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가게는 동네 골목길에 위치해 있어
항상 주차문제가 끊이질 않습니다.
업체 2~3곳만 몰려도 주차 전쟁이죠.
그래서 급한 업체들이 양해도 없이
앞 사장님 가게에 주차를 하는 상황이
빈번해졌습니다.
참다못한 사장님은 오셔서
"자꾸 우리 가게 앞에 차를 오래 세워두는데
우리도 영업 차량들이 오니 그러면 안 돼요.
주의시켜주시오. 나 두 번 세 번 말하기 싫소."
라고 선전 포고하듯 말씀하셨습니다.
"네 죄송합니다. 주의하겠습니다."
당시 저희는 가게를 막 인수해 잘 모르니
일단 무조건 사과하고 개선하려 했습니다.
업체들에게 앞 가게에 주차하지 말기를
부탁했고 한동안은 잘 지켜졌습니다만
차가 몰리면 저희도 다른 방법이 없어
양해를 구해서라도 자리를 빌려야 했지요.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앞 가게 사장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했습니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날씨가 참 좋네요."
제가 출근하는 날이면 일부러 매장을 찾아가서
항상 웃는 얼굴로 인사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사장님과 친숙해지자
"사장님!!"
"예?"
"소녀 인사 여쭙니다."
"허허허 다른 일은 없고라?"
"소녀 그만 물러 나옵니다."
그러고는 사극에서처럼 뒤로 물러 나오는
코믹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친정 아빠와 연세가 비슷해서 이런 장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사장님!!"
"네? 뭔 일이오?"
"이거 요구르트 날짜가 오늘까지네요? 부담 없이 드세요."
"아 고맙소. 잘 먹을게요."
"사장님~이거 요구르트~"
"아 예 잘 먹을 게라."
"사장님"
"아 왜라 아따 이제 그만 먹고 싶소"
"그럴까요? 그럼 사장님 냉커피 드세요.
여름엔 ~아이스커피~사장님~냉커피 콜??"
"아 이제 그만 먹을라요 나 아까 커피 마셨소"
"이거 정말 약하니까 보리 차라고 생각하고 드세요."
"사장님~냉커피 배달 왔어요."
이런 노력으로 전 앞 가게 사장님을 웃게 만들었고
저희는 이제 제법 친해졌습니다.
이제는 제가 출근하면
"오늘 당번이오?"라고 물으시고 가게에 오셔서는
"만두가 뭐가 맛있소?
세탁기에서 냄새가 나는데 그거 뭐 약품이 있던데?"
이렇게 도움을 요청하시기도 합니다.
"사장님 오늘 소주를 왜 이렇게 많이 사세요?"
"오늘 순천 가서 사람들이랑 먹고 놀기로 했소"
"아~잘 다녀오세요"
고향에 가실 때도 이렇게 일부러
저희 가게에서 장을 봅니다.
얼마 전에는 사장님 가게 앞 한자리를
저희 주차 자리로 쓰라고 내주셨습니다.
그 자리에 저희 가게 주차금지 팻말이 딱!!!
평소 사장님은 자기 관리를 잘하시고 예의도 분명합니다.
아무래도 처음에 양해 없이 장시간 주차를 한 비매너에
화가 났을 것입니다.
이제는 동네 궁금한 점을 여쭤 해결하기도 합니다.
항상 반겨주시니 좋은 이웃이 있음에 참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