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7일 충청남도교육청 교육과정평가정보원에서 문해력에 관한 특강이 있어 학교에서 약간의 눈치를 보며 참석했다, 문해력에 관한 특강을 교수나 교사가 아닌 EBS PD가 한다고 해서 강사가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두 PD님은 7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EBS에서 문해력에 대한 취재와 현장 프로젝트, 자료를 수집하여 문해력에 대한 프로그램을 만든 분들이었고 문해력 격차의 현실과 대안까지 제시해 주신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특강이었다. 나는 EBS에서 방송한 프로그램을 보지 못했는데 ‘당신의 문해력’ ‘책맹인류’ ‘문해력 유치원’ 프로그램을 보았다면 두 PD 님들의 문해력에 대한 통찰을 빨리 알았을 것이다.
한글을 읽고 쓴다는 것 만으로는 문해력을 올릴 수 없고 한글을 읽지만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하는 것은 학생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였다. 책을 멀리한 시간이 오래된 나도 안내문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다반사였다. 나도 점점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특강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문해력 격차’라는 강사님들의 책을 받고 특강이 시작하기 전 빠르게 훑어보았다. 책과 특강의 내용이 일치되어 이해하기 쉬었으며 방영했던 프로의 동영상으로 예를 보여주셔서 쉽게 와닿았다.
문해력은 후천적이며 학습으로 극복할 수 있으며 아이들 개개인마다 갖고 있는 편차가 있다는 것을 잊고 학년이라는 집단으로 묶어 버리기 쉬워 개인별 편차에 대한 기본 전제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책은 조용히 속으로 읽는 것보다는 소리 내서 읽고 음가(소리값)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저학년 국어 교육과정에 보여주는 음운론에 기초한 교육방법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소리를 듣고 음가를 아는 것이 난독증 연수에서 들었던 내용과 일치하였다.
유튜브나 인터넷 검색 그리고 AI가 대세처럼 여겨져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었다. 중·고등학생들의 어휘력이 초등학생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가 와서 어휘력, 배경지식이 없으니 문해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유였다.
한동안 교육계에서 유행했던 질문 있는 교실, 거꾸로 교실, 활동중심 교육이 인기가 있었다. 교육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연구했던 선생님들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시도가 효과적인 학생들이 당연히 있지만 특수교육 쪽에서 보는 나의 관점은 ‘모든 학생들에게 다 좋을까’ 의문이 있었다. 시간이 지난 후 교육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는 고 성취 학생들에게는 효과적이었지만 초보학습자나 저 성취 학습자에게는 성취도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교사의 지식 전달 없이 활동만으로 끝나는 것은 배경지식이 없고 무엇을 하는지 모른 채 활동 자체에만 집중하고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나도 여기에 동의했다.
문해력을 높이는 것은 역시 책이었다. 어릴 때부터 책을 읽어주는 방식이 일방적으로 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친밀한 정서적 공감과 상호작용이 문해력 발달에 핵심이었다. 문해력은 타인과 공감하고 교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고 사회에서 살아가는데 필수요소인 것이다. 보편적인 교육을 위해 문해력이 낮은 학생들에게 집중교육이 필요한 이유이다.
문해력의 차이가 벌어진 원인을 찾는 질문에 외국의 리딩 리커버리 전문교사가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이유가 중요한가요? 원인은 수십, 수백 가지가 있을 수 있죠. 중요한 건 지금 그 아이가 어디에 머무르고 있느냐고, 어떻게 그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자신에게 필요한 읽기 능력을 갖출 수 있게 아느냐죠. 우리는 단 한 명의 아이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지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중하고 한 명 한 명의 학생이 가진 문제를 도와주어야 하는데 가정에서 아이에게 도움을 줄 수 없다면 학교와 사회가 개입하여야 격차가 줄어든다는 것이었다.
올해 나는 학습도움반 학생들과 그림책 읽기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그림책을 읽어준다고 했을 때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횟수가 늘어갈수록 그림책 읽기에 재미있어하고 그림책을 읽지 못하는 날에는 실망스러워한다. 주인공과 비슷한 경험을 말하거나 자기의 감정을 이입하기도 하고 이야기를 상상하며 발전시키기도 한다.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이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어 올해 한 일 중 가장 보람 있는 일이 되고 있다.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골라오기도 하고 학교도서관에 같이 가서 책을 빌려오기도 했다. 올해 80권 정도 그림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한글을 읽고 쓰는데 아직 어려움을 가지고 있지만 그림책 읽기를 통해 책을 친숙하고 여기며 좋아하며 책을 통해 상호작용과 공감할 수 있어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시간으로 짧은 시간이지만 중요하고 소중한 교육활동이다.
내년에는 학교선생님들과 함께 문해력을 키우는 활동을 같이 하자고 의견을 내보려고 한다. 혼자 하는 것보다 같이 하면 더 힘이 날 것 같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문해력을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 책 읽기와 독서교육에 관심을 갖고 신경을 써야 하는데 동의하는 샘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보편적인 교육과 사회적 책무성을 가진 교사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