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고 싶은 말
아빠 김인종 (金仁鍾)께
아들 김민석 (金珉奭)이
아빠
전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어떻게 해야 아빠한테 닿을지 모르겠다.
혹시라도 이곳에 글을 쓰면
건너 건너 언젠가.
아빠가 볼 수 있지 않을까.
사람이라는게 참 간사하다.
살아 생전 연락도 따로 자주 안했지만
이제 4일밖에 안되었는데.
우리 가족은 잘 지내고 있다.
웃으며 지내지만
안보이는 곳에서 눈을 닦고
빨간 눈으로 막힌 목소리로 말하지만
모르는 척 아무일 없는 듯 일상을 보낸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언제나 그렇듯
우린 잘 지낼거고
난 무엇보다 가족을 잘 돌볼거다.
그러니 정말 아무 걱정 하지 마라.
아빠
난 아빠가 용감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빠 였더라도
같은 선택을 했을거다.
그러니 혹여 우리가
아빠를 탓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난 안다.
아빤 언제나 가족을 위한 최선을 했다.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래서 난 아빠가 날 자랑스러워 하는 만큼
아빠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아빠
난 너무나 엄한 아들 이었던 것 같다.
그게 너무 마음에 남는다.
아빠가 건강했으면.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미련에
서로 상처를 많이 줬던 것 같다.
아빠가 아빠니까
부족한 아들을 잘 이해해 주라.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아빠도 기억 못할지 모르지만
내가 열살 즈음 이던가 우리가 과천 살 때 였던가.
우리가 여행갈때 아빠가 자주 입던
에메랄드 색 수영복이 난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 색처럼 아빠 표정도 너무 밝았던 것 같다.
난 그간 오랜 아픈 기억들 보다
그 시절을 기억할 테니
아빠도 지금 있는 곳에선 건강히
밝게 지냈으면 정말 좋겠다.
아빠가 항상 말했던데로
해 잘 들고 유리창 있는 곳으로 아빠가 쉴 곳을 정했다.
혹시라도 다른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꿈에라도 와서 말해줬으면 좋겠다.
기쁜 감정만큼
슬픈 감정도 소중하단걸
가는길 마지막까지 가르쳐줘서 고맙다.
어제 하늘이 유난히 하얗기만 하더라.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많이 보여줄테니
자주 와서 봐줬으면 좋겠다.
아빠가 있는 곳에
곧 가족들과 같이 들르기로 했다.
그리 좋아하던 술도 챙겨갈 테니.
조금만 기다려주라.
2024년 2월 23일
글이 닿기를 바라는 미련을 담아
아빠를 많이 좋아하고 사랑했던.
아들 김민석 드림.
2024년 2월 23일
아빠에게 전하고 싶어 SNS에 올린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