞아떨어졌기에 우리는 몇 개월 동안
전혀 몰랐던 거고요.
남편이 주차 중일 때도 급하게 현금을 빼고
잠시 화장실 간 순간에도 돈을 빼고 있었습니다.
뉴스에서나 볼 수 있었던 직원들이 금고에
손대는 그 장면이 우리 cctv에 보입니다.
순간 우리는 심장이 뛰고 손이 떨렸습니다.
특히 남편은 큰 충격을 받은 듯했습니다.
출근해서는 몰래 빵과 우유를 챙기고
사정이 있어 저녁 알바를 시킨 날에는
계산하지도 않은 물건들을 챙겨갑니다.
cctv가 있는데 어찌 이런 일을..
몇 개월 열심히 훔쳐도 들키지 않았는데
그날 다른 도시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크게 하려다 딱 걸린 겁니다.
역시 꼬리가 길면 밟히나 봅니다.
작은 동네이기에 직원의 도둑질은 금방
소문이 났고 본인이 가게를 하는 손님들은
자신들도 겪은 옛이야기를 들려주며 장사하면
별사람들 다 만나니 경험했다 생각하고
너무 맘 쓰지 말라고 저희를 위로했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저는 가게에
소홀했고 남편은 장본 후 1시에나 가게에
도착하니 오전 내내 그 직원 세상이었지요.
돈도 돈이지만 그 배신감이 더 컸습니다.
사람들이 왜 사기당하고 화병이 나는지
알겠더군요. 저희는 소액인데도 손 떨리니..
며칠 뒤 경찰의 연락을 받았는지
전화를 걸어와 본인이 도둑질한 금액이
얼마인지 알려주면 송금하겠다고 합니다.
기가 막힌 남편은 법정에서 보자고 했지요.
몇 년이 걸리더라도 꼭 법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며 시간만 나면 그놈이
결제한 영수증을 모두 찾아 복사했습니다.
영수증은 몇 개월 지나면 잉크가 날아가니
장기간 보관을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현금을 챙기는 cctv 속 모습을
모두 저장해 두었습니다.
그렇게 긴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남편은 몇 번이고 법원 출석을 했지만
그놈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더군요.
2년이 지나서야 원금을 받았습니다.
저희도 이리 오래 걸릴 줄은 몰랐습니다.
돈이고 나발이고 사건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것에 속 시원했습니다.
그놈은 평소 조용한 성격으로
소곤소곤 말하고 행동도 차분해
무엇을 하든 세월아 네월아
급할 것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렇게 느리고 눈치 없어서
사회생활 힘들 수 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핸드폰 게임을 하며 일을 했기에
양파 하나 까는데 10분이 걸리고
자주 지각을 해 우리가 아침마다
깨워줘야 했습니다. 하~
가끔 며칠씩 무단결석을 해도...
남 일 시키기 어렵다는 걸 알기에
아침에 문이라도 열어주는 거에
만족하고 계속 같이 일했습니다.
한데 도둑질까지 하다니요.....
사람 밑에서 일하는 것도 어렵고
사람 데리고 일하는 것도 어렵고
여러모로 사람 때문에 힘듭니다.
이 일을 겪고 나니 항상 좋은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려던 저도 은연중에
혹시 하는 의심도 들게 되더군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뿐 어디에나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있으니
잘 가려 정을 나누면 되기에
이제는 지난날 이런 일도 있었다
하는 얘깃거리일 뿐입니다.
사람에게 치이기만 했다 하기에는
좋은 분들에게 위로받는 경우가
더 많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