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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m E Nov 01. 2021

6. 미팅(2)

Ignite your creative

“ 앗 남자셨네요? “


사실 아주(?) 자주 듣는 오해다. 처음 내 그림만 보신 분들은 대부분 내가 여자인 줄 아시더라.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라이브 방송을 보신 분들이 아니라면 더 모르시는 것 같다. 그림 그리는 영상을 올리면 당연히 알 줄 알았다. 손을 보면 남자라고 생각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니더라. 아무래도 여자 그림을 많이 그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생각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렇다고 기분이 나쁘거나 불쾌하지 않다. 나름 섬세하게 봐주신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땀을 흘리시는 게 급하게 달려오신 것 같았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카페 사진을 올렸는데 그걸 보고 운동 중에 달려오신 거였다. 조금 미안해졌다. 숨도 고를 겸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셨는데 은은한 원두향에 고소한 게 맛있었다. 무엇보다 컵에 쓰인


“Ignite your creative”


란 문구가 멋지게 다가왔다. 사장님께 전시에 대한 부분들과 기획하게 된 목적들을 듣다 보니 얼마나 작가분들을 생각하는지 느껴졌다. 안정적인 것들을 찾게 되는 요즘 모험이란 것을 하기엔 쉽지 않은 부분들이 많다. 모험을 하기 위해서 많이 준비해도 막상 실행하기 어려운 부분들에 막히기 마련인데, 안정된 직장을 나와 과감하게 실행하고 결과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가는 부분들이 좋게 다가왔다. 뭔가 믿고 함께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에 충분했다.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는 알 수 없다. 사실 사장님이 많이 어려 보여서 보통은 그 사람이 얼마나 노력하고 어려운 결정을 했는지에 대한 부분들을 생각하기보단


“돈이 원래 많았겠지, 집이 부유한가?”


라고 넘겨짚는 게 많을 거다. 속사정을 듣기 전까지 말이다. 그런 열등한 편견들을 깨 주는 좋은 시간이었다. 미팅을 마치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1시간 남짓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지만 그 안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얻어갈 수 있었다. 내 안에 창작의 불씨가 한층 더 커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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