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가게 맞은편에는 미용실이 있습니다.
세련된 인테리어와는 거리가 먼
어렸을 때 동네에 있을법한 미용실이죠.
으잉 그랄까? 할머니도 여기서 염색하고
돌아가신 아주머니도 이 미용실을 다녔으니
동네 사랑방 같은 곳입니다.
미용실 사장님은 60대로 통통한 몸매에
정성이 들어간 짧은 웨이브 머리를 하고
항상 바쁘게 여기저기 다닙니다.
미용실을 찾은 손님들을 위해 간식을
손수 만드시는데 간단하게는 주먹밥부터
정성이 들어간 한과까지 그 종류는 다양합니다.
간식 재료를 사기 위해 저희 가게에 자주 오시지요.
미용실 손님들도 사장님의 수고를 알기에
저희 가게에 와서 미용실 사장님에게 줄
음료나 과일을 사니 참으로 귀한 분들이네요~.
사장님은 저희에게도 인심을 베푸시는데
한과, 새우튀김.... 김장김치에
최근에는 손질한 반건조 조기까지.....
지금까지 해주신 음식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그중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따뜻한 밥상입니다.
갓 지은 밥에 보글보글 끓인 된장국
직접 구우신 떡갈비에 정갈한 몇 가지 밑반찬
예쁘게 쟁반에 차려서 가져오셨습니다.
"여기에 친정도 시댁도 없이 애들 키우며 장사한다면서요?
언젠가 한번 꼭 맛있는 밥 먹이고 싶었어요."
그 밥은 너무나 맛있었고 감동이었습니다.
저는 그저 음료수 몇 병으로 감사하다는 맘을 전할 뿐이죠.
처음에는 사장님의 호의를 의심했습니다.
'다른 목적이 있는 걸까?? 왜 이렇게 잘해주시지?'
그래서 항상 친절하면서도 경계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중 하루는 복지관 등으로
미용 봉사를 다니시고 아주머니가 돌아가셨을 땐
아무것도 모르는 큰아들과 작은아들을 대신해
교회 분들과 장례비까지 내주시며
아주머니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셨습니다.
이런 여러 일들을 통해 주변에 선한 영향을 준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후론 진심으로 대합니다.
사장님은 가게도 하면서 같은 동네에 사는
딸 부부의 아이도 챙기느라 항상 바쁩니다.
며칠 전에는 7살 외손자를 데리고 들어오시며
"얼초 있어요?? 얼초??" 하며 멋쩍게 웃습니다.
"네?? 얼초가 뭘까요??"
"몰라 나도 모르겄어 저 작은놈이 얼초라고 그러던디 ..."
"얼초..얼초..아 얼려먹는 초코과자요??"
과자 코너에서 찾아와 꼬마를 보며
"이거 맞지??" 하니 수줍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하이고 참나 꼬맹이 비위 맞추기 힘들어 죽겄어~~"
하며 원한 걸 찾았다는 것에 안심합니다.
어느 날은 꼬맹이가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왔습니다.
"어??? 염색했네~~~ 멋지네?? 와우~~~~"
수줍음을 잘 타는 아이라 더 오버하며 말했습니다.
옆에 서있던 아이 엄마가
"친정엄마가 애랑 너무 심심해서 염색했대요.
기르면 잘라내야죠.."라고 말합니다.
코로나로 유치원을 못 가니 하루 종일 손자와
심심했던 사장님은 아이 머리를 염색하며
그날의 무료함을 달랬던 것입니다.
사장님은 오늘도 오셔서 식재료를 사 갑니다.
"아니 어제 바깥 사장님이 뭔 두유를 챙겨준다요??"
"아이고 사장님!!! 김치에 손질한 조기까지...
제가 받은 것에 비하면 두유로는 약소하지요.."
"어메 진짜 자꾸 그럼 담엔 난 못 줘!!"
"아니 아니 주세요~~ 계속 주세요~~~"
제 말은 듣지도 않고 나가버립니다.....
'안 주면 안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