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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수 May 12. 2024

감사일기의 힘!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해요

#습관 #루틴

올해 실천교육교사모임의 '함께실천2024' 소모임의 리더로 활동하며 감사일기를 매일 쓰겠다고 다짐했는데 15일 매일 브런치 발행을 이유로 잠시 중단했네요. 다시 감사일기를 쓰려 합니다. 모임 리더로 책임감을 잠시 잊었네요. 나에게는 커다란 축복입니다. 감사일기는 꼭 써야 하는 것이 아니면서도, 쓰게 되면 그만큼 축복인 것도 또 없어요. 세계를 움직이는 리더들이 하나같이 감사일기를 꼭 추천하는 이유를 이제는 좀 알 것 같습니다. 감사일기는 내 삶을 감사로 바꾸기도 하지만 긍정과 실천으로 일단 바꾸어 줍니다. 


감동의 순간은 오래 기억된다

산책 중에 뜬금없이 남편과 연애시절 남편에게 감동했던 한 장면이 떠올랐어요. 이런 것을 떠올리는 나 자신에 사실 더 놀랐던  건 안 비밀입니다. 연애시절 남편은 지금은 나의 삶의 터전이 안양이지만 당시에는 남편은 안양에 살고 나는 서울 개포동에 살았어요. 남편은 날마다 내가 머물던 개포동으로 왔고 가까이 탄천을 함께 걸었습니다. 당시 남자친구이던 남편과 나는 늘 그곳 탄천변을 거닐며 데이트를 했죠. 어느 날 나의 운동화 신발 끈이 풀렸던가 봅니다. 그것을 캐치한 남편은 얼른 나의 운동화 끈을 1초도 주저하지 않고 묶어 주는 거예요. 그날 남편의 그 모습은 나에게 감동과 헌신으로 다가왔고, 내가 남편과 결혼을 결심하기로 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운동화와 관련된 남편과의 추억은 그 이후에도 또 있기는 했죠. 남편은 항상 운동화 사주는 것을 좋아했고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이젠 아이들 운동화 사주느라 헌신하긴 하지만 늘 운동화를 떠올리면 남편의 헌신과 진심을 느끼게 돼요. 


사실 나는 남편에 대한 감동을 언제 느껴 보았나 기억이 안날 정도로 익숙해져 버렸어요. 무엇을 사줘도 감동이 없고, 함께 영화를 보거나 산책을 가도 감동은 없습니다. 이미 생활이자 요샛말로 '가구'가 된 거죠. 그런 내가 뜬금없이 남편의 헌신과 감동이 억지로도 아니고 자연스레 떠올랐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 아닐 수 없어요. 혹시 여러분은 최근 오래된 가구 같은 남편과의 설레던 연애시절이 갑자기 떠오른 적이 있나요? 그것도 그때 그 감동과 전율과 함께요. 아! 물론 내가 인근의 안양천을 산책하며 비슷한 장소를 거닐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어요. 하지만 그 안양천은 날마다 걷던 장소일 뿐입니다. 수백 번 아니 천 번을 걸었을 그 장소에서 단 한 번도 떠올린 적 없던 남편의 감동적인 장면을 떠올린 근본적인 이유를 찾자니 '감사일기'를 사 년째 쓴 것! 그 이유밖에 떠오르지 않아요. 4년째 감사일기를 써 왔고, 그 대부분을 남편에 대한 감사일기를 맨 처음으로 써 왔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남편에게 콩알만큼도 감사하지 않는데 '거짓말'을 쓰는 것 같은 죄책감도 들었고, 설거지 하라면 투덜거리고 장본 것을 들라고 하면 투덜거리는 남편이 괘씸하기만 한데 감사일기라니 계면쩍기도 하고 '오글오글'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다들 좋다고 하고, 나의 감사일기 멘토가 항상 남편에 대한 감사를 쓰는 것을 보고 그냥 따라 하기로 했죠. 그렇게 어언 4년째 남편에 대한 감사일기를 쓰면서 매일 하루 동안 남편이 감사했을 때를 떠올리는 '남편의 감사한 점 생각하기' 습관이 길러진 것 같아요. 감사한 점 생각하기 습관은 감사하기 습관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불평은 순식간에 오고 노력하지 않아도 불쑥 솟아나지만, 감사는 어쩌면 '노력'해야 오고 '어기적어기적'오는 거 아닐까 싶어요. 억지로 끄집어 내야 겨우 불평 위로 배치가 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남편에 대한 감사는 더욱 그랬어요. 순식간에 불평이 위로 불쑥 솟습니다. 매일 감사로 다져 놓지 않으면 어느새 내 마음은 불평불만으로 가득 찼어요. 내가 편하면 남편이 힘들고, 남편이 편하면 내가 힘든 부부는 참 오묘한 관계입니다. 특히 자녀 육아를 가운데 두고서 더욱 첨예합니다. 


산책 중에 갑자기 남편과의 데이트가 떠올라 순간 설레었어요. 그래도 가족끼리는 만지는 거 아니라 '조심'하긴 하지만, 남편의 얼굴이 새로워 보이더라고요. 


감사일기의 힘은 놀랍습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지난 시절 지리산에서 된장을 파시는 '허점순토속된장할매'님과 66일간의 감사일기 릴레이를 했었는데, 할매님의 블로그 글은 늘 남편에 대한 애틋함과 감사가 있고 할배님의 모습을 찍어서 늘 올려 주십니다. 어떨 때는 영감에 대한 투덜거림도 있지만 재미있고요. 할배님의 사진을 남기시는 할매님의 애틋한 마음이 느껴져서 지리산 장엄한 사진과 함께 늘 할배님의 모습이 떠올라 감동입니다. 요즘은 자주 들리지 못하는 지리산 허점순토속된장할매님 블로그를 오늘은 방문해야겠어요. 감동적인 감사일기를 쓰는 분들은 스마트폰에 알람이 오도록 설정하고 날마다 보면 내가 감사일기를 쓰는 효과만큼이나 좋았던 것 같습니다. 


결국 감사는 나를 다스리는 힘인 것 같아요. 나를 다스리는 힘이 있는 사람은 감사한 삶도 살겠지만, 결국 나를 다스리는데 실패한 사람들을 앞섭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리더들은 결국 나를 다스리는 힘이 초강력한 사람들일 것 같네요.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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