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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또 제주(17)

한림에서 17일차-1월25일 토요일

by 풀잎소리 Mar 2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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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부터 날씨가 안좋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부랴부랴 윗세오름 등반을 하기로 했다.

어제 다이소에서 구매한 아이젠과 등산스틱을 챙기고, 간단하게 먹을 것도 가방에 넣었다.

첫 입장시간에 맞춰서 간 사람들이 11시 전에 내려올 것 같아서 10시쯤 윗세오름 주차장 근처에 도착했다. 그런데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많은건지 아님 내일부터 안좋은 날씨 예보로 많은건지…. 주차장에 도착하려면 아직 한참 멀었는데 길가에 주차를 하고 있었다. 나도 얼른 주차를 하고 부지런히 걸어갔다. 거의 30분 가까이 걸어서 윗세오름 코스 시작점에 도착했다. 결연한 마음가짐으로 아이젠을 신발에 끼우고 스틱을 내 키에 맞춘다음 등산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괜찮았다. 그런데 눈이 녹았다 얼었다 반복한 경사도가 심한 코스에서는 줄에 매달려서 올라갔다. 숨을 몰아쉬면서 목적지에 도착했을때 그때의 느낌은 글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파란하늘에 눈덮인 평지 그리고 멀리 보이는 바다. 이래서 겨을 한라산을 올라가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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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사진 몇장을 찍고, 다 식은 커피를 마시고 서둘러 내려갔다. 겨울이라 하산시간이 여름보다 일러서 쉬지 않고 내려갔다. 한참을 내려가니 올라올때 난코스였던 그 길을 만났다. 설상가상으로 왼쪽 등산화에는 아이젠이 안보였다.(아이젠은 튼튼한 것으로 구매하길 추천한다). 심호흡을 하고 줄을 잡고 내려가다 넘어져서 쭈욱 미끄러졌다. 간신히 나무를 잡고 다시 일어나 내려가다가 또 넘어졌다. 내 앞에 젊은 남녀도 눈썰매 타듯 냐려가길래 결국 나도 일어나는 것을 포기하고 엉덩이로 미끄러져서 내려왔다. 아찔했던 내림막길이 끝나니 평지가 나타나고 무사히 입구를 통과했다. 내 인생이 심하게 힘든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돌아보면 굴곡이 있는 길을 걸어온 셈이다. 앞으로는 더 평탄하기를 바라면서 윗세오름 등반 일기를 마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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