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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수 Jul 17. 2024

아방가르드 5기 다윗이야기 글쓰기를 마치며

'자기치유를 위한 글쓰기 학교' 5기 다윗이야기 강좌가 끝났습니다. 강의 소감을 조금 남겨 두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유튜브는 더욱 어렵지만 늘 배철현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면 머리속이 무거워 집니다. 그러니까 이 증상을 상세히 표현하자면 내 안의 고정관념이 배철현 교수님의 강의로 온통 뒤흔들리고 내 안의 무식이 강의를 통해 뒤엎어지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야말로 대혼돈입니다. 그러나 마약과 같이 다시 그 궁금증의 세계로 돌아가는 마법이 있습니다. 잘 살고 싶어서 그럴 겁니다. 나도 남은 오십년을 잘 살고자 교수님의 강의를 다시 듣고 또 듣고 일상에서 실천해 보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내일을 오늘보다 잘 살아보고 싶은 욕망은 언제나 진실입니다.

정리를 하지 않으니, 어제의 쌓여있던 감정이 해소되지 않아 글이 잘 써지지 않았습니다. 주저리 주저리 어제의 남은 찌꺼기들을 써내려가다가 마음이 가라앉아 모두 지웠습니다. 교수님의 강의 소감을 남긴다는 것은 감히 쉬운일은 아닙니다. 한시간 반 정도 진행되는 강의의 끝에 질문을 하라고 하시는데 질문도 잘 나오지 않습니다. 강의를 소화하는 것 만으로도 벅차기 때문이기도 하고, 성서적인 배경지식이 빈약해서 그런지도 몰라요. 어쩌면 내 삶과 접목하는 습관이 없어 질문이 나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첫 시간 질문했던 나는 점점 질문이 나오지 않게 되고 오직 경청하게 되었어요. 누군가 경청이 가장 큰 질문이라고도 했으니 나름 위로삼아 봅니다. 


먼저 아침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다윗이야기를 하는데 뜬끔없이 무슨 아침운동일까요? 결론은 나는 다윗이야기 강의를 통해 변화된 것이 아니라 교수님이 올리는 교수님의 일상의 감동적인 장면을 통해 변화했던 겁니다. 샤갈과 벨라를 데리고 운동장을 뛰는 모습, 아침산책 중 찍어 보내주신 사진들, 산책 중 만난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나도모르게 교수님의 아침운동을 따라하게 되는 것이었어요. 귀를 즐겁게 했던 다윗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도 물론 경청했지만, 나는 교수님의 삶을 경청하고 있었던 겁니다. 일찍 일어나 늘 늘어지는 아침을 보냈다면 눈을 뜨자 말자 날씨를 확인하고 바로 산책을 나가는 하루를 시작했어요. 신기한 일이지요?


학생들에게 전하는 말이 달라졌어요. 어리지만 어리게 대하지 않고 깊이 대화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또한 아침시간 학생들에게 나도 모르게 독서와 글쓰기의 즐거움을 던지고 있었어요. 그냥 글씨를 읽지 말고 생각하라고 말하고 있었어요. 하물며 그 생각하는 일이 즐거운 일이 아니겠느냐 질문하고 있었습니다. 늘 행간을 해석해 주고 시를 경탄하며 읽어 주시는 교수님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가고 있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기계처럼 하던 환경 수업 시간에 나도 모르게 생명에 대한 존중과 인간의 겸손을 말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순간 순간 메모를 해 둘걸 그랬어요. 교단에 서서 내가 하는 말에 나도 놀라던 순간이 몇 번이나 스쳐지나갔는데 잊어버렸네요. 강의를 들으며 변화되는 나를 느끼는 것은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사실 감동이 가장 큽니다. 교수님의 유튜브도 마찬가지지만 뾰족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이 있었습니다. 좋은 강의를 들을 때 오는 감동이 있어요. 기억을 돌아보니 늘 나는 옥한흠 목사님의 강의 테이프를 들으며 많은 감동을 느꼈는데, 그때의 감동과도 같았습니다. 그야말로 인생의 풀리지 않는 의문에 대해 함께 질문해 주셔서 그런지도 모르고, 그 의문에 해답의 길을 밝혀 주셔서 그런것도 같아요. 아마도 교수님의 삶이 감동적이라 그럴것 같기도 해요. 우연히 알게된 교수님의 블로그와 유튜브는 늘 감동이 있었습니다. 어린 학생들도 마다하지 않고 사랑하시고, 버려진 개들을 찾아 헤매시는 모습은 감동을 넘어 경이로움이 있습니다. 내 안의 스러져 가는 사람에 대한 사랑의 불꽃을 밝혀 주셔서 그런거 아닌가도 싶어요.


정리를 한다는 것이 오히려 건방진 것 같지만, 나를 위해 소감을 남겨두고 싶어 이 글을 마무리로 씁니다. 돌아보니 수업이 개선된다는 느낌을 받는 다는 것은 내 삶의 가치관이 변화했다는 것과 똑같은 말이었네요.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며 내 삶의 가치관이 변화되었네요. 오늘도 나는 별것 아닌 일에 울컥한 어제의 나에 사로잡혀 글조차 잘 쓰지 못한 아침을 보냈지만 보물처럼 얻은 작은 변화를 소중히 간직하고 날마다 무럭무럭 키워나가야 겠어요. 귀한 나의 모습을 보려면 거친 나의 서투름을 반성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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